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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기분 좋다" 축제가 되어버린 '노짱' 8주기 추모식:세종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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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기분 좋다" 축제가 되어버린 '노짱' 8주기 추모식

문재인 대통령,"노무현의 꿈 성공의 길로 이뤄나가겠다" 3만명 추모객 운집

김수진 기자 | 기사입력 2017/05/23 [17:22]

"야! 기분 좋다" 축제가 되어버린 '노짱' 8주기 추모식

문재인 대통령,"노무현의 꿈 성공의 길로 이뤄나가겠다" 3만명 추모객 운집

김수진 기자 | 입력 : 2017/05/23 [17:22]
 

(김해=세종경제신문 김수진 기자)

“‘야! 기분좋다’라고 노무현 대통령께서 여기 어딘가에서 말씀하시고 계실 것 같습니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8주기 추도식이 열린 23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 노무현의 친구 문재인 대통령은 고 노무현 대통령 묘역앞에서 이렇게 말했다.

 순간 추도식에 참석한 3만여명의 인파들은 박수와 환호로 화답했다. 이 장면만 놓고 보면 추모식이 아니라 마치 축제의 한마당 같은 느낌이었다.

행사시작 수시간전부터 인파 운집

 봉하마을은 이날 오전부터 밀려드는 인파로 정오가 되기전부터 수많은 사람들로 들어찼다. 행사가 시작되기 수시간 전부터 묘역으로 가는 길은 서로 꽉 들어차 보행하기가 힘들었다.

 주최측이 준비한 3천석의 의자는 이미 참석자들로 꽉찼고 행사장으로 가는 길과 주변의 언덕 위까지 사람들이 빼곡이 들어서 문 대통령을 먼발치에서라도 보려고 애썼다.

 추모객들은 고 노무현 대통령 사저에서 나온 문재인 대통령의 모습이 보이자, "문재인"을 환호하며 대통령을 둘러쌌고, 한동안 앞으로 다가질 못할 정도였다.

 

 양희은이 부르는 상록수 노래가 추모식장에 울려퍼지는 가운데 정각 2시 권양숙여사와 아들 노건호를 비롯한 유족, 그리고 문재인대통령이 등장했다.

 검은 양복에 검은타이를 맨 문 대통령 옆에는 김정숙 여사와 이해찬, 그리고 삭발한 노건호씨가 자리했다.

 국기에 대한 경례와 애국가 1절 제창에 이어 순국 선열 및 호국영령, 민주열사, 그리고 2014년 4월 세월호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하는 묵념이 진행됐다.

 추미애민주당 대표와, 우원식원내대표, 주호영바른정당 원내대표, 김동철 국민의당 대표, 정의당 노회찬 박맹우 한국당 사무총장. 김대중 전 대통령 유족을 대표해 민주당 김홍걸이 참석했고 안희정충남지사, 권선택 대전 시장, 이춘익 세종시장도 자리했다.

이해찬,정세균 "사람사는 세상 만들어준 노무현 고맙습니다."

 이해찬 전 국무총리는 “오늘은 반갑고 감격스러운 날이다. 고 노무현 대통령을 8번째 이 자리에서 추모하게 됐는데,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해서 더욱 감회가 새롭다”면서 “노무현이 꿈꿨던 세상을, 문대통령이 완성한 세상, 사람 사는 세상에 함께 해줘 감사하다”고 운을 뗐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사람 사는 세상을 위해 치열한 삶을 살다 가신 당신을 기억하지만 8년 전 그날 새벽 당신은 운명이다, 단 한마디 말만 남긴 채 우리 곁을 훌쩍 떠났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었다”고 말하고 “바보 노무현이 시작한 이 역사를 새로 출범한 민주정부가 이어가게 됐고 위대한 촛불의 승리, 진정한 국민주권 시대를 당신께 고하는 기쁨을 누리게 됐다”고 밝혔다

 가수 한동준의 ‘친구’라는 곡이 흐르는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은 침착한 모습으로 공연 장면을 지켜봤다.

 

 임채정 전 국회의장의 추모사에 이어 생전의 노무현 대통령을 추모하는 영상이 흐르자 문 대통령과 참석자들은 그리움이 더욱 짙어지는 듯 만감이 교차하는 표정이었다.

