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예술
'1987' 관람 文대통령,"6월 항쟁의 완성은 촛불항쟁""블랙리스트 사건 진상 확실하게 하고 당사자 분명히 처벌할 것, 문화 예술 간섭안해"
김수진 기자  |  sjkim@sejongeconomy.kr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8.01.07  22:35:02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6월 항쟁 이후에 정권교체를 하지 못해서 여한으로 남게 된 6월 항쟁을 완성시켜준 게 촛불항쟁입니다. 이렇게 역사는 금방금방은 아니지만 그러나 긴 세월을 두면서 뚜벅뚜벅 발전해오고 있는 겁니다. 우리가 노력하면 세상이 바뀌는 거죠.”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오전 부인 김정숙 여사와 함께 서울 용산 CGV를 방문해 고 박종철 씨 고문치사 사건을 다룬 영화 '1987'을 관람하고 남긴 말이다.

문 대통령의 이날 상영관 방문 사실을 모르고 있던 관객들은 환호성을 지르면서 앞다퉈 스마트폰을 꺼내 대통령의 모습을 담았다.

문 대통령은 뒤에서 세 번째 열에 마련된 좌석으로 걸어가는 동안 통로 쪽에 앉은 관객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인사를 나눴다.

문 대통령 내외 양쪽에는 박종철 씨의 형 종부 씨와 배우 김윤석 씨가 앉았고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조국 민정수석, 윤영찬 국민소통수석, 김수현 사회수석,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배우 문성근 씨 등도 동행했다.

자리에 앉아 영화 상영을 기다리던 문 대통령은 어느 관객이 "대통령님 사랑해요"라고 외치자 자리에서 일어나 허리를 숙여 인사하고 관객들에게 다시 한 번 손을 흔들어 보였다.

부인 김정숙 여사와 두 시간여 동안 영화를 보고 배우들과 함께 인사차 무대에 오른 문 대통령은 영화의 여운이 가시지 않은 것처럼 잠시 말을 잇지 못하다가 겨우 입을 떼 "영화를 보는 내내 울면서 아주 뭉클한 마음으로 봤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영화 속 이야기의 주인공이거나 관련 있는 분들을 일일이 소개하면서 “영화가 재미, 감동, 메시지 어느 하나만 이뤄도 참으로 대단한 영화인데 이 영화는 모두를 겸비한 정말 대단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아주 훌륭한 작품 만들어주신 장준환 감독님과 배우 분들께 큰 박수 부탁 드린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영화 보면서 가장 조금 마음에 울림이 컸던 대사가 "그런다고 세상이 바뀌나요"였다. 실제로 6월 항쟁, 또 그 앞에 아주 엄혹했던 민주화 투쟁의 시기에 민주화 운동하는 사람들을 가장 힘들게 했던 말이 독재권력, 이게 힘들었지만 못지않게 부모님들이나 주변 친지들이 그런다고 세상이 달라지느냐, 그런 말이었다. 지난겨울 촛불집회 참석할 때도 부모님이나 가까운 사람들로부터 그런다고 세상이 바뀌느냐는 말 들으신 분 많을 겁니다. 지금도 정권 바뀌었다고 세상이 달라지는 게 있냐, 그렇게들 이야기하시는 분도 있죠. 저는 오늘 이 영화는 그 질문에 대한 답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한 순간에 세상이 바뀌지 않죠. 항쟁 한 번 했다고 세상이 확 달라지거나 하진 않습니다. 그러나 이 영화 속 87년 6월 항쟁으로 우리가 택시운전사라는 영화로 봤던 택시운전사의 세상, 그 세계를 6월 항쟁으로 끝을 낸 겁니다. 그리고 6월 항쟁 이후에 정권교체를 하지 못해서 여한으로 남게 된 6월 항쟁을 완성시켜준 게 촛불항쟁입니다. 이렇게 역사는 금방금방은 아니지만 그러나 긴 세월을 두면서 뚜벅뚜벅 발전해오고 있는 겁니다. 우리가 노력하면 세상이 바뀌는 거죠. 그리고 또 한 가지, 세상 바꾸는 사람이 따로 있지 않습니다. 우리가 함께 힘을 모을 때 연희(영화 속 등장인물)도 참가할 때 그 때 세상이 바뀐다라는 것을 영화가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제 소감이었습니다. 어쨌든 우리 정말 좋은 영화 만들어주셨습니다. 축하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이날 영화 관람에는 박종철 씨 고문치사 사건과 관련한 인사들도 함께해 의미를 더했는데 박종부 씨 외에도 6·10 민주화운동 당시 연세대 총학생회장이었던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의원, 한재동 씨, 최환 전 검사 등이 함께 했다.

