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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홍 칼럼] 코로나 시대의 창업, 위기인가? 기회인가?:세종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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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홍 칼럼] 코로나 시대의 창업, 위기인가? 기회인가?

김현홍 KB국민은행 소호컨설팅 광주·전남센터장(경영학 | 기사입력 2021/01/10 [22:59]

[김현홍 칼럼] 코로나 시대의 창업, 위기인가? 기회인가?

김현홍 KB국민은행 소호컨설팅 광주·전남센터장(경영학 | 입력 : 2021/01/10 [22:59]
김현홍 KB국민은행 소호컨설팅 광주·전남센터장(경영학 박사).
김현홍 KB국민은행 소호컨설팅 광주·전남센터장(경영학 박사).

■ 코로나19 벌써 1년…자영업 지형은 어떻게 변했나

한국에서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나온 지 벌써 1년. 여전히 끝이 보이지 않는다. 코로나19가 우리 경제에 미친 영향은 실로 막강했다.

국제통화기금(International Monetary Fund, IMF)이 지난해 전망한 2020년 한국 경제성장률은 –1.9%이었다. 1998년 외환위기(外換危機, Currency Crisis)이후 22년 만의 역(逆)성장이다.

‘사회적 거리두기’의 강도가 높아질 때마다 소비 위축으로 인한 자영업(自營業) 시장의 타격 역시 적지 않았다. 코로나19가 발생한 직후부터 현재까지, 자영업 지형이 어떻게 변했는지 자세히 살펴보자.

행정안전부가 내놓은 ‘지방행정 인허가 데이터’ 가운데 일상생활과 가장 가까운 영역으로 꼽히는‘식품’과 ‘문화’, 두 업종을 분석했다. 이들 두 개 업종에서는 지난해 9월 말 기준 전국 총 156만3,887개의 업체가 영업 중이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처음 나온 직후인 지난해 2월부터 가장 최근 통계인 2020년 9월까지 총 8개월간의 추이를 2019년, 그리고 이전 기간의 추이(推移)와 비교했다. 인·허가일자나 폐업일자가 잘못 기입된 업체는 제외한 통계를 살펴봤고, 인·허가일자를 창업일자로 산정했다.

■ ‘창업’도 ‘폐업’도 모두 줄었다

경기가 어려우니 얼핏 폐업이 늘고 창업은 줄었을 것이라는 예상은 실상과 많이 달랐다. 코로나19 이후, 창업과 폐업은 둘 다 많이 줄었다. 지난해 2~9월까지 새로 인·허가를 받은 업체는 모두 14만5,201곳이었다. 2019년 같은 기간보다 5천 개가 줄어 3.3% 감소했다.

코로나19 초기 영향으로 부진(不振)했던 3~5월 사이의 창업이 6~7월 들어 반짝 증가세를 보이다가 8~9월에 다시 감소세로 돌아서는 모습을 보였다. 가장 눈에 띄는 건 폐업 추이였다.

지난해 2~9월 폐업한 업체는 모두 10만8,117곳. 2019년보다 폐업한 가게가 1만5,402곳이나 줄었다. 창업보다 폐업을 더 꺼린 셈이다. 상황이 이러다보니 지난해 9월 말 기준 영업업체 전체 수는 156만 3,887곳으로 2019년 같은 달(152만 6,649개)에 비해 2.4%가 오히려 늘게 됐다. 폐업률도 눈에 띄게 줄었다.

지난해 2~9월 사이 영업한 업체 중 폐업한 비율이 얼마인지 따져보니, 6.5%로, 2019년보다 1%포인트가 떨어졌다. 2017년, 2018년과 비교해도 최저(最低) 수준이었다. 그렇다면 자영업은 ‘이상무’였을까? 오히려 창·폐업의 동시 감소가 위축된 경기를 반영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의 분석이었다.

이우철 한국공공정책학회 전문연구위원(전 경기도 대변인)은 “경기가 어려우니까 창업을 계획하던 사람들은 주춤주춤할 수밖에 없고, 기존의 가게들은 비싼 폐업비용을 감당하기보다, 월세를 보증금에서 제하는 방식으로 버텨나가고 있는 양상”이라고 설명했다.

