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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소비자들,허세 버리고 실속 선택했다"

중국 경제침체, 빚 늘자 中 소비시장, 가성비 상품에서 답을 찾아, 90년대 출생자 두드러져

송한준 중국전문기자 | 기사입력 2017/07/24 [10:01]

"중국 소비자들,허세 버리고 실속 선택했다"

중국 경제침체, 빚 늘자 中 소비시장, 가성비 상품에서 답을 찾아, 90년대 출생자 두드러져

송한준 중국전문기자 | 입력 : 2017/07/24 [10:01]
▲ 중국 상하이의 젊은이들 사진=픽사베이

'즐거운 생활에 큰 돈이 필요하지 않습니다(好的生活,没那么贵)'

중국의 유명한 인터넷 회사인 왕이(网易, 163.com)는 '왕이엄선(网易严选)'을 선보이면서 ‘가성비(가격대비 높은 질)’를 주요 슬로건으로 내세웠다.

직접 디자인한 제품을 생산공장에 주문하는 방식(ODM)으로 브랜드 프리미엄과 중간 단계를 없애 가격대비 질 좋은 제품으로 중국 소비자를 사로 잡았다.

이런 트렌드는 올해 중국의 적지 않은 전자상거래 플랫폼들에 영향을 끼쳐 새로운 소비패턴을 이끌었다.

지난 4월에 샤오미(小米) 계열 생활전자 플랫폼인 미쨔요핀(米家有品)을 앱(App)을 통해 정식 출시했고 최근 타오바오(淘宝) 또한 '타오바오심선(淘宝心选)' 플랫폼을 선보였다.

중국의 소비자들이 과시형에서 실속형으로 변하고 있다. 이를 중국의 '소비강등(消费降级)' 시대가 도래했다고 표현한다.

과거 체면문화를 중시하는 중국인들의 화두는 소비 업그레이드(消费升级)'가 대세였다. 남들 보기에 비싸고 화려한 제품을 경쟁적으로 소비하며 ‘부’를 과시했다.

비싼 브랜드를 선호하는 가장 큰 이유는 타인의 시선을 사로잡기 위해서다. 소비자들은 '타인을 위한 소비'와 '자신을 위한 소비'의 선택 사이에서 고민하다 최근 들어 '자신을 위한 소비'를 선택하는 소비자가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비싼게 좋다'라는 전통적인 소비 관념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게 됐다.

 중국의 GDP 성장이 둔화하고 중국 경제가 ‘뉴노멀’로 접어들면서 중국인들의 소비관념이 이성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 틈새를 비집고 소비강등 현상이 두드러졌다.

 예를 들어 대형 헬스장에서 사용시간 만큼 비용을 지불하는 미니 헬스장으로, 고급 레스토랑 스테이크에서 패스트푸트식 스테이크로, 럭셔리 플라워숍에서 월정액 99위안(약 1만7000원)의 저렴한 플라워숍, 가라오케에서 50위안 이동식 미니 노래방으로 선호가 변했다.

 

 또한 공유자전거(共享单车)와 같은 다양한 공유 아이템의 출현도 소비강등' 현상의 하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는 중국의 경기 침체와 집값 상승, 위안화 가치하락(세계 구매력 20% 감소 초래)이 소비강등의 큰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의 지우링허우(90년대 이후 출생자) 같은 젊은 소비 주류층들이 생계비 절약을 위해 가성비 높은 상품을 추구하고 있다.

 이들 세대는 정부가 주택을 마련해주었던 이전 세대와는 다르다. 자신들 스스로 주택가격이 5만~8만 위안(약 850만~1400만 원)/㎡에 이르는 주택을 마련해야 하지만 한 달 급여는 5000~8000위안(약 80만~160만 원)에 불과하다.

 결국 대출을 받아 집을 마련해야 하는데 1인당 소득이 갈수록 늘어도 주택 가격이 상승해 부담만 커지자 주력 소비층의 소비 의욕이 갈수록 감소하고 있다.

 가격 면에 민감치 않았던 소비자들이 점점 소비 의사 결정에 있어 가성비를 중요하게 고려하기 시작한 결정적인 이유이기도 하다.

  중국 전자상거래 연구센터 주임 차오레이는 "중국 소비자들이 갈수록 이성적으로 변하고 있고, 소비자들에게 있어서 적정 가격·우수한 상품은 최선의 선택책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새로운 소비관이 소비 시장의 변화를 이끈다는 점을 감안해 볼 때 중국 중산층의 소비행태 변화는 중국 내수 시장을 노리는 기업 특히 외국 기업들에게 시사 하는 바가 크다.

 Bain & Company의 중국 일용소비재(FMCG) 매출 현황 조사에 따르면, 중국 경제 성장이 둔화되면서 소비 부담이 증가함에 따라 외국 기업이 중국 기업보다 더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16년 샴푸, 맥주 등 26개 품목의 일용 소비재 매출 분석 결과 중국 본토 기업의 성장률은 8.4%인 반면 외국 기업은 1.4%에 머무르고 있어 ‘고급제품을 들고 중국에 가면 무조건 팔린다’는 좋은 시절의 공식은 이미 깨지고 있다.

 다국적 기업들이 중국 시장의 빠른 변화에 적응하기 어려운 반면, 중국 로컬 브랜드는 다국적 기업 보다 일찍이 전자 상거래를 활용하고 있는 것도 경쟁력의 차이로 나타나고 있다.

 KOTRA측은 “세계 유명 국제 브랜드도 더 이상 중국 소비자들의 마음을 얻기가 더욱 어려워질 것이며, 대체 불가한 독보적 지위를 확보하지 못하면 중국 시장에서 살아 남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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