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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사파 '대부' 김영환 "김일성 비판했더니 北이 암살 시도"

2016년 조선족 남성과 악수…"국정원이 북한 암살요원이라 알려줘"
"손에 독약 묻혀 살해 시도"…국정원 "당시 조치내용 확인해주기 어려워"

이창준 기자 | 기사입력 2022/12/19 [08:48]

주사파 '대부' 김영환 "김일성 비판했더니 北이 암살 시도"

2016년 조선족 남성과 악수…"국정원이 북한 암살요원이라 알려줘"
"손에 독약 묻혀 살해 시도"…국정원 "당시 조치내용 확인해주기 어려워"

이창준 기자 | 입력 : 2022/12/19 [08:48]

▲ 2018년 5월 31일 서울 종로구 서울글로벌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2018 북한인권 국제대회에서 '강철서신'의 저자 김영환 준비하는미래 대표가 '북한의 변화와 북한인권운동의 방향'에 대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주체사상파(주사파) 대부에서 북한인권운동가로 전향한 김영환 북한민주화네트워크 연구위원은 북한이 과거 자신을 암살하려 한 적이 있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은 지난 16일 연합뉴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2016년 3월께 서울글로벌센터에서 열린 학술 발표회에서 신원을 모르는 한 남성과 악수했는데, 북한에서 보낸 암살 요원이었다고 국가정보원이 전해왔다고 밝혔다.

 

그는 "발표회 중간 쉬는 시간에 40대 중후반 정도로 보이는 정장 차림의 조선족 남성이 다가와 악수를 청하길래 손을 잡고 1분가량 대화를 나눴다"면서 "2달쯤 뒤 국정원에서 연락이 와 해당 남성이 북에서 보낸 암살요원이라고 알려왔다"고 했다.

 

이어 "그로부터 약 1달 뒤 미국 중앙정보국(CIA)도 지인을 통해 같은 내용을 전해줬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이 북한으로부터 암살 위협이 있었다고 밝힌 것은 처음이다. 그는 "당시 국정원은 외부에는 이 사실을 발설하지 말라고 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은 이 남성이 악수를 청한 게 암살 시도였을 수 있다고 봤다.

 

그는 "국정원은 해당 남성이 독약을 묻힌 손으로 표적을 만져 살해하는 수법을 사용한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런 수법은 지난 2017년 북한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김정남을 암살할 때 사용한 방법과 비슷한 면이 있다.

 

당시 북한은 몰래카메라 영상을 찍는다고 속여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연예인 지망 여성에게 김정남의 얼굴에 손으로 VX 신경작용제를 바르게 해 그를 살해했다.

 

김 위원은 암살 실패 이유에 대해선 "독약을 적게 묻혀서 실패했거나, 실제로 독약을 묻히지는 않고 내가 암살의 표적이 됐다는 정보를 흘려 위협만 하려 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추측했다.

 

그러면서 "이후 약 6개월 동안 경찰관 2∼3명이 24시간 신변경호를 했다"며 "북한의 소행을 알고 나니 분노가 치밀었다"고 말했다.

 

이에 국정원 측은 "당시 국정원의 구체적 조치 내용은 직무와 관련된 사항으로 확인해주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위원 주장이 사실인지는 당국에서 확인되지 않았지만, 북한이 실제 그에 대해 살해 협박을 한 적은 있다.

 

북한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지난 2012년 7월 31일 성명을 통해 이른바 '김일성 동상 파괴 미수사건'을 두고 "최고 존엄을 모독했다"고 비난하면서 김영환 위원을 '변절자'로 부르며 "처단 대상" 중 1명으로 꼽았다.

 

이에 김 위원은 2015년 말 출간한 저서 '다시 강철로 살아' 때문에 북한의 표적이 된 것으로 추정했다.

 

김 위원은 "책에 김일성이 주체사상을 잘 모르더라는 내용이 들어있다"며 "아마 북한이 분노할 만한 내용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은 강철이라는 필명으로 집필한 '강철서신'을 통해 국내에 주체사상을 처음 소개한 인물이다.

 

1980년대 운동권에서 '강철서신'은 필독서로 꼽혔고, 김 위원은 1991년 5월 밀입북해 김일성 주석을 접견하고 조선노동당에 입당까지 했다.

 

그러나 주체사상에 대한 김일성의 무지와 북한의 비인간적이고 억압적인 분위기에 실망해 주체사상과 결별을 선언하고 북한인권운동가로 전향했다. 이후 북한은 공식·선전매체를 동원해 김 위원을 '변절자' 등으로 매도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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