이 위원은 “특히 창업이나 폐업이 대표적인 경제의 후행지표, 즉 호황이나 불황의 영향이 비교적 늦게 나타나는 지표임을 고려해야 한다. 하루 이틀 어렵다고 가게 문을 쉽게 닫지는 않기 때문이다”며 “경기 위축의 효과가 일정 시간을 두고 나타날 수 있다. 올해 초쯤 계약 기간이 만료된 업체들이 대거 폐업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 타격 컸던 ‘문화’ 업종…겨우겨우 버텨나간 ‘식품’ 업종

전체적으로는 창업과 폐업이 모두 줄어들었지만, 분야별로 세분화하면 많은 차이가 나타났다. ‘문화’와 ‘식품’ 가운데, ‘문화’는 타격이 눈에 띄게 보였던 반면 ‘식품’ 쪽은 오히려 반대 양상을 보였다.

‘문화’관련 업종에는 공연과 게임, 노래방, 비디오, 관광, 여행, 음악 등이 포함된다. 이들 업종의 창업은 확 줄었고, 폐업은 큰 폭으로 늘었다. ‘문화’와 관련해 지난해 2~9월 사이 창업한 업체는 모두 8,600곳. 2019년보다 20%가 줄었다.

반면, 폐업업체 수는 8,456개로 지난해보다 15%가 늘었다. 2019년 창업이 폐업보다 3,462곳이나 많았던 것에 비하면 크게 차이가 났다. 폐업률도 처음으로 4%를 넘었다.

그러나 ‘식품’ 쪽은 달랐다. 지난해 2~9월 ‘식품’ 업종으로 인·허가받은 업체는 모두 13만6,601곳이었다. 2019년보다 2천8백 곳, 2%가 줄었다. 하지만 11만 곳 넘게 폐업 대열에 합류했던 2019년과 비교해볼 때, 지난해 식품 업종의 폐업업체 수는 9만9,661곳으로 14%가 넘게 감소했다.

이렇다보니 영업 중인 업체의 수는 오히려 늘었고, 업체 수의 증가 폭도 예년에 비해 컸다. ‘식품’업종의 전체 폐업률 역시 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식품’ 업종에서는 식품 제조·가공·판매업과 음식점이 90% 이상을 차지한다.

이 두 항목에서 지난해 폐업률이 모두 2017년 이래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식품 제조·가공·판매업의 경우 지난해 창업은 2019년보다 2,625개, 4.1%가 늘어난 반면, 폐업업체 수는 4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음식점 창업 역시 2019년보다 5,102건이 줄었지만, 폐업업체 수는 5,222개가 줄어 감소폭이 더 컸다. 코로나19의 타격이 생활에 꼭 필요한‘식품’ 관련 업종보다는, 비(非)필수적 지출에 해당하는 ‘문화’ 업종에서 훨씬 컸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전체적으로 폐업률이 줄어든 것 역시 ‘문화’ 업종의 부진을 ‘식품’ 업종이 끌어안으면서 생긴 현상으로 볼 수 있다.

■ 뚜렷한 ‘사회적 거리두기’ 영향…타격 컸던 게임·노래방·유흥업소

‘문화’와 ‘식품’을 보다 세분화하면 14개 업종으로 나뉜다. 이 가운데 어떤 업종이 가장 큰 타격을 입었을지 자세히 들여다봤다. 3개 업종에서 2019년 대비 창업보다 폐업한 업체의 수가 더 많아, 아예 영업업체 수 자체가 줄었다.

‘사회적 거리두기’에 크게 영향을 받은 게임과 노래방, 룸싸롱, 유흥주점 등이 여기에 속한다. ‘게임’ 업종에서는 지난해 2~9월 사이 3천429곳이 창업한 반면, 폐업은 4천635곳에 달했다. 폐업률은 7.5%에 달했다.

게임업종에 속하는 업체의 절반은 PC방(인터넷컴퓨터게임시설제공업)인데, 2017~2019년까지 6~7% 선에 머물던 PC방 폐업률이 지난해 무려 10.6%까지 치솟았다.

