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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에게 직장보다 직업을 더 많이 만들어주자!:세종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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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에게 직장보다 직업을 더 많이 만들어주자!

정부가 청년들을 위한 직업인 교육을 도와줘야..

강희복 경제칼럼 / 시장에서 온 편지 | 기사입력 2014/01/26 [22:14]

청년에게 직장보다 직업을 더 많이 만들어주자!

정부가 청년들을 위한 직업인 교육을 도와줘야..

강희복 경제칼럼 / 시장에서 온 편지 | 입력 : 2014/01/26 [22:14]

 우리의 직장 대부분은 중소기업으로부터 나온다. 고용노동부가 발표하는 ‘전국사업체고용현황 특별조사-규모별(2013년 하반기 기준)’을 보면, 고용원 300명 미만의 중소기업이 8백만 명 정도를 차지해서 전체 고용 1천만 명 가운데 8할 정도가 된다.   

 
이런 상황은 다른 선진국도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우리 청년이 학업을 마치고 취업하여 직장을 다니려면 중소기업에 입사하여야 한다. 하지만 청년들은 중소기업에 입사하기를 꺼린다. 이것이 우리의 비극적 현실이고, 선진국과의 커다란 차이이다. 이런 기피 현상으로 청년의 고용률이 매우 낮고, 취직예비생이라는 고통 세월을 보낸다.

중소기업을 기피하는 이유들

현실을 더 깊이 들여다보면, 청년이 중소기업 취업을 기피하는 것에 대해 무턱대고 비난하기도 어렵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적어도 두 가지의 큰 요인이 만든 결과로 보인다.

첫째는 중소기업의 생존기간이 짧다는 것이다. 대한상공회의소 등이 조사한 결과를 보면, 중소기업의 평균 기업수명은 10년이 안 된다. 굳이 통계를 들이대지 않아도 우리 주변 생활경험은 중소기업의 생존이 극히 어려운 세상임을 알려준다. 이 현실은 중소기업에 취업한 청년이라면 10년이 못되어 실직자로 전락할 것임을 암시한다.

둘째는 경력자로 재취업은 더 어렵다는 것이다. 청년이 중소기업에 취업하더라도 10년이 안 되서 실직자로 떨어지면, 그 경력을 가지고 재취업에 나서야 한다. 이 나이는 젊은 중년이고, 또 망한 기업의 경력자라는 핸디캡을 지고 있다. 이런 핸디캡을 안고, 다시 직장을 찾아 재취업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이런 위험요소가 도사리는 상황에서, 청년에게 무조건 왜 취업을 기피하는가, 부모덕을 보려고 나태하다고 비난하기 어렵다. 오히려 당장 취업하라고 정부나 부모가 이들을 내모는 것이 가혹하다.

청년이 취업해도 그 다음이 불안한 미래이니, 어떻게 해서든 첫 번째 직장으로 안정된 곳을 찾아 세월을 헤맨다. 장래가 안정된 곳, 희망하는 공직이나 대기업을 목표로 취업학원을 찾아다니고 있다. 공시족(공무원시험 준비생)은 35만 명이라고 하며, 삼성 그룹에 들어가려는 청년만 해도 매년 2십만 명이 응시한다. 이들 중 일부만 취업에 성공하니 대부분이 취업에 실패한다. 실패할 수밖에 없는 청년, 취업예비생만 거듭 양산하는 사회가 되었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것을 보면, 작년에 청년(15~29세) 고용률이 39.7%이어서, ‘처음으로 40% 밑으로 내려갔다’(동아일보 2014.1.16. 보도 참조)고 한다. 이런 생지옥 같은 세상을 매년 계속할 것인가!

청년들은 언젠가부터 공부도 한줄 성적순이고, 취업도 한줄 성적순이다. 늘 소수만 우수생이고, 다수는 불만을 달고 살아야 하는 지옥에서 살고 있다. 청년에게 이런 암흑천지를 만든 것은 어른이다. 어른이 만든 세상에 청년을 가둬놓고 있다. 어른들이여, 왜 청년은 어렸을 적부터 이 사회에 공부도 취업도 한 줄로 서서 가게 만드는가?

이것 말고도 눈을 돌리면 무서운 일은 또 있다. 한 대기업이 너무 많은 취업희망자로 고민하여 선발방식을 바꾼다고 말하자 이것이 주요 언론의 톱뉴스가 되었다. 참담한 세상이다. 그 대기업에 들어가고 싶은 취업희망자가 감당하기 어렵게 많아서 해당 기업이 선발방식을 바꿔야겠다고 말하고, 그리고 언론은 이를 중요기사로 앞 다퉈 보도하고...

결국 취업준비생 청년에게 실망을 안겨주었고, 그래도 아무 탈이 없는 세상이다. 그것으로 끝이다. 취업 준비 중인 청년을 위해 누군가 한마디 해야 할 것 아닌가? 대기업은 정부의 정책배려에서도, 주식시장에서도, 취업전선에서도, 언론에서도 귀한 몸이다. 이를 보면, 청년뿐만 아니라 기업들도 모든 분야에서 크기(자산)순으로 줄을 서고 있다. 정말 지겹다. 한 줄만 있는 경쟁에 수천만 국민을 몰아넣다니!