 시인 도종환 의원의 추모시 ‘운명이 낭독죄자 권양숙 여사는 눈을 지그시 감은 채 듣고 있었고 도 의원은 끝내 시 낭송 말미에 살짝 울먹였다.

 2시 52분 드디어 문재인 대통령이 추모사를 위해 연단에 섰다.

 그리고 이렇게 말했다. (전문)

 8년의 세월이 흘렀는데도,이렇게 변함없이 노무현 대통령과 함께 해주셔서,
무어라고 감사 말씀 드릴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대선 때 했던 약속,오늘 이 추도식에 대통령으로 참석하겠다고 한 약속을
지킬 수 있게 해주신 것에 대해서도 깊이 감사드립니다. (박수)
노무현 대통령님도 오늘만큼은,여기 어디에선가 우리들 가운데 숨어서,
모든 분들께 고마워하면서,“야, 기분 좋다!” 하실 것 같습니다.(박수)
 
애틋한 추모의 마음이 많이 가실만큼 세월이 흘러도,
더 많은 사람들이 노무현의 이름을 부릅니다.
노무현이란 이름은 반칙과 특권이 없는 세상,
상식과 원칙이 통하는 세상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우리가 함께 아파했던 노무현의 죽음은
수많은 깨어있는 시민들로 되살아났습니다.
그리고 끝내 세상을 바꾸는 힘이 되었습니다.
 
저는 요즘 국민들의 과분한 칭찬과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제가 뭔가 특별한 일을 해서가 아닙니다.
그냥, 정상적인 나라를 만들겠다는 노력,
정상적인 대통령이 되겠다는 마음가짐이 특별한 일처럼 되었습니다.
정상을 위한 노력이 특별한 일이 될만큼
우리 사회가 오랫동안 심각하게 비정상이었다는 뜻입니다.
 
노무현 대통령님의 꿈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민주주의와 인권과 복지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나라,
지역주의와 이념갈등,차별의 비정상이 없는 나라가 그의 꿈이었습니다.
그런 나라를 만들기 위해, 대통령부터 초법적인 권력과 권위를 내려놓고,
서민들의 언어로 국민과 소통하고자 노력했습니다.
 
그러나 이상은 높았고, 힘은 부족했습니다.
현실의 벽을 넘지 못했습니다.
노무현의 좌절 이후 우리 사회, 특히 우리의 정치는 더욱 비정상을 향해 거꾸로 흘러갔고,
국민의 희망과 갈수록 멀어졌습니다.
 
하지만 이제 그 꿈이 다시 시작됐습니다.
노무현의 꿈은 깨어있는 시민의 힘으로 부활했습니다.
우리가 함께 꾼 꿈이 우리를 여기까지 오게 했습니다.
이제 우리는 다시 실패하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는 이명박, 박근혜 정부뿐 아니라,김대중, 노무현 정부까지,지난 20년 전체를 성찰하며
성공의 길로 나아갈 것입니다. (박수)
 
우리의 꿈을,참여정부를 뛰어넘어 완전히 새로운 대한민국, 나라다운 나라로 확장해야 합니다.
노무현 대통령님을 지켜주지 못해 미안한 마음을 이제 가슴에 묻고,
다 함께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어 봅시다. (환호&박수)
우리가 안보도, 경제도, 국정 전반에서 훨씬 유능함을 다시 한 번 보여줍시다. (박수)
 
저의 꿈은 국민 모두의 정부, 모든 국민의 대통령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국민의 손을 놓지 않고 국민과 함께 가는 것입니다.
개혁도, 저 문재인의 신념이기 때문에, 또는 옳은 길이기 때문에 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과 눈을 맞추면서, 국민이 원하고 국민에게 이익이기 때문에 하는 것이라는
마음가짐으로 나가겠습니다. (박수)
국민이 앞서가면 더 속도를 내고, 국민이 늦추면 소통하면서 설득하겠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못다한 일은 다음 민주정부가 이어나갈 수 있도록
단단하게 개혁해나가겠습니다. (환호 박수)
 
노무현 대통령님, 당신이 그립습니다. 보고 싶습니다.
하지만 저는 앞으로 임기동안 대통령님을 가슴에만 간직하겠습니다.
현직 대통령으로서 이 자리에 참석하는 것은 오늘이 마지막일 것입니다. (박수)
이제 당신을 온전히 국민께 돌려드립니다. (박수)
반드시 성공한 대통령이 되어 임무를 다한 다음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환호박수)
 
그때 다시 한 번, 당신이 했던 그 말,
“야, 기분 좋다!” 이렇게 환한 웃음으로 반겨주십시오.
 