2019년까지만 해도 창업이 폐업보다 많았지만, 지난해에는 폐업이 창업보다 훨씬 많았다. 안 그래도 점차 늘던 PC방 폐업에 코로나19가 속도를 붙인 셈이다.

‘사회적 거리두기’의 직격탄을 맞은 노래방과 룸싸롱, 유흥·단란주점도 지난해 폐업률이 각각 3.7%와 3.2%로 둘 다 4년 새 가장 높은 폐업률을 기록했다. 노래방의 경우, 지난해 2~9월 사이 284곳이 개업한 반면, 폐업은 1,300곳에 달했다.

영업 중인 업소 수가 매달 꾸준히 줄었는데, 특히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증했던 지난해 3월, 그리고 6~8월의 폐업이 급증했다. 유흥·단란주점은 지난해 2~9월 사이 332곳이 창업에 나섰지만, 대신 그 4배에 달하는 1,329개 업체가 폐업 대열에 합류했다. 5~7월에 가장 많은 업체가 폐업했다.

이밖에 타격을 입은 업종으로 여행업이 있다. 지난해 창업한 업체 수보다 폐업업체 수가 84곳 더 많았는데, 2019년 같은 기간 창업이 폐업보다 667건이나 많았던 것과 큰 차이가 났다.

자세히 살펴보니, 국내여행업은 창업이 폐업보다 근소하게 많았지만, 해외여행업에서 창업업체 수(197곳)의 두 배 가까운 387개 업체가 문을 닫은 것으로 나타나 코로나19의 영향을 실감케 했습니다.

■ 가시화된 ‘비대면’과 ‘언택트’?…비디오·영화·음악 업종의 선전

‘문화’ 관련 업체들이 전반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의외로 창업의 증가가 눈에 띄었던 업종도 있었다. 폐업업체 수에 비해 창업업체의 수가 1년 새 가장 많이 늘어난 상위 3개 업종, 비디오와 영화, 음악이었다.

‘비디오’업종의 경우, 지난해 2~9월 폐업한 업체 수가 모두 117곳으로 2019년(106곳)과 비슷했다. 반면 창업업체수는 1,154개에 달해, 영업 중인 전체 업체 수가 가파르게 늘었다.

폐업률은 4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비디오’ 업종 가운데 78%가량을 차지하는 영상물제작업체의 창업붐이 큰 역할을 했다. 유튜브 등 SNS를 통한 이른바 ‘뉴미디어콘텐츠’의 상승세가 반영된 것으로 평가된다.

‘영화’ 업종은 지난해 2~9월 642개 업체가 창업했지만, 폐업은 100곳에 그쳤다. 영화 배급이나 수입 쪽이 부진했던 반면, 제작이나 상영 쪽에선 창업이 늘고 폐업은 줄었다.

제작 기간이 길어 코로나19 이후를 내다볼 수 있는 업체들의 사정이 나았던 것으로 관측된다. ‘음악’ 업종도 지난해 폐업률이 2.2%로, 최근 4년 간 폐업률 중 가장 낮았다.

2019년 같은 기간보다 업체 수가 더 많이 순증했다. 음반과 음악영상물(뮤직비디오)을 제작하거나 배급하는 업체의 수가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지난해 8월,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내놓은 ‘코로나19와 콘텐츠 이용 : 변화와 전망’이라는 보고서에서 그 원인을 찾아볼 수 있다. 이 보고서는 코로나19 발생 전(前)과 후(後)를 비교한 결과, 영상과 음악, 웹툰 등에 대한 월(月)평균 소비 금액이 적게는 26%에서 많게는 210%까지 늘어났다고 분석했다.

집에서 스마트기기로 영상, 음악을 즐기는 시간이 크게 증가한 데 따른 현상이라는 것이다. 집 밖에서보다는 집 안에서 즐기는 ‘비대면(非對面)’과 ‘언택트(un-contact)’로 재편되는 ‘문화’ 업계의 변화된 양상을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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