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 최고인민검찰원(우리의 검찰청)이 제작사로 포함된 중국 인기 수사 드라마 심사원본 파일이 인터넷에 불법으로 유출돼 저작권 피해자가 되는 일이 발생했다.

 중국 언론에 따르면 지난 3월 28일부터 후난위성방송에서 방영중인 중국 인기 드라마 인민적명의(人民的名义) 심사원본 파일이 최근 인터넷에 불법으로 유출돼 떠돌아다니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판 모래시계 드라마, 시청율 높아

 검사가 위험을 무릅쓰고 부총리급 관료들의 부정부패를 파헤쳐 심판대에 올린다는 내용의 이 드라마는 중국의 부패척결 문제를 다뤘다는 점에서 우리나라의 ‘모래시계’만큼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사전 제작된 이 드라마는 모두 55편으로 제작됐으며 지금까지 30회 방영됐으나 벌써부터 마지막회까지 포함된 원본이 인터넷에서 떠도는 황당한 일이 일어난 것이다.

 이에 대해 후난위성방송과 최고인민검찰원을 포함한 제작사에서는 발 빠르게 공식성명을 내고 경찰에 신고해 파일 유출자를 색출하기 위한 수사를 벌이고 있다.

 이같은 파일 유출은 명백한 저작권 침해에 해당하는 것으로 형사처벌대상 이지만 저작권 침해 의식이 약한 중국에서 그것도 중국의 사법기관인 인민검찰원이 제작자로 포함된 상황에서 빚어진 일이어서 파장이 크다.

 이틀전부터 유출된 원본 파일은 웨이신 (微信), 웨이보(微博)등, SNS상에서 급속하게 퍼지기 시작했다.

 링크만 클릭하면 손쉽게 마지막회가 포함된 원본 파일을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파일에 담긴 동영상 상단에는 “심사용 원본” 과 시간 측정에 사용되는 기능이 표시되어 있었다.

 최고인민검찰원, 호남위시(湖南卫视)를 포함한 몇몇 제작사는 13일 공식 미니블로그를 통해 이번 파일 유출은 저작권침해, 불법유통, 불법판매 등 엄중한 불법행위가 있었다고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저작권 침해 단속해야할 검찰이 털린 꼴..체면 구겨

이 성명에서는 파일이 유포된 포털 사이트에서 사전에 엄격한 심사를 통해 이러한 불법 유출을 막아야 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뒤늦게 발견을 했더라도 시스템 차원에서 링크를 차단하거나, 파일을 삭제했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또 중국 국민들에게 불법다운로드를 차단하는 데 협조해줄 것을 호소하는 문구가 담겨있다.

 중국에서는 모든 드라마가 사전에 제작돼 대본과 내용을 심사받아야만 방영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번 드라마 유출은 이같은 심사과정에서 누군가가 파일을 유출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시진핑주석 취임이후 부정부패 척결을 제일의 국정과제로 삼고 있는 중국이 이번 드라마를 통해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효과를 거뒀으나 결국 불법 파일 유출로 의미가 퇴색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