정부는 코페르니쿠스적 대전환, 생각을 크게 바꾸고 청년에게 새롭고 희망찬 미래를 열어주어야 한다.

왜 정부를 들먹이는가? 우리 경제가 어찌하다가 크기만으로 경쟁하는 시장으로 아주 굳었다. 그러니 대기업, 재벌의 세상이 되어 사람과 청년에게 대단히 인색한 지옥이다. 이 암흑을 걷어내는 역할을, 시장에서 가장 막강한 힘을 발휘하는 정부가 앞서서 맡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창조정부가 아닌가!

정부는 무엇을 해야 하나? 정부는 시장의 게임 룰을 세팅한다. 각종 법령으로 규제를 만들고 질서를 세우는 것이다. 이런 역할에서 정부는 자세를 크게 바꾸고, 룰과 규제를 전환해야 한다. 하지만 어느 정부의 경우와 달라야 한다. 단지 창조경제를 내세우고, 규제의 숫자를 줄이거나 개선하거나 개혁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특히 외형적 성과에 매달리다가 규제개혁이 가야 할 목표를 잃을까 걱정이 된다.

정부가 규제개혁으로 달성할 궁극적 목표는 무엇일까? 최우선적으로 기업의 활동을 풀어주는 것보다, 또 청년에게 직장을 주는데 신경을 쓰는 것보다 청년이 직업을 가지도록 밀어주는 것이 목표가 되어야 한다. 앞서의 논리와 현실에서 보듯이, 청년에게 직업이 직장보다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려면, 직업훈련을 받고, 직업인이 주인으로 창업을 하고 성공하도록 시장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바로 청년이 직업을 연마하는데 친밀한 시장(‘친청년시장’)이다.

이런 시장은 어떻게 조성되는가? 이 시장은 해외가 아닌 국내에서 만들어져야 할 텐데, 바로 정부가 물품을 사면서 조성할 수 있다. 정부가 구매할 물품 가운데 무엇을 시장에서 고르느냐는 시장에 커다란 영향을 준다. 정부는 예산으로 매년 약 20조원의 물품을 시장에서 구매하므로, 이 구매력을 시장의 지렛대로 삼고 수십 배로 키울 수 있다.

상징적 예로 대통령의 전용차를, 수입차가 아니라 우리나라의 수제(手製)자동차를, 영국의 롤스로이스 예와 같이, 결정하면 좋을 것이다. 이런 구매가 가져올 파급효과는 생각만 해도 가슴 벅차다. 우리나라에서 보기 드물게, 수제 자동차를 만들려 달려드는 숙련 기술인에게 시장을 열어주고, 젊은이에게 색다른 자동차산업의 비전을 만들어 줄 것이다.

이처럼 정부가 조달품(용역과 상품)을 시장에서 구매할 경우, 특별한 자격을 갖춘 사람과 기업에게 시장 문을 열 수 있다. 전문적 직업인이 주인인 기업, 직업인이 되려는 많은 청년이 일하는 기업, 노동조합이나 직능단체를 가진 기업, 전문 직업인의 평균 근속년수가 10년 이상인 기업, 전문 직업인의 비중이 높은 기업, 등등이 유리한 입장에서 경쟁에 참여할 기회를 주면 좋을 것이다. 이런 식으로 정부조달 시장의 경쟁 룰을 변화시킬 수 있다. 그래서 사람(직업인)이 중요한 세상을 만들고, 청년이 기쁘게 직업인으로 자라게 하자. 그러면 청년은 어느덧 직장인이 아닌 직업인으로 일생을 연마하고 즐거운 생활로 돌아올 것이다.

직업인이 되는 길은 학교, 시험, 직장에만 있지 않고 교육훈련, 도제 등 다양하다. 그러니 당장이라도 할 일 없이 길에서 떠도는 청년을 대기업이 아니라 직업인으로 훈련받도록 기회를 주는 것이 좋을 것이다. 정부는 전문 직업인의 주도 아래 청년의 직업훈련을 지원하면 더 빨리 정착할 것이다. 스위스에서 만약 배운다면 직업교육을 배워야 한다. 직업인이 되면 자기가 앞길을 자기 힘으로 열수 있다. 그런 것을 초기에 정부가 도와주는 세상을 기대한다.

사실 우리의 직업 수(2012년 기준 1만개 정도)는 선진국에 비해 크게 모자란다. 미국이 3만개를 넘으므로 1/3 수준밖에 안되고, 일본도 25천개가 넘는다. 이런 격차에 모두들 문제가 있다고 알지만, 어떻게 빨리 해소할지에 대해 뚜렷한 해답을 찾지 못하는 현실이다. 문제의식을 가지고 청년의 직업에 대한 고민해야 할 때이다. (필자: 시장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전 한국조폐공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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