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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얼빈역 안중근 기념관이 세워지기까지:세종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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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얼빈역 안중근 기념관이 세워지기까지

하얼빈의 안중근 (8), 안 의사 기념관 비공개 스토리

이정식 / 언론인 | 기사입력 2014/04/04 [00:22]

하얼빈역 안중근 기념관이 세워지기까지

하얼빈의 안중근 (8), 안 의사 기념관 비공개 스토리

이정식 / 언론인 | 입력 : 2014/04/04 [00:22]

하얼빈 조선족이 표지석 등 기초 닦고

박근혜 대통령 방중 전 이태진 교수가 청와대에 조언

▲ 하얼빈역 안중근 의사 기념관

올해 1월 19일 중국 하얼빈역에 문을 연 안중근 의사 기념관은 새로운 한-중관계의 상징이 되고 있다.

안 의사 기념관은 지난해 6월 27일 한-중 정상회담 때 박근혜 대통령이 시진핑 주석에게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장소에 기념 표지석을 설치했으면 좋겠다”고 한데서 시작되었다.

그로부터 불과 7개월 만에 표지석이 아닌 기념관이 탄생하게 되었으니 정상회담의 결과로 중국이 우리에게 꽤 큰 선물을 한 셈이다.

그런데 이같이 안중근 의사 기념관이 하얼빈역에 들어서게 되기까지는 하얼빈에 사는 우리 동포인 조선족들의 오랜 노력이 그 배경에 있었다. 또한 이태진 서울대 명예교수(전 국사편찬 위원장)의 시의적절한 조언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이 최근 밝혀졌다.

이태진 교수에 따르면, 한-중 정상회담을 앞둔 2013년 5월 초 주철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을 만났다. 주 수석은 이태진 교수의 서울대 사학과 4년 후배. 주 수석을 만난 목적은 연해주의 독립운동 유적지 문제를 의논하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이날 주 수석이 이 교수에게, “다음달 박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하는데, 중국정부에 요청할 것이 무엇이 있겠느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이 교수는 두가지를 이야기했다. 첫째, 중국 국가문서관의 문서를 외국인에게도 원활하게 접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것, 둘째, 하얼빈역의 안중근 의사 의거 현장에 글자판을 새겨 넣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하면 좋겠다고 했다.

앞의 중국 국가문서관 문제는 국사편찬위원회가 자료를 수집하기 위해 중국 국가문서관을 찾아 가더라도 외국인에 대한 제약이 많아 어려움을 겪어왔기 때문이었다.

두번째의 안 의사 의거 현장 글자판 문제는 이미 하얼빈 조선족들이 2009년부터 추진해 오던 것이었으나 진전을 못 보고 있는 터였다.

하얼빈 조선족이 만든 하얼빈역 의거 표시판

하얼빈역의 안중근 의사 의거 현장에는 당초 아무 표시도 없었다. 그런데 2004년 하얼빈에 사는 조선족들의 노력으로 하얼빈 역의 플랫폼 바닥에 안 의사가 총을 쏜 곳에는 세모표시를, 약 6.8미터 정도 떨어진 이토 히로부미가 서 있던 곳에는 네모 표시를 해 넣을 수 있었다.

그러나 무엇 때문에 그러한 표시가 바닥에 있는가 하는 설명은 없었다. 그러니 내용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그것은 아무 의미도 없는 표시일 뿐이었다.

그래서 조선족 우리 동포들은 2009년부터 중국측에 바닥 표시판 옆에 의거를 설명하는 글자판을 넣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청원했으나 번번이 실패하고 말았다.

중국측은 자신들이 추진하고 있는 동북공정과 일본과의 관계를 의식해 이러한 요청을 외면해 왔다.

그러던 중 시진핑 주석이 지난해 박근혜 대통령의 요청을 받게 되었던 것이다.

박 대통령의 두 가지 요청 중 첫번째 중국 국가문서관 문제에 대해 중국은 별 반응을 보이지 않았으나, 두번째 안 의사 의거 현장 기념 표지석 설치 문제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태진 교수는 주철기 수석에게 글자판이라고 말했다고 했다. 조선족 우리 동포들이 글자판 설치를 추진한 것은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플랫폼 현장에 표지석을 세우기가 실상 쉽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은 시진핑 주석에게 “기념 표지석을 설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태진 교수는 중국이 반응을 보였다고 했을 때 처음에는 저격현장이 표시된 바닥에 글자판을 새겨 넣는 수준일 것으로 생각했지 기념관을 만든다는 것은 참으로 뜻밖이었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하얼빈 역의 귀빈대기실을 개조해 안중근 기념관을 만들었다. 또한 기념관 안에서 큰 유리창을 통해 저격 현장의 세모와 네모 표시가 보이도록 했다.

하얼빈 시에 근무하는 조선족 간부 서학동씨가 그동안 역할과 노력을 많이 했다고 이태진 교수는 전했다.

모든 일에는 다 때가 있는 것 같다. 때란 것도 미리 준비하고 노력해온 결과로 얻어지는 것임을 새삼 느끼게 된다. 만약에 하얼빈 조선족들의 의거현장 바닥표시와 글자판을 넣기 위한 사전 노력이 없었다면 이태진 교수가 그러한 조언을 할 여지가 없었을 것이다. 또한 일본 아베 총리의 잇단 역사 왜곡 망언으로 한-중간에 일본에 대한 적대감이 커져있는 상황이 아니었다면 중국이 그처럼 신속하고 기대이상의 반응을 보이지 않았을 것이다.

시의적절한 조언을 한 이태진 교수에게 박수를 보내며 오랜 기간 하얼빈역 안중근 기념관의 기초를 닦아온 하얼빈의 우리 동포들께 마음으로부터 깊은 감사의 뜻을 표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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