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신년기획]짝퉁천국 중국(?) 지재권 처음 미국에 앞섰다!

[2017년 차이나월드]세종경제신문과 LG경제연구원이 공동으로 중국의 창업 실태와 개혁의 성과를 분석하고 시사점을 찾아본다. ① 차분해진 창업 열풍, 개선되는 혁신 환경

김수진 기자·자오유(LG경제연구원) | 기사입력 2017/01/01 [13:56]

[신년기획]짝퉁천국 중국(?) 지재권 처음 미국에 앞섰다!

[2017년 차이나월드]세종경제신문과 LG경제연구원이 공동으로 중국의 창업 실태와 개혁의 성과를 분석하고 시사점을 찾아본다. ① 차분해진 창업 열풍, 개선되는 혁신 환경

김수진 기자·자오유(LG경제연구원) | 입력 : 2017/01/01 [13:56]

중국 상하이의 동방명주와 오성홍기, 상하이의 지수는 이미 우리나라 대도시 수준을 상회한다.           사진=세종경제신문

지재권 분야에서 가장 권위를 인정받는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는 매달 각국 국제특허출원(PCT) 건수를 집계해 발표한다.

2014년 9월에는 미국(26.1%)이 세계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중국(12.8%)의 약 두 배에 달했다. 같은 해 열린 다보스포럼에서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처음으로 ‘대중창업 만인혁신’의 기치를 높이 들었다.

중국의 창업 드라이브,미국을 처음 앞서다

‘두 가지 창(雙創)’이 제기된 지 만 2년이 되어가는 올해 7월 중국 PCT 건수의 글로벌 비중(23.7%)은 사상 최초로 미국(21.8%)을 앞질렀다. 2년 동안 정부의 강한 정책 드라이브 속에서 ‘솽촹(雙創)’이 가져온 성과는 창업 열풍에 그치지 않는다. 인재, 자금, 혁신시스템 등 혁신을 위한 필수요건들이 개선되었다는 것이 더 큰 성과다.

리 총리의 다보스 선언으로부터 1년이 지난 지난해 3월 정부공작보고에는 ‘대중창업 만인혁신과 공공제품 및 서비스를 양 날개로 삼아 성장의 속도를 잃지 않도록 하고 양적 질적으로 수준을 높임으로써 중국 경제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킨다’라는 표현이 처음으로 등장했다.

‘대중창업 만인혁신’이 국가 정책으로 승격된 것이다. 중국 인민들도 이 정책에 적극 호응했다. 공상국 통계에 따르면 2015년 전국적으로 하루 평 균 1.2만 개의 기업이 생겨났으며, 올해 1~8월까지는 하루 평균 1.4만 개가 생겨났다. 하지만, 양적인 증가보다 더 중요한 것은 투자 및 융자규모, 창업계층, 혁신환경 등 질적인 측면도 개선되고 있다는 점이다.

창업투자 ‘폭발적 성장기’는 종결

창업투자 현황은 창업시장의 현황을 알 수 있는 풍향계이자, 혁신창업의 성공여부와 직결되는 요소다. 2014년 4분기부터 중국의 벤처투자는 거의 ‘광적인’ 수준의 성장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1년만에 네 배 가까이 규모가 늘어나 2015년 3분기에 160억 달러에 달했던 것이다.

이는 전 세계 벤처투자의 약 28% 를 차지하는 규모다. 하지만 중국의 벤처투자 규모가 곧 미국을 따라잡을 것으로 모두가 기대하고 있던 때, 성장속도가 급격히 둔화됐고, 올해 3분기 에는 심지어 마이너스 성장(전년동기대비)을 기록했다. 전 세계 벤처투자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16~20% 구간으로 복귀했다.

창업자본들의 떠들썩한 잔치가 끝나고 안정을 되찾게 된 것은 중국 창업시장에 있어서는 좋은 일이다. 창업 투자의 급증은 창업기업의 빠른 증가 때문이기도 하지만 창업기업의 가치평가에 문제가 있는 경우도 많았기 때문이다. 많은 벤처투자자들 은 기업의 실제 상황을 제대로 살펴보지 않고 맹목적으로 기업의 가치를 높였다.

전 알리바바그룹 부총재였던 전업 벤처투자자 웨이저(卫哲)는 올해 3월 “중국에는 수많은 ‘가짜 유니콘 기업’이 있다”고 경고한 적이 있다. 벤처투자 성장세의 둔화는 창업 투자 및 융자시장의 거품이 점차 걷히고 있다는 뜻이며 진정으로 자금이 필요한 곳을 찾아가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다.

