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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판 모래시계드라마 '인민의 이름으로'앓이 계속된다:세종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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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판 모래시계드라마 '인민의 이름으로'앓이 계속된다

시진핑 정부 부패척결 캠페인 일환으로, 2004년 이후 반부패 드라마 첫 방영

송한준 중국전문기자 | 기사입력 2017/05/11 [12:15]

중국판 모래시계드라마 '인민의 이름으로'앓이 계속된다

시진핑 정부 부패척결 캠페인 일환으로, 2004년 이후 반부패 드라마 첫 방영

송한준 중국전문기자 | 입력 : 2017/05/11 [12:15]
▲ 사진=봉황망

중국 핵심 권력층의 부패 스캔들을 정면으로 다룬 중국판 ‘모래시계’ 드라마 ‘인민의 이름으로(人民的名義)’가 폭풍적인 인기를 넘어서 중국 사회 전체에 큰 파장효과를 일으키고 있다.

 중국 후난위성TV(湖南卫视)에서 지난 3월 28일부터 방영해 4월 28일 종영한 52부작 반부패 정치드라마 '인민의 이름으로'는 이미 방송이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중국에서 큰 화제를 일으키고 있다.

 '인민의 이름으로'는 국가기관 및 공무원 감찰기관인 최고인민검찰원 산하의 영화드라마센터가 제작했고, 시진핑 정부가 적극 추진 중인 반부패 운동을 드라마화한 것이다.

 검사가 위험을 무릅쓰고 부총리급(副國級) 관료들의 부정부패를 파헤쳐 심판대에 올린다는 내용을 그려 중국 최고위층의 문제를 직접 다뤘다.

 특히 중국 정부가 매우 민감한 내부적인 부패 실상을 낱낱이 직접 파헤친다는 점에서 방영 초기부터 주목을 받아 최고 시청률 8%를 돌파하는 등 최근 10년간 방영된 성급 위성채널 드라마중 최고를 기록했을 정도다.

▲ BBC 홈페이지

 중국의 TV, 영화, 라디오 등을 관리 감독하는 광전총국(广电总局)은 사전 제작 및 검열을 맡고 있는데 이 부서가 지난 2004년 반부패 드라마의 황금시간대 방영을 금지한 이후 처음으로 방영된 반부패 드라마다.

 우리 기준으로 보면 시청률 8%가 높지 않다고 단순 비교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중국의 경우 100개 이상의 TV 채널이 있고 인터넷을 통해 드라마를 시청하는 경우가 많아서 시청률이 2%를 넘으면 인기 드라마에 속한다. 따라서 시청률이 8%를 돌파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사례다.

 급기야 지난 4월에는 중국 최고인민검찰원(우리의 검찰청)이 제작사로 포함된 이 드라마 심사원본 파일이 인터넷에 불법으로 유출돼 마지막회까지 미리 보는 황당한 일까지 연출됐다.

 일부에서는 시진핑 주석이 올 가을 개최되는 제19차 공산당 대회를 앞두고 '종엄치당(從嚴治黨: 엄격한 당 관리)' 등을 더욱 공고화 하는 계기로 삼기 위해 이 시점에 반부패 드라마를 방영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정부 관리들이 프로젝트 허가권 등 권한을 이용해 사익을 추구하고, 기업이 관리들에게 뇌물을 제공하는 등의 방법으로 '꽌시'를 구축하고 사업권을 획득하는 풍조가 만연한다는 점에서 중국 인민들의 고위층에 대한 불만이 팽배해왔다.

  이 드라마에서는 고위 관리부터 말단 관리에 이르기까지 기업과 비정상적인 거래관계를 유지하는 부패의 민낯을 그대로 드러내면서 공직사회에 경종을 울리는 것은 물론 결국 부패 고리를 처벌하는 것으로 결론이 내려지며 중국 시청자들에게는 ‘사이다’ 같은 역할을 했다.

 급격한 경제성장 과정 속 중국 경제구조 및 정책 변화 깊이 있게 녹아 있어 

이 드라마에서는 정치적 메시지외에도 두 가지 측면에서 중국 경제의 다변화와 의미를 유추해 볼 수 있다.

 첫째는 일확천금을 노린 투자 광풍과 중국 산업구조의 변화를 그대로 현실감 있게 그려내고 있다.

 드라마는 40대 민영기업 경영인 차이청공(蔡成功)을 통해 2000년대 이후의 중국 경제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데 20대에 방직공장 '대풍장(大风厂)'을 인수해 성공적으로 경영해 왔지만, 산업구조의 변화로 대풍장을 통한 지속적인 성장이 어려워지게 된다.