 한 씨는 영등포교도소 교도관으로 일하던 중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수감돼 있던 이부영 전 의원이 작성한 쪽지를 외부에 전달해 사건의 진상을 알렸고, 최 전 검사는 박종철 씨 시신 화장을 막고 부검을 명령한 인물이다.

문 대통령은 영화를 관람하기 전 상영관 옆에 마련된 별도의 공간에서 이들과 20분가량 비공개로 간담회를 했다.

문 대통령은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피해가 컸을 텐데 6월 항쟁, 박종철 열사와 관련한 영화를 만들고 이에 흔쾌히 참여해 준 배우들을 만나게 돼 영광"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87년에 박종철 씨의 집을 자주 찾아갔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이야기를 나눴다.박종부 씨는 '박종철과 우리, 30년의 기억, 그대 촛불로 살아'라는 책을, 간담회에 함께한 고 이한열 씨의 모친 배은심 여사는 '1987 이한열'이라는 책을 각각 선물했다.

배 여사는 "이 영화는 차마 보지 못하겠다"고 말하고 영화는 관람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영화 관람을 마치고 문 대통령은 근처 식당으로 이동했다. 일요일 낮 영화관에 들렀다가 대통령을 만난 시민들은 놀란 표정을 짓는가 하면 일부 시민은 사진 촬영을 요청했고 문 대통령은 흔쾌히 이에 응했다.

문 대통령은 식당에서 '문화계 블랙리스트' 피해 관련 예술인들과 오찬을 함께하며 이야기를 나눴다.

문 대통령은 "저는 블랙리스트 이야기를 듣거나 또는 피해를 입으신 분들을 만나면 늘 죄책감이 든다"며 "제가 가해자는 아니지만 저 때문에 그런 일들이 생겼다는 게 늘 가슴아프다"고 위로했다.

또 "실제로 블랙리스트 피해자 분들 가운데 절반 이상이 지난 2012년 대선 때 저를 지지하는 활동을 하거나 지지 선언에 이름 올렸다는 단순한 이유 때문에 오랫동안 고통을 겪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 이후 세월호 관련해서 또 많은 분들이 고초를 겪었는데 제가 2012년 대선 때 정권교체에 성공했더라면 그런 일들을 겪지 않았을 텐데라는 회한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전 정권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농단을 법에 따라 철저히 처벌하고 두 번 다시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제가 피해자 분들의 아픔과 지난 날의 고통에 대해 보상해 드릴 길이 별로 없지만 사건의 진실을 제대로 규명해 그에 대해 책임있는 사람들, 벌받을 사람들이 확실하게 책임지고 벌받게 하는 게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또 "다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문화 예술인들이 정치적인 성향이나 정치적 의사 표현 때문에 예술 지원에서 차별 받거나 권리를 억압당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며 "문화예술인들이 제대로 창작활동 할 수 있는 사회경제적인 여러가지 지원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간담회에 배석한 도종환 장관은 참석한 예술인들이 어떤 불이익을 당했는지와 함께 대통령이 이들에게 준비한 선물의 의미를 설명했다.

소설가 서유미 씨에게는 독자들의 갈증을 해소하고 빛이 되는 삶을 살라는 의미를 담아 밤에는 조명으로도 쓸 수 있는 찻잔을 선물했고 '혁명동지가'를 작곡한 가수 백자(본명 백재길) 씨에게는 술병·술잔 세트를 선물했다.

시인 신동옥 씨에게는 불편한 창작활동을 벗어나 편안한 집필을 이어가길 바라는 뜻에서 방석이, 극단 '하땅세' 대표 윤시중 씨에게는 '文은 武보다 강하다'는 뜻을 담은 만년필이 전달됐다.

정부지원사업에서 배제돼 재정난을 겪고 있다는 '문화 아이콘' 대표 정유란 씨는 공정한 창작 환경을 의미하는 수제도장을, '이오공감' 대표 김서령 씨는 은은한 예술의 향기가 세상을 바꾼다는 의미의 디퓨저를 선물로 받았다.

영화 '미인도' 출연 후 동양화 작가로 데뷔한 김규리 씨에게는 동양화 붓을 선물했다.

[관련기사]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서울시 강동구 성안로 13길 28-2   |  대표전화 : 02-477-3291  |  팩스 : 02)477-3281
정기간행물ㆍ등록번호 : 서울 아 02889  |  발행인 : 고재원 |  편집인 : 고재원 |  청소년보호 책임자 : 이승찬
Copyright © 2013 세종경제신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