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아리랑>을 완성하게 해준 수평선위 독도의 조그만 얼굴 울릉도 도동항 근처에는 독도전망대도 있거니와, 울릉도에서는 맑은 날엔 독도가 또렷하게 보인다. 육안으로도 그러하니 사진으로는 더욱 선명하다. ‘울릉도에서 독도가 안보인다’는 과거 일본측의 억지주장을 가지고 재론할 필요가 없다. 앞에 노래비 이야기를 하며 잠깐 언급하였던 작사작곡자이자 가수인 한돌의 노래 <홀로아리랑>은 그가 독도에서 거센 바람 때문에 자신의 똥을 뒤집어 쓰는 수난 끝에 영감이 떠올라 작사 작곡된 것이다. 1절의 가사는 바람이 진정된 뒤 울릉도로 돌아온 다음날 수평선 위에 올라와 있는 조그만 독도를 직접 본 직후에 완성되었다고 한다. (한돌이) 울릉도에 돌아온 다음날 석포(옛 정들포)로 가서 아는 이들을 만나 술잔을 기울이는데 한 사람이 손가락 끝으로 멀리 수평선 한쪽을 가리켰다. 1년에 열 번쯤 볼 수 있다는 독도였다. 보일 듯 말듯했다. 한참동안 눈을 감았다가 다시 떠보니 이번엔 조그만 독도가 또렷하게 삼각형으로 보였다. 순간 거센 바람 때문에 고생했던 기억과 더불어 1절 가사가 갑자기 떠올랐다. 얼른 수첩에 적었다. 저 멀리 동해바다 외로운 섬 누군가가 자신의 마음 속에 들어와서 읊어대는 것 같았다. 한돌은 뛸 듯이 기뻤다. 드디어 가사를 완성한 것이다. 한돌은 울릉도에서 독도를 일년에 열번쯤 볼 수 있다고 했는데, 실은 그 이상이다. 맑은 날 조금 높은 곳에 올라가면 더 잘 볼 수 있으며 이렇게 독도를 볼 수 있는 날이 40-50일은 된다고 한다. 드디어 독도로 내가 동행인 김병규 사진작가와 독도행 쾌속정을 탄 것은 16일 오전 8시 30분 이었다. 이날 우리 두사람은 새벽부터 일출장면을 찍느라고 부산을 떨었다. 5시 8분이 일출시간이었다. 4시경에 여관을 나와 도동항 동쪽의 해안 절벽에 만들어 놓은 산책로를 20분쯤 걸어가 자리를 잡았다. 저동항까지 연결되는 산책로이다. 독도에 접안 못하여 선상 촬영만 울릉도에서 독도까지는 약 2시간. 날씨는 쾌청했다. 전날 날씨도 비슷했는데, 접안이 가능해 관광객들이 독도에 올라갔다고 했다. 날씨가 좋았기 때문에 우리도 당연히 올라갈 수 있을 것으로 믿었다. 배안에서 독도 입항과 관련한 방송이 흘러나왔다. “울릉도에서 독도까지의 소요시간은 2시간이며 독도 도착 후 외부갑판 선상관람이 원칙이지만, 접안할 경우 20분 간 머물것”이라는 내용이었다. 똑같은 방송이 두차례 정도 나왔다. 그런데 독도에 거의 다다랐을 무렵인 10시 반쯤, 방송이 다시 나왔다. “해경이 접안을 불허하여 부득이 선상관람을 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었다. 실망스러웠으나 어쩌랴 카메라를 들고 갑판위로 나갔다. 배가 이미 독도에 근접했으므로 두개의 섬으로 된 독도의 서도와 동도가 바로 눈앞에 보였다. (계속) <저작권자 ⓒ 세종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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