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만 절약할 수 있다면..."맞벌이 부부의 역설
상태바
"시간만 절약할 수 있다면..."맞벌이 부부의 역설
  • 정혜선 기자
  • 승인 2017.08.25 09: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日, 맞벌이 증가로 시간절약 제품 인기! 주말에 시간을 절약할 수만 있다면 가격과 상관없이
 

최근 일본에서 맞벌이 증가로 돈을 더 들이더라도 가사 시간을 절약하고 싶어 하는 소비자의 니즈에 부응한 제품과 서비스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일주일간 모아놓은 빨래를 대형 세탁기에 넣고 돌리면 세탁부터 탈수, 건조까지 한꺼번에 해주는 대형세탁기,
매일이 아니라 주말에 한꺼번에 장을 보는 라이프 스타일에 따라 사온 찬거리를 넣어 놓을 수 있는 대형냉장고,
그릇에 거품 세제를 살포한 후 씻어내기만 하면 설거지가 끝난다는 간편함으로 승부하는 거품 스프레이 세제.

 이같은 트렌드는 맞벌이 부부의 경우 식구도 적고 외식을 하는 경우가 많아 소형가전이 인기를 끌 것 이라는 일반적인 상식을 뒤엎는 소비행태다.

KOTRA 일본 오사카 무역관이 최근 펴낸 ‘일본 맞벌이 부부들의 소비행태 보고서’에 따르면 ‘시간절약 제품’이 왜 인기를 끌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일본 내각부에 따르면 최근 일본에서는 맞벌이 가구 수가 1129만세대(2016년)로 3년전에 비해 64만 가구가 늘어나는 등 맞벌이 부부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반면, 외벌이 가구 수는 지속적 감소세를 보여 2016년 기준 664만 가구로 맞벌이 부부 가구의 60% 수준에 불과하다.

맞벌이 가구 중에서도 남녀 모두 정규직인 가구는 2016년 기준 424만 가구로 전체 맞벌이 가구의 37.5%를 차지한다.

일본 맞벌이 가구가 급증하는 이유는 초고령 사회로 진입하면서 젊은 층 인력난이 가속화하고 있는 가운데 적극적으로 여성 취업 권장 정책을 펼치는데서 찾을 수 있다.

전통적으로 보수적인 일본에서 15~64세 여성의 취업률이 2012년 60.7%에서 2016년 66%까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도 여성취업 활성화 정책에 영향을 받았다.

또 내각부의 남녀 평등에 따른 의견 조사에 따르면, 여성의 취업을 둘러싼 의식도 변화해 '아이가 생겨도 계속 일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의 비율은 2014년 남녀 각각 43.5% 및 45.8%에서 2016년 52.9% 및 55.3%로 높아지고 있다.

주목받는 맞벌이 가구의 소비

맞벌이 가구가 늘어나면서 가구의 소비지출도 외벌이 가구는 전년대비 2.2% 감소한 반면 맞벌이 가구는 0.3% 증가한 33만 1872엔을 기록해 내수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있다.

미쓰비시UFJ 리서치&컨설팅은 지난 3년간 증가한 맞벌이 가구의 소득은 약 9000억 엔이며, 소비는 약 2000억 엔 증가했다고 밝혀 이같은 사실을 뒷받침하고 있다.

수입 증가를 배경으로 소비도 확대되면서 맞벌이 가구의 소비가 일본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맞벌이 부부의 소비 키워드는 '시간 절약'

일과 가정의 균형을 도모하는 맞벌이 부부에게는 가사에 소요되는 노동시간 절약이 중요한 과제로 등장하면서 ‘시간절약’을 무기로 어필하는 제품들이 히트하고 있다.

 

 야마다 전기 백색가전 담당자에 따르면 건조 기능을 갖춘 대형 세탁기가 주말에 한꺼번에 세탁해서 건조까지 끝내고 싶어 하는 맞벌이 부부에게 인기 있다고 한다.

