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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러닝 "번역이 세상에서 가장 쉬웠어요":세종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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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러닝 "번역이 세상에서 가장 쉬웠어요"

[세종칼럼] 구글 워드렌즈 서비스 계기로 통역없는 외국여행이 가능해졌다.

민경중 초빙교수(한국외대) | 기사입력 2017/04/24 [19:36]

딥러닝 "번역이 세상에서 가장 쉬웠어요"

[세종칼럼] 구글 워드렌즈 서비스 계기로 통역없는 외국여행이 가능해졌다.

민경중 초빙교수(한국외대) | 입력 : 2017/04/24 [19:36]
 

[세종칼럼] 여러분은 혹시 해외에 여행을 갔을 때 가장 불편한 점이 어떤 것이었습니까? 사람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아마도 언어문제가 가장 장애가 되었을 것입니다.

제가 25년전 일본을 처음 갔을 때 일본어를 한마디도 모른 상태에서 일주일간 머무는데 정말 불편했습니다. 말도 말이지만 식당에서 메뉴판을 봐도 읽을 수가 없어서 눈치코치로 주문을 할수 밖에 없었습니다.

하도 갑갑해서 귀국후 몇 달 간 일본어 공부를 했습니다. 몇년 후 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에 취재를 갔을때 부족하지만 간단한 일본어를 구사하고 글을 읽을 수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큰 도움이 됐는지 모릅니다..

이런 경험 때문에 저는 낯선 나라를 갈 때는 다른 것은 몰라도 그 나라 문자를 조금이라도 외우고 읽는 방법을 미리 공부하고 갑니다. 러시아 정부 초청으로 2주일간 러시아 각지를 돌아다닐 때도 키릴문자를 여러번 읽고 외워가니 현지에서 교통표지판이나 지도, 레스토랑 간판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당시 타스통신 이그나텐코 사장은 제가 러시아 신문의 헤드라인을 몇줄 읽자 "언제 러시아어를 배웠냐"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사실 뜻은 모르고 읽기만 했는데도 말입니다.

 그런데 이제는 세상이 달라져서 그럴 필요도 없게 됐습니다.

얼마 전 글로벌 검색기업 구글은 ‘워드 렌즈’라는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이 서비스는 스마트폰 카메라로 간판이나 메뉴판 등을 비추면 설정한 언어로 번역한 결과를 바로 보여줍니다. 작동 방법도 간단합니다.

구글 번역 앱을 켜고 원하는 곳에 카메라를 대면 영어가 한국어로, 한국어가 영어로 바로 번역된 형태의 이미지를 수정해줍니다.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는 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31번째 국가가 됐습니다.

▲ 구글 번역앱의 워드렌즈를 이용해 카메라로 번역이 필요한 곳을 촬영하면 실시간으로 오른쪽처럼 영어로 바뀌어 이미지를 보여준다.

워드렌즈가 작동하는 원리의 비밀은 이세돌을 꺽은 알파고로 유명한 ‘머신러닝’에 있습니다. 인공신경망 기능을 사용해 이미지 속 문자를 식별하는 것입니다. 카메라가 대상을 비추면 구글 번역 앱은 이미지 속에서 ‘알아서’ 문자를 골라냅니다.

머신러닝으로 훈련된 신경망이 문자를 인식하고 번역해 내가 궁금한 단어를 보여줍니다. 워드렌즈 모드는 언어팩을 기반으로 동작하기 때문에 인터넷에 연결이 안 된 상태에서도 언어팩만 받아두면 활용할 수 있습니다. 데이터 통신을 사용할 수 없는 국가에서도 자유롭게 쓸 수 있어 든든합니다.

구글측은 “언젠가는 전 세계의 모든 언어를 포용하겠다”라는 목표를 밝힌 바 있습니다.

1950년대 미국의 과학자들이 컴퓨터를 이용해 러시아어를 영어로 번역하기 위해 연구를 진행한 ‘기계 번역’이 처음 시도였다면 인공신경망에 기반한 딥러닝 알고리즘 방식의 번역은 새로운 세상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구글번역서비스는 글로벌 103개 언어 번역이 가능하고 매일 천억번 이상 번역 작업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알파고가 스스로 학습하면서 진화한것처럼 지금도 번역을 위한 인공신경망도 계속 학습을 하고 있어서 머지않은 장래에 통역사 없이도 자유롭게 외국인들과 소통이 가능한 날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국내 포털사 네이버도 역시 인공신경망 방식 기술이 탑재된 번역 서비스 ‘파파고’를 선보여 한글에 관한한 구글보다 낫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당장 내년 2월 평창올림픽 때는 전 세계 각지에서 오는 외국인 관광객들과 선수들이 번역앱을 많이 사용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언어를 잘 몰라도 해외 여행을 한결 수월하게 떠날 수 있을 날이 벌써 우리 곁에 다가와 있습니다.

대학에서 중국어를 가르치는 교수로서는 위협적인 일이지만 그래서 더욱 기계가 흉내낼 수 없는 사람의 감성을 키워내는 일이 더욱 중요해졌습니다.

사람은 기계보다 낫다는 사실을 입증해야 하는 과제가 우리 앞에 놓여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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