2015년 정부공작보고에는 ‘솽촹’ 외에도 또 다른 중대한 국가발전 전략이 제기되었는데, 바로 ‘인터넷+(플러스)’ 이다. 이 전략은 많은 창업기업에게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제공했다.

중국의 벤처투자

더불어 스마트폰의 보급이 확대되면서 휴대폰 네티즌 규모가 올해 6월 말 6.6억 명에 달했고 모바일 인터넷 역시 빠르게 발전했다. 2014년 10월부터 올해 9월까지 2년 동안 금액을 공개한 사모펀드와 벤처투자의 24%가 인터넷 영역으로 흘러 들어갔다.

인터넷 및 모바일 인터넷 환경의 개선으로 금융서비스업과 통신 부가 가치서비스업 관련 창업이 늘어나 두 영역의 점유율이 각각 11%에 이른다. 그 외에 비교적 활발하게 투자를 받고 있는 분야는 IT(8%), 바이오헬스(5%) 등이 있다.

미국의 창업투자가 주로 캘리포니아, 뉴욕, 매사추세츠 주에 몰려 있는 것과 비슷하게 중국의 창업투자도 세 곳으로 집중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투자의 약 40% 이상이 베이징에 집중되어 있고, 상하이와 광둥이 각각 15%를 점하고 있다.

베이징에 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대학과 연구기관이 소재하고 있어 신규 창업기업을 끌어들이는 중요한 요인이 되고 있다. 상하이와 광둥은 각각 중국의 금융과 제조업 중심지로서 관련 분야의 전문인재와 충실한 산업체인을 보유하고 있다. 이밖에 과학연구기관 이 상대적으로 밀집해 있고 시장규모도 비교적 큰 저장, 장쑤, 쓰촨 등지에도 창업투자가 늘고 있다.

‘적자생존’ 우려에 꺾인 창업열기

‘대중창업’이란 용어는 누구나 창업에 참여할 수 있다는 뜻이다. 중국정부는 4대 창업 계층으로 대학생, 유학귀국자, 과학기술인력, 농민공을 선정했다.

중국경제의 성장률이 중고속 성장 시대로 회귀하고, 대졸자 규모는 해마다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대학 졸업 직후 실업’이라는 현상이 심각해졌다. 자연스럽게 ‘시도라도 해보자’는 생각으로 창업에 뛰어드는 대졸자들이 많이 생겨났다.

인사부, 교육 부, 공상국 등의 자료를 분석해보면, 2014년 각급 공상부문에 등기한 16~30세 창업자는 301만 명으로, 그 중 대학생5 창업자가 48만 명에 달했다.

이듬해인 2015년도 전국 대졸자 실제 창업률은 2.86%으로 집계되는데, 당해년 졸업자 749만 명 중 대략 21만 명의 졸업생이 창업을 선택한 셈이 된다. 그러나 사회경험과 자금 등이 부족한 대학생들의 창업 성공률이 높지 않다 보니 대학생들의 창업 열기도 조금씩 떨어지기 시작한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대졸자 중 실제 창업한 비율 은 2.93%로 소폭 올랐지만, ‘창업 의향이 있다’고 응답한 대졸자 비율은 3%로 전년 6%보다 크게 떨어졌다.

해외 유학파들은 이 창업 열풍 속에서 그리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지 않다. 2010~2015년 해외 유학 후 귀국한 중국인 수는 연평균 20% 이상 증가했다. 2015년에는 41만 명으로 사상 최고에 달했지만, 유학파들은 여전히 안정적인 일자리를 찾았다.

유학파들의 창업을 장려하기 위해 정부는 전국 각지에 유학생만을 위한 창업원도 설립했다. 전국 유학 창업원 수는 2015년 321곳까지 늘어났지만, 창업원의 유학 생 수는 6.7만 명에 불과했다. 2016년 교육부 조사에 따르면 해외 유학 귀국자 중 창업 의향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3%에 그치고 있다.

청년층의 창업 열기는 점차 약화되는 반면 ‘솽촹’이 가장 기대하는 고급 인재, 즉 과학기술인재들의 창업 열기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과학기술인력의 창업을 장려하기 위해 국무원은 연구인력이 ‘현직 자리와 직위를 남겨두고’ 별도로 창업해 상업화 기회를 탐구하는 기간을 3년간 보장키로 했다.

과기부의 2015년 7월 조사에 따르면 약 50%의 과학기술 종사자들이 창업 의향이 있다고 밝혔지만, 실제 창업을 한 비중은 2.5%에 불과했다. 창업이 실패할 경우에 대한 걱정이 크기 때문이다. 국무원의 ‘3년 보장제도’는 이런 우려를 해소해주는 장치다. 향후 과학기술 종사자들의 창업 열기는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점차 개선되는 창업환경

정부가 나서 창업을 장려하면, 그 효과는 빠르게 나타날 수 있지만 혁신이란 열매는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려야 한다. 지난 2년간 ‘솽촹’ 중 ‘만인혁신’은 ‘대중창업’에 비해 비교적 느리게 진행되었지만 혁신환경이 점차 개선되고 있다.

