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김승연 회장의 3남 김동선(28)씨의 김앤장 변호사 폭행 사건과 관련해 21일 경찰이 수사에 착수하고 대한변협도 형사고발에 나서는 등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김동선씨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피해자분들께 엎드려 사죄한다”고 뒤늦게 사과하고 나섰지만 집행유예 기간 중 또 다시 상습적인 음주 폭행을 저지르면서 형사처벌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찰,대한변협 진상 조사 나서 경찰은 언론 보도 등을 통해 알려진 김씨의 변호사 폭행사건을 광역수사대에 배당하고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일단 피해 변호사와 접촉해 사실 여부 등을 확인할 계획”이라며 “현재로선 폭행 및 협박 혐의 정도를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경찰은 두 죄 모두 반의사불벌죄(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을 경우 처벌할 수 없는 죄)이기 때문에, 당사자들이 처벌을 원치 않는단 의사를 밝힐 경우 사건 수사를 계속 진행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반면 대한변호사협회(회장 김현)도 이날 자체적인 진상조사에 착수하는 등 소속 회원에 대한 폭행에 대해 좌시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현 변협 회장은 이날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협회 윤리팀에서 사건에 대한 진상조사에 들어갔으며, 수일 내로 김씨를 수사기관에 고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서울지방변호사회(회장 이찬희)도 성명을 내 "'슈퍼 갑' 의뢰인인 재벌그룹 3세의 변호사 폭행은 전형적인 '갑질'이자 법치주의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라며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서울변회는 "변호사는 의뢰인의 권리 보호나 조력에 그치지 않고, 법치주의 실현, 공정한 사회 수립 등 사회 발전을 위한 다양한 공적 기능을 담당한다"며 "변호사에 대한 폭언과 폭행은 결국 헌법이 보장하는 변호사의 공적 기능을 위축시키고 나아가 법치주의마저 위협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변협 주변에서는 “이번 사건은 문제 제기가 어려운 신입 변호사들을 향한 재벌의 전형적인 ‘갑질’로서, 회원 보호 차원에서 좌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동선,"깊이 반성..." 네티즌,"반복되는 법 무시 행위 강하게 처벌해야" 김씨는 이날 오후 장문의 입장문을 내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김씨는 "지난 9월, 저는 보도된 바와 같이 아는 변호사가 포함된 지인들의 친목모임에 참석했는데 전작이 있는데다 그 자리에서도 상당량의 술을 주고 받으면서 취기가 심해 당시 그곳에서 있었던 불미스러운 일을 거의 기억하기 어려워 다음날 동석했던 지인에게 '혹시 내가 무슨 실수라도 하지는 않았는지' 염려스러워 물었고, ‘결례되는 일이 좀 있었다’고 해 그 분들에게 우선 죄송하다는 사과의 문자를 보냈다"고 밝혔다. 김씨는 이어 "곧 그 분들로부터 '놀라기는 했지만 괜찮다'는 등의 답신을 받고 그 후 내내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었지만 오늘 보도된 당시의 상황은 저도 깜짝 놀랄만큼 도가 지나친 언행이 있었음을 알게 되었고, 지금은 제가 차마 고개를 들 수 없을 만큼 부끄럽다"며 "진작에 엎드려 사죄 드렸어야 할 일을 까마득히 모르고 지냈으니 제가 이제와서 이 일을 어떻게 해야 되는지 당황스럽기만 하다"고 말했다. 김씨는 그러면서 "우선, 피해자 분들께 엎드려 사죄드리고 용서를 빈다" 면서 "그동안 견디기 어려운 아픈 마음을 가지고 계셨을 것을 생각하니 정말 죄송스럽기가 한이 없고 지금의 저 자신이 싫어질 뿐" 이라고 밝혔다. 김씨는 그러면서 "기회를 주신다면, 일일이 찾아뵙고 저의 잘못을 진심으로 사죄드리고 싶다.자숙의 시간을 보내야 할 제가 물의를 일으켜 더욱더 면목이 없다"고 밝혔다. 