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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에서 중앙아시아로
3.1 만세운동 100주년 기념, 유라시아 한민족 오토랠리 2019 동행기(2)
2019-10-18 박정곤 전 러시아 고리키문학대학 교수
카자흐스탄에서 우즈베키스탄으로
바쁜 마음으로 재정비를 마치고 랠리단은 서둘러 국경을 넘어 우즈베키스탄의 고도 부하라(Bukhara)로 이동하였다. 부하라는 정확한 도시 기원이 언제부터였는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고 한다. 학자들에 따라 기원 전 4세기부터 고대 문명의 흔적이 남아있다 주장하는 이들도 있으며 5, 6세기에 들어와 돌궐제국이 세워지며 투르크인과 스키타이의 유목민인 소그드인이 들어와 살았다는 설이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부하라라는 도시 명칭도 산스크리트어로는 ‘부처의 도시’로, 또 소그드어로는 ‘행복의 땅’으로 번역되기에 다양한 가설을 세울 수 있을 것이다. 그 뜻이야 어떻든 당시 이곳은 유목민들에게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이자 무엇보다 물을 찾을 수 있는 오아시스였음이 분명하다.
13세기에 들어 몽골의 침략을 받게 된 이곳은 끝까지 항전하며 스스로를 수호하려 하였지만 결국 칭기즈칸의 무릎을 꿇게 되고 도시의 대부분은 파괴되고 만다. 14세기 티무르 제국이 자리하고 그때부터 다시 이슬람 문명이 꽃피우게 되는데, 오늘날 볼 수 있는 대부분의 유적지는 이때 당시부터 재건된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유네스코 세계 유산에 등록된 부하라에는 3백여 채에 달하는 모스크와 100여 채의 이슬람 학교가 있다고 한다.
고도에서 잠시간의 여유를 가진 우리는 사마르칸트를 지나 수도 타슈켄트로 향하였다. 지나는 곳곳마다 기록으로 남겨두고 싶은 명소들이 이어졌지만 랠리 본연의 뜻을 이어가야 하기에 깊은 아쉬움을 뒤로 한 채 타슈켄트 입성을 서둘렀다. 그간의 여독으로 쌓인 피로와 더위에 지친 몸은 하루가 달리 무거워졌지만 마음씨 좋은 동포 주인장이 말아준 시원한 타슈켄트 국수 한 그릇에 힘을 내어 우리는 랠리를 이어갔다. 다시 카자흐스탄을 거쳐 모레면 알타이산맥과 대면한다는 생각에 설레는 밤을 맞이할 수 있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