팀 쿡 애플 CEO와 마윈 알리바바 회장 등 과학기술계 거물들이 지난 10월 12일 중국 선전에 모여 리 총리와의 좌담회를 통해 중국 혁신창업에 대한 다양한 건의를 쏟아냈다. 이 좌담회를 시작으로 주 무대인 선전을 비롯해 베이징 톈진 우한 등 전국 주요 도시에서 혁신성과 전시회가 열렸다. 선전에만 약 400개에 가까운 기업이 참가하는 등 열기가 뜨거웠다.

선전 전시장을 참관한 필자에게는 여전히 해외의 혁신제품을 모방하거나 개량하는 데 그쳤다는 인상을 준다.

로우위(柔宇·Royole)가 2014년 9월 출시한 두께 0.01mm의 플렉서블 AMOLED 스크린은 일본의 JDI의 제품(두께 0.05mm)보다 얇 지만 해상도는 낮다. 윈즈멍(云之梦·Cloudream)의 3D 피팅거울은 러시아의 AR 도어(AR Door)에서 4년 전에 출시한 제품과 유사하다. 이펑(怡丰)로봇이 출시한 무 인운반차의 적재량은 2.5톤으로 독일 서바 트랜스포트 시스템즈(Serva Transport Systems)가 2년 전에 출시한 제품(적재량 3톤)에 비해 성능이 떨어진다.

그렇더라도 과거 비슷한 전시회장에 단골로 등장했던 저렴한 인건비 기반의 저가모델(의류, 가전 등)과는 차이가 느껴졌다. 주로 기술적 업그레이드가 기반이 돼 원가를 낮추거나, 가성비가 뛰어난 제품을 선보였다.

예를 들어 3D 피팅 거울의 경우 제조원가가 해외 경쟁제품의 절반에 불과하다. 이펑로봇이 개발한 무인운반 로봇을 활용한 주차장이 현재 장쑤성 난징에서 건설 중인데, 주차장 운영경비가 월등히 싸다고 한다.

무인기의 혁신기업으로 알려진 다장커지(大疆科技·DJI)가 내놓은 신제품, 프로펠러 4개 짜리 ‘매빅 프로(Mavic Pro)’는 경쟁사(고프로)가 한 달 전에 발표한 비슷한 드론에 비해 성능과 디자인에서 앞섰을 뿐 아니라 가격도 200달러나 저렴하다고 한다.

고프로의 카르마는 드론 본체 가격이 799달러이고 별도로 구매해야 하는 자사의 액션캠 히어로5 가격이 400달러. 매빅은 드론 자체에 카메라가 포함돼 있으며 판매가 1,000달러다.

세계지적재산권기구가 올해 8월 미국 코넬대와 인시아드(INSEAD)와 함께 발표한 글로벌 혁신지수(GII)에 따르면 중국이 25위로, 중진국으로는 처음으로 ‘고도 발달국가’(혁신지수 내 등급분류) 등급에 진입했다.

혁신지수는 혁신투입과 혁신산출이라는 두 개 하위지수로 나눠진다. 혁신투입은 제도, 인적자본과 연구, 인프라, 시장성숙도, 비즈니스성숙도 등 5개 분야에서 혁신 환경 구축을 위한 한 나라의 노력을 평가 한다. 혁신산출은 지식 및 기술 성과와 아이디어 창출의 2개 분야에서 해당국가의 혁신 결과물을 평가한다.

중국은 이 두 가지 지표에서 모두 뚜렷한 향상을 보였다. 특히 혁신환경 중에서도 정책환경, 인적자본과 연구, 인프라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혁신지수의 평가에 활용되는 데이터들이 대부분 1년 전 기준 수치임을 감안할 때, ‘솽촹’이 가장 왕성했던 지난해 중국의 혁신환경이 크게 개선되었음을 반영한다고 할 수 있겠다. (계속)

기사목차

[신년기획]중국 대중창업·만중혁신 현장을 가다!

① 차분해진 창업 열풍, 개선되는 혁신 환경​

② 정부가 인도하는 오픈 이노베이션 : 중국식 혁신 생태계

③ 전망과 시사점

 

  • 도배방지 이미지

포토/영상
이동
메인사진
무제2
  • 썸네일
  • 썸네일
  • 썸네일
  • 썸네일
  • 썸네일
  • 썸네일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