김씨는 "그동안 부모님께서 늘 말씀하셨던대로, 제가 왜 주체하지도 못할 정도로 술을 마시는 지 또 그렇게 취해서 왜 남에게 상처를 주는 행동을 하는지에 대해서 깊이 반성하며 적극적으로 상담과 치료를 받아서 다시는 이런 일이 절대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며 "늦게라도 저의 행동을 지적해 주신 것을 감사드리며 이번 기회에 제 자신을 진지하게 돌아보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같은 김씨의 입장표명에도 불구하고 주변 여론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일부 네티즌들은 특히 재벌가 자제들의 잇단 음주 폭행과 갑질에 대해 ‘법 경시와 물질 만능주의’에 물든 이들을 강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씨, "너희 아버지 뭐하시냐" 반말 시비, 폭행 재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9월 말 서울의 한 술집에서 열린 김앤장의 신입 변호사 10여명의 친목모임에 여성 변호사 A씨(27)의 소개로 중간에 참석해 술자리가 이어지던 중 난동을 부렸다는 것이다. 이 자리에서 술에 취한 김씨는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변호사들을 향해 “너희 아버지 뭐하시냐” “지금부터 허리 똑바로 펴고 있어라” 등 막말과 “날 주주님이라 부르라”는 말까지 하는 등 폭언을 퍼부은 것으로 전해졌다. 변호사들이 만취한 김씨를 말리자 급기야 남성 변호사의 뺨을 때리고, 여성 변호사 B씨의 머리채를 쥐고 흔드는 폭행을 저질렀다는 것이다. 김씨의 폭행과 폭언이 이어졌지만 변호사들은 김씨가 김앤장의 최대 고객사중 하나인 한화그룹의 자녀이자 재벌 3세라는 점에서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한화그룹의 소속 변호사들이 피해 변호사들에게 사과했지만 일부는 사과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이전에도 만취 후 난동을 일으켜 논란이 된 적이 여러 차례 있다. 지난 2010년에는 서울의 한 호텔 바에서 만취해 난동을 부리고 보안직원 폭행과 호텔 여종업원 성추행 혐의 등으로 붙잡혀 당시에는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올해 1월에는 강남의 한 위스키 바에서 종업원 2명을 폭행하고, 안주를 던지는 등 소란을 피워 영업을 방해하다 경찰에 연행되는 과정에서 순찰차 내부 유리문과 카시트를 파손시켜 집행유예 2년에 사회봉사명령 80시간을 받은 바 있다. 집행유예중인 김씨가 만약 이번 김앤장 소속 변호사 폭행 사건으로 법적 문제를 지게 될 경우 가중 처벌이 불가피하다. 단 상해가 없는 단순 폭행은 반의사불벌죄로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처벌할 수 없어 피해 변호사들의 대응여부가 주목된다. 김씨는 마장마술 국가대표 선수로 지난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 금메달,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금메달,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획득하는 등 뛰어난 실력을 보였지만 각종 사회적 물의로 선수 자격 시비가 일고 있다. 왜 한화가문은 아버지와 아들 물의 자주 빚나?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자녀들의 술집 폭행시비는 한 두 번이 아니다. 3형제중 큰 아들인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를 제외하고 차남인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도 지난 2007년 3월 북창동 술집 종업원들과 시비가 붙어 아버지 김승연 회장이 직접 보복 폭행에 나서는 일까지 발생했었다. 당시 김 회장은 경호원과 경비용역업체 직원을 동원해 클럽 종업원 4명을 청계산으로 끌고가 폭행한 혐의로 집행유예 3년에 사회봉사 명령 300시간의 처벌을 받기도 했다. 감상무는 또는 지난 2011년에는 차 사고를 낸 후 구호조치 없이 도주했다 벌금 7백만원을 받았고 지난 2014년 2월에는 주한미군 사병이 밀반입한 대마초 일부를 건네받아 4차례 피운 혐의로 기소돼 집행유예 2년에 약물 치료 강의 수강명령을 재판부로부터 받은 바 있다. 이번 사건과 관련, 사회 일각에서는 한화 김승연 회장 가문의 잦은 법질서 경시와 위반 행위가 결국 사면이나 집행유예같은 가벼운 처벌 때문에 반복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또 김앤장도 한화그룹이 대형 고객사라는 이유로 내부 소속 변호사들이 피해를 당한 것에 대해 쉬쉬하다 뒤늦게 일을 키웠다는 책임을 면키 어렵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저작권자 ⓒ 세종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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