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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이 좋고 매부 좋은:세종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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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이 좋고 매부 좋은

강소유 객원기자 | 기사입력 2015/03/04 [10:23]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강소유 객원기자 | 입력 : 2015/03/04 [10:23]

지난주에는 간통법 폐지라는 논란의 숙제를 해결하면서, 아직 표류 중인 다른 논란 법안들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사실 간통법이란 숙제를 마쳤다고 했지만 그것이 정답이거나 오답이라 속단할 수 없습니다. 다만 제 사견입니다만 이번 헌재의 결정은 자유민주주의 국가에 살고 있는 성인에게 자유와 책임감을 동시에 부여하는 결정이라는 점에서 상당히 영리한 판결이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간통죄가 없어졌다고 대한민국 기혼남녀의 불륜이 용납되지는 않을 테니까요.

지난번에는 큰 틀에서 본 우리 사회의 문제, 즉 풀어야 할 숙제에 대해 고민했다면 오늘은 우리 생활 속 질서나 상식적인 예절들에 대해 되돌아 보겠습니다. 거시경제라면 일상 속 질서와 예절 미시경제에 속하는 셈이겠죠. 경제도 크고 작은 틀에서 보는 이론이 공존하듯, 법과 질서 또한 똑같이 중요하고 상호작용을 합니다. 어쩌면 질서란 것은 우리 개개인의 생활을 반영한 진짜 모습일 수 있겠군요.

아무래도 필자가 현재 일본에서 생활을 하다 보니 질서 면에서는 한국과 많이 비교를 하게 되는데요, 실제로 일본인의 투철한 질서의식은 전세계적으로도 유명하지요. 그 예로 수십만 명이 죽거나 실종된 재난 중에도 대부분의 일본인들은 흐트러짐 없이 줄을 서서 배식을 받거나 메뉴얼에 맞춰 침착히 대응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저는 그 광경이 오히려 무섭게까지 느껴졌습니다.

실제로 저 또한 일상 속에서 경험한 몇 가지 예가 있습니다.

하나, 바쁜 아침, 동경도 출근길은 지옥입니다. 제가 이용하는 역의 계단은 플랫폼으로 내려오는 쪽이 넓고, 올라가는 계단은 한 사람이 올라갈 정도로 좁습니다. 매일 출근 시간, 전철에서 사람들이 밀려 나오고, 누구 하나 안 바쁜 사람이 없습니다. 하지만 모두가 한 줄로 서서 올라가는 계단 뒤에서 기다리지, 널찍한데다 텅 빈 내려오는 계단으로 올라가는 사람은 없습니다.

둘, 일본 지방으로 출장을 갔다가 돌아오는 길이었습니다. 신호기 고장으로 기차가 움직일 수 없다는 방송이 나오고 당장 눈앞에 있는 열차는 멈춰있고, 날씨는 쌀쌀한데 문도 열어주지 않았습니다. 점점 기다리는 사람이 하나 둘 늘어나고, 퇴근시간이 다가오자 플랫폼은 사람들로 가득 찼습니다. 그날 결국 두 시간을 기다렸고 열차 문이 열릴 때까지 누구 하나 불평하거나 줄에서 벗어나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물론 일본에는 우리 고유의 정서나 문화에 맞지 않는 지나친 배려나 철저한 개별주의도 존재하지만, 그 나라를 찾는 많은 외국인들이 그들의 질서의식, 상대에 대한 배려심에 감동하는 것을 보면 분명 배울 점이 있다고 생각됩니다.

배운다는 말보다 고친다는 말이 의미나 어감상 좋고, 자발적인 느낌을 주기 때문에 오늘은 한국에서 이건 좀 고쳐졌으면 하는 내용들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인도는 사람 길. 한국에는 인도를 달리는 오토바이가 많습니다. 길 한가운데를 막고 주차되어 있는 자동차도 많이 보이지요. 극단적으로 말해 중국에서도 오토바이는 인도로 다니지 않습니다. 내 길이 아니면 가지 말라고 했습니다. 기계가 달리는 도로가 있고 철갑 옷 없이 맨몸인 사람들이 걷는 인도가 있습니다. 모퉁이를 돌 때 갑자기 튀어나오는 오토바이나 때론 사람이 걸어오는 것을 보면서도 유유히 인도 정 중앙에서 돌진해 오는 이륜차를 보는데 아주 섬뜩합니다. 이건 그냥 무식쟁이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특히 오토바이는 충돌 시 보행자도 위험하지만 운전자도 무사하지 못합니다.

내리고 타기. 이건 아마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거라 생각 드는데, 우린 대중교통, 특히 전철을 타고 내릴 때 먼저 내리고 타는 매너가 몸에 배어있지 않습니다. 그럼 왜 먼저 내리고 타야 할까? 저는 그 기원을 찾기 위해 검색을 시작하다 스스로 너무나 당연한 결론을 내렸습니다. 먼저 탄 사람이 먼저 내리는 것이 당연하고, 나중에 타는 사람은 선 탑승자가 내리기를 기다리다 타는 것이 예의입니다.

대화예절. ‘바른 말을 합시다!’말을 공손히 합시다!’ 하는 초등학교 식 예절교육을 얘기하는 건 아니고요, 현대인들은 자주 이용하는 인터넷, 전화 상담 시 지켜야 할 예절에 대해 생각해 보았으면 합니다. 인터넷이나 전화 상담사의 스트레스가 위험한 수준인 것은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미국이나 유럽 국가에서도 그 심각성을 보도하고 있으며, 심지어 일부는 일과 후 심리 상담을 받으러 다니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저는 감히 우리나라의 경우 이 문제가 더욱 심각할 거라 생각합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전화 상담사들은 고객에게도 을(乙)이지만, 회사에서는 병(丙)이나 심지어는 정(丁)으로 하루를 보내기 때문입니다.

사회라는 테두리 안에는 많은 사람들이 함께 살고 있습니다. 질서나 예절이란 것은 나 혼자 이 세상에 살고 있다면 필요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어떻습니까?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생활하다 보면 지치기도 하고 내 맘에 안 들 때도 있지만, 이 사회에 아무도 없이 나 혼자 산다면 얼마나 적막하고 외롭겠습니까? 이해(질서)와 배려(예절)는 인간의 필수 덕목은 아니지만, 나와 함께 살아가는 고마운 사람들에 대한 감사의 표시, 사회인으로서 잘 살수 있게 만드는 기본소양입니다.

우리나라에 딱 맞는 말이 있지요. ‘좋은 게 좋은 거다’,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라고 하지 않습니까?

나만 편한 세상은 없습니다.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세상을 함께 만듭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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