 차이청공은 2010년 석탄시장이 호황을 이루는 것을 보고 고금리 대출을 받아 정부 관리와의 관계를 이용해 석탄광산을 매입하지만, 시장 변화로 사업에 실패하고 여러 가지 문제에 봉착하게 된다.

방직공장 대풍장은 쇠퇴기를 맞은 전통제조업을, 차이청공의 석탄광산 매입과 실패는 한 때 중국 일부 지역에 만연했던 일확천금을 노린 무분별한 광산 개발을 상징하고 있다.

 부패기업인 차이청공의 인생을 통해 중국 경제 성장과정에서의 어두운 단면을 엿볼 수 있는 것이다.

두번째로는 중국 정부의 경제정책 변화,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를 보여준다.

 과거 지방정부 관리들은 GDP 성장 실적을 통해 역량을 인정받고 중앙정부로 진출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었기 때문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GDP 성장을 추구했다.

 GDP 숫자를 키우기 위해 지방정부 관리들은 국유기업 및 은행을 동원해 무리한 인프라 투자, 문어발식 산업 육성 정책 등을 펼쳤고 이는 심각한 공급과잉 및 부실기업 양산을 초래하고, 정경유착을 통해 부정부패가 만연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 사진=타오바오

그러나 무분별한 양적 성장이 환경오염 등 다양한 문제를 초래하자 중국 정부는 '질적인 성장' 추구로 정책 기조를 변경했는데 드라마 속에서 '일벌레 고위 공무원'으로 등장하는 리다캉(李达康) 서기는 '오염이 없는 GDP 성장'을 추구하는 인물로, 다양한 표정과 개성있는 캐릭터로 주목받고 있으며 시청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한마디로 드라마 속에서 중국 경제의 급격한 경제발전과 성장통을 조명하고 있다는 점이 큰 공감을 얻고 있는 것이다.

 결국 드라마는 인기를 넘어서 중국 경제효과에 한 몫을 하고 있다.

 출판, 관광, 드라마 소품 판매까지 전국이 '인민의 이름으로 앓이'를 하고 있다. 

  중문재선(中文在线)에 따르면, 드라마 방영 후 원작소설 ‘인민의 이름으로’의 인기가 치솟아 인쇄본 판매량이 138만 부를 돌파했고, 전자책의 월 클릭수가 5억 회를 돌파했다.

 또한 드라마의 95%가 장쑤성(江蘇省) 성도인 난징(南京)에서 촬영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촬영지를 방문하고자 하는 관광객이 늘어나 난징 여행이 활성화되고 있다고 한다.

▲ 사진=바이두

 이외에도 동난대학교 대강당, 난징항천항공대학교, 난징칭아오문화체육공원 등 곳곳이 촬영지로 활용되면서 지난 4월 주말(8~9일, 15~16일) 중 난징 자유여행 패키지의 매출이 평소보다  3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GDP 서기' 리다캉(李达康)의 이미지가 스마트폰의 다양한 이모티콘으로 출시됐는가 하면 드라마에서 사용한 티텀블러도 온오프라인에서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이같은 열풍은 결국 중국인 시청자들이 한류드라마에서나 볼 수 있었던 속 시원한 부패 권력 척결을 중국 중앙정부가 제작한 드라마에서 볼 수 있는 것이 신기하면서도 대견하게 여기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중국 시장 구조 이해하려면 꼭 봐야 하는 드라마  

한편으로는 지난 2013년 시진핑 정부 출범 후 강력한 반부패 드라이브 추진으로 처벌받은 공직자가 100만명에 이르고 있어 중국 정부로서는 드라마를 통해 부패 공무원에 대한 강력한 경고성 메시지를 던지는 동시에 일반 대중들에게는 정부에 대한 믿음과 당에 대한 충성심을 고취하는 일거양득의 기회가 기회가 되고 있다.

 

▲ 사진=타오바오몰

또 이 작품은 중국 지방정부의 구조, 정부와 당과의 관계, 정부와 기업과의 관계, 비즈니스 관행, 금융 구조 등 중국 정치·경제 전반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는 자료여서 중국 국내뿐 아니라 다양한 국가의 외신에서도 주목하고 관심 있게 보도할 만큼 중국이 처해 있는 현실과 중국 정부의 방향을 여과없이 표현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작가 저우메이선(周梅森)은 중국 언론 베이징주보(北京周报)와의 인터뷰에서 주중 외교사절들이 중국을 이해하기 위해 이 드라마를 시청하고 있으며, 현재 다양한 언어로의 번역출판이 논의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중국 정부의 의도에도 불구하고 ‘인민적명의’는 중국 방송사가 제작한 여러 가지 정치성 드라마 중에서 현재까지는 가장 큰 성공을 거둔 작품으로 기록될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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