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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칼럼] 미래를 밝히는 촛불:세종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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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칼럼] 미래를 밝히는 촛불

강희복 / 전 청와대 경제비서관 | 기사입력 2016/11/27 [00:07]

[세종칼럼] 미래를 밝히는 촛불

강희복 / 전 청와대 경제비서관 | 입력 : 2016/11/27 [00:07]

 

사진=정성광 기자

서울 광화문을 비롯하여 전국 곳곳에 촛불집회가 연달아 열리고 있다. 이미 여러 번의 혁명과 격변을 보아온 노인의 마음은 불안하다. 촛불로 오늘을 끝낸 후에 무엇이 일어날 것인가? 이 물음에 답이 될 목소리가 있는지, 혹은 못 듣고 있는 것인지, 하여튼 불안이 커지고 있다.

  불안의 첫 출발은 촛불에 담겨진 마음, 그것이 만들 상처의 크기이다.

  우리는 여러 기회에 촛불을 켠다. 친구 생일에 케이크를 들고 가서 촛불을 켜주며 축하한다. 산속의 절을 찾아가 부처님 앞의 촛불에 무거운 마음을 밝힌다. 시내 성당에 가서 성모님 앞에 촛불을 켜고 간절히 기도한다. 영안실에서 고인의 영정 앞에도 촛불이 있다. 이렇듯 촛불을 통해 기쁘게, 경건하게, 따듯하게 마음을 전한다. 긍정적이고 아름다운 마음이 주변으로 펴진다.

  그런데 지금의 촛불집회에서는 원성과 저주의 마음이 가득 찼다. 촛불과 함께 외치는 구호와 피켓을 보면 마치 원수를 향한 총탄인데, 이 총탄을 많은 사람이 발사하므로 결국 특정한 죄인들뿐만 아니라 그 주변에 있던 사람과 정책에도 치유하기 어려운 상처를 남길 것이다. 그 상처는 점점 넓어지고 있다. 절제가 필요하다.

   둘째는 촛불로 태워져 생길 공백에서 싹틀 것이 무엇인가 하는 걱정이다.

  혼란이 만든 암흑에 불을 밝히고자 백만 명 이상이 켜든 촛불일 것인데, 정작 그 혼란의 원인에 대한 의견과 대책은 하나가 아닌 것 같다. 대통령 개인이 만든 문제인지 혹은 대통령 제도가 만든 문제이지 의견이 분분하다. 단지 드러나는 권력 공백을 차지하려는 정치인들이 먼저 이 혼란을 이용하는 것처럼 보인다. 언론 보도 역시 정치권의 움직임에서 혼란을 치유할 해법을 찾는 중이다.

  지금은 국내에서만이 아니라 국제적 대변동의 위기 상황이다. 자칫하면 천길 나락에 떨어질지 모른다. 우리 주변 4국은 한반도 위기상황을 자국에 유리하도록 군사력을 배치하고 있다. 약육강식의 국제사회는 우리를 희생양으로 삼을 정세로 바뀌는 위기인 것이다. 지금 학자들 가운데 일본의 식민지로 전락한 조선 말기의 형세와 같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우리에게 우물쭈물할 여유가 없다. 당장 국민을 단결시키고 위기를 극복할 힘을 찾아야 한다.

  셋째는 헌법 개정이라는 진지한 논의가 시간을 잃고 있다.

  1987년 헌법아래 역대 대통령이 상처뿐이라면 이것이 대통령 개인만의 성품 문제가 아니라 제도자체에 어떤 문제가 없는지 살펴야 한다.

  돌이켜보면 찢어지는 가난을 극복하고 정치민주화를 이룩한 세계의 기적이 바로 우리이다. 그런데 우리가 쌓은 경제력이 소수 재벌에 집중하였기에, 5년 임기 정권이 무한한 경제 권력 앞에 무너지는 추태가 반복되었다. 정치와 경제는 너무 긴밀하여 힘의 균형을 잃으면 나쁜 쪽, 민주화가 되지 않은 독재 쪽으로 넘어지는 것이다. 이렇기에 지난 대선에서 경제민주화가 국민 호응을 받았다고 본다.

  당장 내년 예산에 대해 어디는 없애고 어디는 조절하고 어디는 북돋아야 할지 옥석과 미래에의 투자를 전혀 구별하지 않으면, 과거를 모두 없던 일로 돌리고자 하면, 경제는 후퇴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정부의 여러 사업들이 대통령과의 관계에서만 재단된다면 경제손실이 커질 수 있다. 실기한 경제민주화를 성공시키면서 미래의 국력을 쌓도록 슬기를 발휘해야 할 시점이다.

   촛불은 과거의 단죄부터 미래의 대비까지 밝히면 좋겠다. 촛불집회가 평화롭다든지 뒷마무리를 깨끗이 정리한다든지 하는 긍정적 발전을 전하고 있다. 이것도 중요한 발전이지만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의 생생한 토론이 가감 없이 국민에게 전달된다면 정치도 경제도 정신을 반드시 차리게 될 것이다. 집회에 참석여부를 떠나서 광장의 메아리를 듣게 되고, 미래로 한 발을 옮겨 넣는 귀한 시간을 가질 것이다. 외국도 이런 성숙한 토론을 보면 우리 국격에 대해 믿음을 가질 수 있다고 본다. 과거를 엄히 처벌하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국격이 손상받고 있지만 미래를 개척하는 국민의 성숙한 힘에 의해 전화위복이 일어나면 얼마나 기쁠까!

   정치민주화를 후퇴시키는 경제 권력에게 경제민주화 조치를 확정하여 정경유착의 악습을 단절하고, 어둠 속에서도 정신을 차려서 미래의 발전을 구체화하는 목소리가 촛불집회에서 나오고 메아리친다면 우리를 절망이 아니라 희망으로 안내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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