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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5회, 한국가곡의 특별한 무대 <해가음>

제5회, 오는 25일 저녁 7시, 용산 서울문화사 강당

이승호 기자 | 기사입력 2016/11/16 [11:29]

연중 5회, 한국가곡의 특별한 무대 <해가음>

제5회, 오는 25일 저녁 7시, 용산 서울문화사 강당

이승호 기자 | 입력 : 2016/11/16 [11:29]
▲ 명태수배전단

'제5회 해설이 있는 가곡음악회(해가음)'가 11월 25일 개최된다. 이번 제5회는 올 3월부터 시작된 '해가음' 시리즈의 마지막 회로 우리 가곡의 효시라고 할 수 있는 홍난파 곡 <봉선화>와 일제 때 동아일보 신춘문예 작곡부문에 1등을 차지했던 나운영 곡 <가려나>, 가장 해학적인 가곡인 변훈 곡 <명태>, 아직까지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최영섭 곡 <그리운 금강산>, 그리고 현재 가장 활발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이안삼, 임긍수, 김효근 작곡가의 곡인 <내 마음 그 깊은 곳에>, <강건너 봄이 오듯>, <눈> 등에 대한 해설과 연주가 이뤄진다.

가장 해학적인 가곡 <명태>

<명태>. 이 시는 양명문(楊明文, 1913-1985) 시인이 6.25전쟁 발발 후 낙동강 전투가 한창이던 1950년 9월에 쓴 것이다. 가곡 <명태>의 경우는 시와 노래가사가 크게 다르지 않다. 당시 양명문은 종군작가였다. 경북 안동에서 같은 국군 정훈국 소속이던 작곡가 변훈(邊焄, 1926-2000), 김동진(金東振, 1913-2009)과 함께 지내고 있었다. 어느날 양명문은 변훈, 김동진 두 사람에게 자신의 시인 ‘명태’와 ‘낙동강’ 등 2편을 주며 작곡을 부탁했다. 그리하여 ‘명태’와 ‘낙동강’이 두 작곡가에 의해 가곡으로 세상에 나왔다. 김동진의 작품 중에도 <명태>와 <낙동강>이 있는 이유이다.

지독한 혹평에 인생 항로 바꾼 작곡가 변훈

변훈의 <명태>는 1951년 작곡되어 1952년 가을 부산극장에서 열린 ‘한국가곡의 밤’ 음악회에서 처음 발표되었다. 노래는 굵직한 목소리의 베이스 바리톤 오현명(吳鉉明, 1924-2009)이 불렀다. 그런데 노래를 부르는 동안 객석에서 키득 키득 웃음소리가 나오는 등 분위기가 이상했다.

음악회가 끝난 뒤, 음악평론가 이성삼(李成三)씨가 <연합신문>에 쓴 평론에서 ‘이것도 노래라고 발표하나’라고 혹평을 했다. 남성적인 힘이 넘치는 노래였으나 홍난파 류의 얌전한 가곡에 익숙해져 있던 청중들에게 는 <명태>의 출현은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울 만큼 가히 도발적이었다.

<명태>에 대한 지독한 혹평에 변훈은 큰 충격을 받았다. 그는 당시 작곡해 놓았던 다른 가곡의 악보까지 모두 찢어버리고 작곡가의 길을 접는다. 변훈은 대학(연세대) 시절 정치외교학도임에도 불구하고 음악에 대한 관심으로 작곡과 성악에 대해 개인 교습을 받았다. 작곡은 서울대 정종진 교수에게 성악은 바리톤 최봉진 선생에게 배웠다. 그는 1947년 처녀작으로 김소월의 시를 가사로 한 <진달래꽃>과 <금잔디>를 발표한 바 있다. 변훈은 이 사건이 있은 1952년 외무부에 들어가 직업외교관이 되었다. <명태>는 이처럼 그의 인생항로를 바꿔놓았다.

