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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윤석열의 첫 번째 위기

세종경제신문 | 기사입력 2021/06/20 [16:52]

[사설] 윤석열의 첫 번째 위기

세종경제신문 | 입력 : 2021/06/20 [16:52]
윤석열 전 검찰총장
윤석열 전 검찰총장

대권행보를 하고 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첫 대변인 이동훈씨가 20일 열흘만에 사퇴했다. 조선일보 논설위원으로 일하다가 지난 10일 대변인이 된 이씨가 갑자기 사퇴한 배경은 최근 국민의힘당 입당과 관련한 이 전 대변인의 방송 인터뷰 내용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동훈 전 대변인은 지난 18일 오전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윤 전 총장의 국민의힘 입당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도 되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그래도 될 것 같다"며 윤 전 총장의 국민의힘 입당을 기정 사실화 했다.

그런데 이같은 방송이 나간 뒤 몇 시간 되지 않아 이를 번복하는 입장이 윤 전 총장측으로부터 나왔다. 윤 전 총장의 입장은 "국민의힘 입당 문제에는 경거망동하지 않고 태산처럼 신중하게 행동할 것"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입당 여부는 '민심투어' 이후 판단할 문제"라는 게 윤 전 총장의 언급이라고 전했다.

한마디로 이동훈 전 대변인이 방송에서 말을 크게 잘못했다는 이야기다. 겉으로 드러난 그 문제 외에 다른 문제가 더 있는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대변인이 설령 말실수를 했거나 입장 설명을 잘못했더라도 그것이 결정적인 것이 아닌 한 그로 인해 대변인을 경질하는 일은 극히 드물다. 물론 이번 경우는 경질이 아니라 사퇴지만 그게 그거다.

이번 사안은 국민의힘당 입당시기와 관련된 것이다. 윤석열 개인이 아무리 현재 국민적 지지가 높다고 해도 당을 배경으로 하지 않고 대선전에 뛰어들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리고 이동훈 전 대변인이 방송에서 윤 전 총장의 입당에 대한 생각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윤 총장측 내부의 실제 입장이었을 것이다. 다만 시기의 문제가 있었을 가능성은 있지만, 그렇다고 해도 그같은 이유 때문에 열흘밖에 안 된 대변인이 사퇴했다는 것은 윤 총장측 내부의 준비체제가 제대로 정돈되어있지 않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 이는 매우 불안한 출발을 의미하는 것으로 비쳐질 수 밖에 없다.

윤 총장은 장모와 부인의 X-파일 등 앞으로 많은 공격에 시달릴 것이다. 그것이 사실이든 아니든 공격을 막아내야 한다. 그런데 내부적으로 일사불란하지 못하면 국민적 기대는 흔들릴 수 밖에 없다. 또 중요한 문제에 있어서는 본인이 직접 입장을 밝혀야 한다. 지나치게 신중한 행보는 자신부족으로 비쳐질 수 있다.

현재 최재형 감사원장,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등도 대권행보를 시작한 상황이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앞으로 몇 차례 더 위기의 파고를 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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