다시 한 번 참석해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리고, 꿋꿋하게 견뎌주신 권양숙 여사님과 유족들께도
위로 인사를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17년 5월 23일 대통령 문재인

 문 대통령이 "이제 우리는 다시 실패하지 않을 것이다"며 "노무현 대통령님을 지켜주지 못해 미안한 마음을 이제 가슴에 묻고, 다 함께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어, 안보도, 경제도, 국정 전반에서 훨씬 유능함을 다시 한 번 보여주자"고 강조하자 큰 박수와 환호가 터져 나왔다.

 

 20여 차례의 박수를 받은 문 대통령의 연설은 물론, 연설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언급될 때마다 박수와 환호가 이어지기도 했다.

삭발한 노건호의 변, 예전의 비장함대신 웃음이 절로  

 유족을 대표해 아들 노건호씨는 예상을 깨고 삭발한 자신의 모습에 대한 해명으로 시작했다.

 “공식적인 행사지만 개인적인 해명 시간 가져야 할듯하다. 헤어스탈 변화 있었다 정치적 의사표시, 사회 불만, 종교의식도 아니다 .최근 심하게 탈모가 일어났는데, 방법이 없었다. 본의 아니게 속살보이게 됐다. 병원에서 치료받으면서 물어보니 별다른 이유없고 건강 문제 없다고 한다”

 노씨의 이 말에 참석자들은 한바탕 박수를 보냈다. 추모식의 분위기와는 달랐지만 이전의 비장함 보다는 아버지의 친구가 대통령이 되어 돌아온 기쁨에 겨운 표정이었다.

 “이번 일을 제가 겪으면서 참 전국 탈모인에게 심심한 위로와 동병상련 정을 전하는 바다. 저는 다시 나고 있다.”고 하자 웃음까지 터졌다.

 노씨는 이어 “짧은 감사 인사를 올린다. 오늘 이 자리에 참석해주시고 멀리서 지켜봐주시는 많은 분들. 많은 지지자 분들. 모든 국민께 감사인사 드린다. 어떤 분이든 이번 추도식은 감회가 남다를 것으로 본다. 저와 유족은 오늘 추도식의 이 감격과 회한을 어떻게 표현할지 알기 어렵다. 역사와 민심 앞에 경외감 느끼며 오래 걸어온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아버님께서 살아계셨다면 오늘 같은 날에 막걸리한잔 하자고 하셨을 것 같다. 아버지 사무치게 뵙고 싶은 날. 국민께 감사드린다”는 말을 마치고 연단으로 내려가자 위로의 박수가 쏟아졌다.

 권양숙 여사는 흰손수건으로 연신 눈물을 훔쳤고 노건평씨는 자리로 들어가면서 문재인대통령에게 90도로 숙여서 인사했고 문 대통령은 자리로 돌아온 노건평씨의 손을 잡아주었다.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시 권양숙 여사 끝내 눈물, 문대통령 위로

 이어진 추모공연에서 문재인대통령은 살짝 손으로 눈물을 훔쳤고 참석자 모두가 임을 위한행진곡을 제창할 때 권양숙 여사는 차마 울면서 노래를 잇지 못하고 눈물을 흘리자 문대통령은 웃으면서 옆에 권양숙 여사를 위로했다.

 오후 3시 15분 모든 행사가 끝나고 묘역 참배가 이어졌다.

 정권교체 성공과 문재인 대통령의 참석으로 이날 추모 열기는 대단했고 노 전 대통령에 대한 미안함과 일종의 부채감이 덜해졌기 때문인지 추모객들의 표정과 발걸음도 예전에 비해 훨씬 밝았다.

 “야! 기분 좋다”는 말이 너나 할 것 없이 나왔다. 슬픔을 축제로 승화시킨 진정한 추모의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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