▲ 노년의 음악가들. 좌로부터 변훈 작곡가, 김자경 오페라단장, 김동진 작곡가

17세 소년이 작곡한 가곡 <가려나>

1930년대 말, 17세 소년이 멋진 가곡을 작곡해 세인들을 깜짝 놀라게 한 일이 있었다. 지금도 많이 애창되고 있는 <가려나>이다. 당대의 유명 시인인 김억(호는 안서 1896-1950?)의 시 <가려나>에 곡을 붙인 그 소년은 당시 중앙중학교(5년제)를 그해 졸업한 나운영(1922-1993)이었다.

나운영은 1939년 동아일보의 신춘문예 작곡부문에 응모했다. 이것이 1등으로 당선된 것이다. 작곡부문의 심사위원장은 홍난파. 신춘문예에 작곡부문이 들어간 것은 그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손기정의 올림픽 제패에 영향 받아

나운영은 국악을 각별히 좋아했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어려서부터 음악에 관심이 있었다.그러나 중학교에 들어갈 때까지만 해도 꼭 음악을 전공해야겠다는 생각은 없었다고 한다. 그러다 중앙중학교 3학년이던 1936년 8월 손기정 선수가 베를린 올림픽에서 마라톤으로 세계를 제패했다는 신문 호외를 읽고 나서부터 작곡가의 길을 가기로 결심을 굳혔다. 일제 식민지하에서 누구나 나라 없는 슬픔과 울분을 안고 살던 때였다.

나운영은 “나라는 없어도 개인이 우수하면 민족의 이름을 빛낼 수 있다. 그렇다면 나는 음악을 통해서, 작곡을 통해서, 손기정 선수처럼 민족의 이름을 드러내는 그런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그리고 이 해에 첫 작품이라고 할 수 있는 가곡 <아! 가을인가>를 작곡했다. 김수향의 시에 곡을 붙인 이 가곡은 지금도 가을이면 자주 불려지는 노래이다. 이 노래도 김수향(본명은 윤복진, 1908-1991)이 월북작가였기 때문에 가사를 바꿔 불러야 하는 수난을 겪었다.

▲ 5회 해가음 출연진. 좌로부터 소프라노 신승아, 김성혜, 메조 소프라노 양송미, 테너 이재욱, 바리톤 송기창

[제5회 해가음 프로그램]

봉선화 (김형준/ 홍난파) -------------------------- 소프라노 신승아

그리운 금강산 (한상억/최영섭) --------------------- 바리톤 이정식

가려나 (김억/나운영) ----------------------------- 소프라노 신승아

달밤 (김태오/나운영) -------------------------메조 소프라노 양송미

명태 (양명문/변훈) -------------------------------- 바리톤 이정식

강건너 봄이 오듯 (송길자/임긍수) ------------------ 소프라노 김성혜

나팔꽃 (고옥주/임긍수) --------------------------- 소프라노 김성혜

대관령 (신봉승/박경규) --------------------------- 바리톤 송기창

눈 (김효근/김효근) -------------------------- 메조 소프라노 양송미

내 영혼 바람되어 (아메리칸 인디언 구전 시/김효근) ----- 바리톤 송기창

내마음 그 깊은 곳에 (김명희/이안삼) ------------------ 테너 이재욱

물한리 만추 (황여정/이안삼) ------------------------- 테너 이재욱

우리의 소원 (안석주/안병원) ------------------------------ 다함께

▲ 금강산 옥류동(사진=이정수 사진작가)

[장소 및 문의]

장소: 서울문화사 별관(시사저널 건물) 지하 1층 강당 (서울 용산구 한강로 2가 302번지)

주최: 여성경제신문, 이안삼 가곡카페, 아리수사랑 가곡카페

후원: 서울문화사, 우먼센스, 동인음악

음악감독: 이안삼 작곡가

기획·진행: 김정주(아리수사랑 가곡 카페)

해설: 이정식(가곡 에세이 <사랑의 시, 이별의 노래> 저자, 서울문화사 사장)

※ 관람문의: 아리수사랑 카페 (김정주 선생: 010-9227-1703), 이안삼 카페 (서영순 선생: 010-7748-2770), 장소문의: 여성경제신문 (02-791-0781), 회비 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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