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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올해 설 명절이 남긴 여운

송장길 / 수필가, 칼럼니스트 | 기사입력 2015/02/22 [16:52]

[칼럼] 올해 설 명절이 남긴 여운

송장길 / 수필가, 칼럼니스트 | 입력 : 2015/02/22 [16:52]

              단기 4348년에 맞은 설 명절의 날씨는 맑지 않았다. 흐리거나 눈과 비가 뿌렸다. 저기압권 기후 만큼이나 사람들의 표정에도 활짝 핀 기쁨보다 근심과 걱정이 더 많이 드리워져 있었다. 살림과 경제에 대한 우려는 늘고, 유치한 정치는 실망과 불신을 더했고, 남북관계와 국제환경도 개선될 조짐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었다.

             세월호 침몰 이후 위축된 경기가 되살아나지 않는다는 소리가 여기저기에서 들리고, 부채증가와 세수부족 등으로 앞으로 부담은 더 늘지 모른다는 전망은 사람들의 마음을 무겁게 했다. 삼성이 중국의 샤오미에 밀린다는 상징적인 흉보가 먹구름처럼 떠돌고, 올 성장율이 3.4%도 어려울 것이라는 부정적인 예상도 퍼져있었다. 국제경제환경과 국내노동력 저하, 사회의 노령화에 따라 좋은 시절은 다 가고 일본처럼 장기침체에 접어들 것이라는 우려는 저변의 경제심리까지 짓누르고 있었다.

             ‘경제는 심리’라는데, 정치는 그 촉매기능을 다 하지 못하고 있었다. 정부의 잇다른 경기부양책이 미미한 효험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터진, 담배값 인상과 세액공제방법, 건강보험개혁 등의 서투른 추진은 민심을 가라앉혔다. 야권은 실질적인 증세라면서 여권을 매몰차게 공격하면서도 복지와 세수부족을 위해 정권의 아킬레스건인 증세를 끈질기게 요구해 서민들의 환심을 산다. 한국의 불평등지수, 지니계수는 OECD의 중간쯤인 0.3으로 일본에도 낮고, 미국에는 훨씬 낮은데도 복지증진에 대한 논쟁은 어느 나라보다 높다. 유럽의 복지선진국을 급히 따라가다가 그리스나 남미처럼 체증에 걸릴 수 있다는 인식과 신중함은 풍전등화 같다. 복지국가는 옳은 방향이자 꼭 필요하다. 그러나 국민들은 복지를 위해서도 경기를 살리는 묘책과 획기적인 실업대책, 나라의 미래를 열어갈 원대한 성장전략에 대해서도 목말라하고 있었다.

             국민의 눈에 비친 한국정치의 모습은 의문 투성이었다. 야당대표 후보자가 호남에 가서 ‘호남 총리론’을 들고나와 지역감정을 촉발시킨 사태를 이 나라의 양식은 어떻게 보았을까? 그가 당선되자 일성으로 현 정권에 전면전을 불사하겠다고 외친 공격적인

 행태를, 그런 강공에 따른 정국의 장래를 한국정치의 지평에서 어떻게 평가할까? 청문회 도중 잇다른 그의 실수에도 불구하고 여론조사에서 인기가 오르는 현상은 무슨 의미인가?              여론에서 밀린 총리 지명자를 뽑은 현실을, 그렇게 밖에 할 수 없는 한국정치의 치기를 정치사학자들은 어떻게 분석, 기록할까? 소통의 요구를 귀가 따갑도록 듣고도 대화의 문을 활짝 열지 않는 정치지도자의 속내는, 주변을 정리하라는 소리가 크게 들려도 움직이기를 주저하는 수성의 결과는 무엇일까? 대통령의 정국주도의 카드는 나올 것인가?                     수 많은 질문과 해석이 범람했다. 정치인들도 민생의 현장에서 많은 얘기를 듣고, 자기들에게 유리하게 설명도 하고, 유리하게 활용했을 것이다. 뻔한 수준으로..

             설 명절에 국민들 위에 드리워진 구름을 걷어내려면 희망을 주는 것이다. 삶에도 희망이 생겨야 하고, 사회에도 희망이 가득해야 하고, 나라에도 희망이 번쩍여야 한다. 희망은 지도층과 시민들이 함께 만들어야 솟는다. 특히 가장 상위 개념인 정치, 거기에 종사하는 정치인들이 제작해서 안겨줘야 한다. 그래서 국민들은 정치를 기대하고, 뽑아주는 것이다.

             국민들은 정치가 정치공학적으로 싸우지만 말고, 서로 금도를 지키고 존중하면서 국가와 국민을 위해 건전하게 경쟁을 벌여줄 것을 기대하고, 요구하는 것이다. 입장이 다르다고 헐뜯지 말고, 법의 테두리 안에서 신사적으로 협상하라고 요구한다.  대중도 보고있지만, 두터워진 지성층도 감시하고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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