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 화재 29명 사망 대형참사 빚은 원인 4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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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 화재 29명 사망 대형참사 빚은 원인 4가지
  • 이승찬 기자
  • 승인 2017.12.22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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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질서 주차 소방자 진입 지연, 건물구조적 문제, 불에 약한 내장재 사용 반복
▲ 충북 제천 화재사고 사진=페이스북 제보

21일 충북 제천시 하소동 스포츠센터 '두손스포리움'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로 지금까지 총 29명이 사망하고 29명이 부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신속한 사고 수습을 위해 행정안전부를 중심으로 소방청·경찰청 등 6개 기관이 참여하는 '범정부 현장대응 지원단'을 제천시청에 설치하고 사고원인 조사와 수습에 나섰다.

제천소방서는 22일 오전 6시 현장 브리핑을 열고 현재 여자 23명, 남자 6명 등 모두 29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으며 남자 1명을 제외한 사망자 28명의 신원이 모두 확인됐다고 밝혔다.

21일 밤 10시께 훼손된 시신 일부가 1층 현관에서 추가로 발견되면서 사망자 수가 30명으로 발표되기도 했으나 소방당국은 "추가 발견된 시신 일부가 새로 수습된 시신인지 이미 수습된 시신 일부인지 확인되지 않았다"며 공식 사망자 수가 29명이라고 정정했다.

사고가 난 스포츠센터 건물(지하 1층, 지상 8층, 연면적 3813㎥)은 1층 주차장, 2층 여성사우나, 3층 남성사우나, 4~7층 헬스장, 8층 레스토랑으로 사용됐다. 사망자는 20명이 한꺼번에 발견된 2층 여성 사우나에서 가장 많이 발생했다. 7층 헬스장에서는 4명, 6층 헬스장 2명, 6~7층 사이 계단에서 2명, 8층 레스토랑에서 1명이 발견됐다.

6층 휘트니스장에서 대피한 김모(37)씨는 "창문에서 연기를 보고 운동하다 말고 곧바로 대피했다"며 "연기가 자욱해서 계단에서 구르기도 했지만 크게 다친 곳은 없다"고 생사의 순간을 설명했다.

이상민 소방서장은 "주출입구 올라가는 부분이 연기가 확대되는 통로 역할을 했고 화물형 승강기로도 연기와 열기가 층층이 올라가는 상황이 됐다"면서 "여성사우나가 있는 2층에서 사망자가 많이 발생한 이유는 2층의 주 출입구 쪽, 1층에서 차량이 연소하며 난 연기가 올라가 사우나에 있던 분들이 통로를 통해 나오지 못한 것으로 판단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화재로 순식간에 수십 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데는 봉쇄되다시피 한 탈출로와 불에 약한 외벽, 폐쇄적 내부 구조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첫째는 늘상 반복되는 무질서하게 주차된 차량으로 인해 소방차 출동이 지연되는 현상이다.

▲ 처음 불이 발생하던 상황을 촬용한 건너편 상가 CCTV 사진=JTBC

주차화재가 발생한 '두손스포리움'은 중소도시인 제천시에서 가장 큰 규모의 스포츠시설임에도 주차장이 비좁아 건물 주변엔 주차된 차량들이 많았고, 이는 결국 사고 당일 소방차의 현장 접근을 지연시켜 인명피해가 늘어나는 결정적 요인이 됐다.

소방당국도 "스포츠센터 주변에 주차된 차량이 많아 화재 현장 접근에 어려움을 겪었다"며 "소방차가 진입하는 데 필요한 7~8m의 도로 폭을 확보할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두 번째는 탈출로가 막혔다는 점이다. 필로티 구조인 이 건물에서 주차장이었던 1층은 화재가 시작되는 곳이어서 피해 규모를 키웠다. 하나뿐인 출입구 쪽에서 불이 나면 건물 안에서 불길을 피하는 방법은 옥상으로 올라가거나 창문 밖으로 나가는 길밖에 없는데 유일한 통로에서 불이 시작되면서 피해가 더 켜졌다. 안모(24)씨는 "1층에서 차량들이 폭발하는 듯한 소리가 나더니 금방 불길이 2층 쪽으로 올라왔다"며 "대피할 겨를도 없이 불이 번지면서 창문에 세 사람이 매달리기도 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또다른 목격자도 "헬스장과 목욕탕을 이번에 리모델링한데다 카페도 인기가 있어 최근에 이용객이 많았던 건물"이라며 "연기가 자욱한데 입구가 하나 뿐이라 대피가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세 번째는 불에 취약한 내외장재의 문제다.

1층에서 발생한 화재가 9층까지 삽시간에 번진 것은, 불에 취약한 드라이비트를 건물 외장재로 썼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드라이비트는 스티로폼에 시멘트를 바른 단열재로, 외관이 깔끔하고 값이 싸 이용도가 높지만 화재 시엔 '불쏘시개' 역할을 한다. 지난 2015년 1월 경기 의정부 아파트 화재 당시 4명의 사망자와 126명의 부상자가 나온 원인으로도 드라이비트가 지목됐었다.

최초 목격자인 행인이 119로 전화를 걸어 "1층 주차장 차량에서 화재가 발생했다"고 신고한 것은 이날 오후 3시 53분으로, 소방대는 7분 뒤인 오후 4시 현장에 도착했다. 그러나 이미 건물 전체는 불에 휘감긴 상태였다. 목격자 등에 따르면 주차장 건물 모서리의 간판에 붙은 불은 2층 간판으로, 외벽을 타고 위로 번졌다.

드라이비트는 특히 소재의 특성 상 불에 붙을 경우 유독가스를 강하게 내기 때문에 이들 가스가 통로를 통해 불길과 함께 건물 전체로 퍼져나갔을 것으로 보인다.

네 번째는 내부의 폐쇄적 구조도 피해를 키웠다. 사망자가 집중적으로 나온 2층 사우나의 경우, 시설 특성상 외부 창문이 없고 통유리 등으로 공간이 분리돼 있어 밖의 상황을 제 때 알아채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이때문에 4~6층 헬스장 등에 있던 사람들이 대피할 시간을 가졌던 반면 2층 사우나에 있던 피해자들은 불에 탄 흔적도 없이 대부분 질식사했다.

일찍 창문으로 올라오는 검은 연기를 본 이용객들은 다행히 목숨을 구할 수 있었으나 사우나에 있던 사람들은 밖의 상황을 전혀 알수 없는 상황이었고 여성사우나에서 사상자가 가장 많이 나온 이유이기도 하다.

▲ 검게 그을린 제천 스포츠센터 외벽

소방당국,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경찰은 이날 오전 9시30분부터 사고원인 규명을 위해 현장 합동 감식에 나섰다.

정부는 신속한 사고 수습을 위해 행정안전부를 중심으로 소방청·경찰청 등 6개 기관이 참여하는 '범정부 현장대응 지원단'을 제천시청에 설치했다.

한편 대형 화재가 발생한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사망자 유족과 부상자들에게 건물 소유주가 가입한 보험금이 지급된다.

이 건물 소유주 이모씨는 삼성화재 화재 보험에 가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사망자 유족에게 1억원, 부상자에게 2천만원씩의 보험금이 지급된다.

사망자 시신은 제일장례식장, 명지병원, 제천서울병원, 세종장례식장, 보궁장례식장에 분산 안치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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