 일본전기공업회(JEMA)에 따르면 2016년도 세탁기 출하액은 3189억 엔으로 전년 대비 8.2% 증가했으며, 2017년도에도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매일이 아니라 주말에 한꺼번에 장을 보는 맞벌이 부부의 라이프 스타일에 따라 대형 냉장고도 인기여서 2016년도 냉장고 출하액은 4251억 엔으로 전년 대비 0.6% 증가했으며, 2017년도에는 1.2%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카오의 '큐큐토 클리어폼 스프레이'는 그릇에 거품 세제를 살포한 후 씻어내기만 하면 설거지가 끝난다는 간편함으로 인기를 끌어 작년 10월 발매 후 목표보다 2배 많은 420만 개가 팔리면서 올해 상반기 세제 분야 히트 상품이 됐다.

 

 가전제품뿐만 아니라 맞벌이부부를 대상으로 한 가사대행 서비스 산업도 날개를 달고 있다.

경제산업성에 따르면 가사대행 서비스 시장 규모는 2012년 1000억 엔 정도. 최근 맞벌이 가구 증가로 향후 6배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가사대행 서비스 기업인 베어스는 수요급증으로 연내에 전년 대비 60% 증가한 800명을 신규 채용할 계획이며, 카지는 직원 수를 3배 확대할 계획이다.

바쁜 아침을 위한 마스크팩도 맞벌이 여심을 저격한 제품이다.

사보리노의 아침용 마스크팩은 바쁜 아침에 60초간 얼굴에 붙여놓기만 하면 스킨케어가 끝난다는 점 때문에 소비자의 호응을 얻은 히트 상품이다. 2015년 출시 이후 누적 판매량이 5100만 개를 넘어섰다.

  '시간 절약' 제품 시장 공략 강화하는 기업들

시간 절약이 가능한 제품에 대한 수요 증가와 생활방식 변화를 놓칠 리 없는 기업들은 이 분야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건축자재 기업 LIXIL은 올해 3월 샤워하기 편한 욕실 시스템 어라이즈(Arise) 출시해 욕조보다는 샤워를 선호하는 샤워파 증가 추세에 부응해 샤워의 편의성을 제고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식품기업인 동양수산은 전자레인지에 2분 정도 데우기만 하면 되는 편리함과 신속성을 갖춘 즉석밥 생산 능력을 약 90억 엔을 투자, 생산라인을 신설했다.

된장 양조기업 하나마루키는 뜨거운 물만 부으면 되는 즉석 된장국의 생산능력을 10% 확대하기 위해 15억 엔을 투자해 공장을 증설할 계획이다.

일본 맞벌이 가구 증가로 시간절약을 추구하는 소비 트렌드 지속 전망

이번에 보고서를 작성한 코트라 오사카 무역관 조은진씨는 “저출산 고령화로 인력 부족 문제에 시달리는 일본은 여성 인력 활용을 위해 노력중이며 특히 최근에는 사회적 인식도 변화해 출산 이후에도 정규직으로 직장생활을 하는 여성의 수는 증가할 것으로 기대 된다”고 분석했다.

바쁜 와중에도 일과 가정의 균형을 추구하는 맞벌이 부부는 가사대행 서비스를 의뢰하는 등 돈이 추가로 들더라도 가사 시간 절약을 추구하는 특징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생활 방식도 매일 세탁과 장을 보는 대신 주말에 몰아서 하고, 욕조에 몸을 담그기보다는 샤워를 하는 등 간편하고 신속한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소비 성향 및 생활방식 변화는 새로운 사업 기회로 연결

조은진씨는 “시간이 절약될 수 있는 편리한 제품에 대한 수요 증가에 따른 기회를 포착하기 위해 일본 기업은 발 빠르게 투자를 확대하고 신제품을 출시하고 있는만큼 한국 소비재 제조기업도 '시간 절약'을 키워드로 혁신적인 제품 개발을 통해 일본 맞벌이 부부 소비자를 공략해볼 만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한국발 히트 화장품인 BB 및 CC 크림, 쿠션 파운데이션도 화장을 간단하고 빠르면서도 예쁘게 끝낼 수 있다는 점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따라서 소비 성향 및 생활방식 변화가 다양한 제품과 연관된다는 점에서 화장품뿐 아니라 잡화나 가전제품, 식품 등 소비재 전반에 걸쳐 시간을 줄일 수 있는 제품 개발이 요구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