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절 앞강에 살얼음은 언제나 풀릴거나 짐 실은 배가 저만큼 새벽안개 헤쳐왔네 연분홍 꽃다발 한아름 안고서 물건너 우련한 빛을 우련한 빛을 강마을에 내리누나 앞강에 살얼음은 언제나 풀릴거나 짐실은 배가 저만큼 새벽안개 헤쳐왔네
2절 오늘도 강물따라 뗏목처럼 흐를거나 새소리 바람소리 물흐르듯 나부끼네 내 마음 어둔 골에 나의 봄 풀어놓아 화사한 그리움 말없이 그리움 말없이 말없이 흐르는구나 오늘도 강물따라 뗏목처럼 흐를거나 새소리 바람소리 물흐르듯 나부끼네 물흐르둣 나부끼네
이 노래의 가사는 <소식>이라는 제목의 사설시조에서 온 것이다. 평범한 가정주부로 살다가 1982년 등단한 송길자 시인의 작품이다. 1992년 어느날 박재삼 시인(1933-1997)으로부터 KBS에 가곡으로 만들 시를 한편 보내주면 좋겠다는 연락을 받고 시인은 자신이 쓴 사설시조 <소식>을 문득 떠올렸다.
소식
앞강에 살얼음이 풀릴 때쯤이면 나뭇짐을 실은 배가 새벽안개 저어왔네.
삭정이 청솔가지 굴참나무 가랑잎 덤불 한줄로 부려놓은 지겟목 쇠바릿대 위엔, 연분홍 진달래도 한 아름씩 꽂고와서, 강 건너 봄 그 우련한 빛을 이쪽 강마을에 풀어 놓더니
오늘은 저문 강을 뗏목으로 저어와, 내 마음 어둔 골에 봄빛을 풀어놓네. 화사한 꽃 내음을 풀어놓네. (송길자 시집, ‘달팽이의 노래’, 1994)
그러나 이러한 사설시조를 그대로 가사로 하라고 보낼 수는 없었다. 밤새 이 시조를 기초로 노랫말을 만들었다. 송길자 시인은 2013년 봄, 필자에게 보낸 메일에서 당시의 상황을 이렇게 설명했다.
“--- 어느 작곡가에게 갈지도 모르면서 감히 사설시조 전문을 그냥 보내놓고 알아서 가사화 해 쓰라고 함부로 할 순 없는 것쯤은 잘 알기에 시간에 쫓기면서도 밤새 그 사설시조에서 힌트, 그 뜻을 살려 지금의 노래대로 가사화 해서 보냈습니다.” 이때 제목도 <강 건너 봄이 오듯>으로 바꿔 달았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