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성인 4명 중 1명은 평생 1번 이상 정신질환을 겪지만 치료는 소홀히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신질환을 경험한 국민 중 정신과의사 등에게 정신건강 문제를 의논하거나 치료받은 경험이 있는 비율은 2011년에 비해 증가는 했지만 여전히 20%대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는 12일 주요 정신질환의 유병률, 의료서비스 이용 현황 등 ‘2016년도 정신질환실태 역학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정신보건법에 근거해 2001년 처음으로 실시한 후 2006년, 2011년에 이은 네번째 조사로 2016년 7월부터 11월까지 삼성서울병원(연구책임자 홍진표 교수)을 통해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5,102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17개 정신질환에 대한 평생유병률은 25.4%(남 28.8%, 여 21.9%)으로, 성인 4명 중 1명이 평생 한번 이상 정신건강문제를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1년 유병률(지난 1년간 한번 이상 정신질환에 걸린적이 있는 사람의 비율)은 11.9%(남 12.2%, 여 11.5%)로, 지난 1년간 정신건강문제를 경험한 사람은 470만명으로 추산됐다. 질병별로 살펴보면 기분장애의 대표 질환인 우울장애(우울증) 평생유병률은 5.0%(남 3.0%, 여 6.9%)로 여성이 남성보다 2배 이상 높았다. 1년 유병률은 1.5%(남 1.1%, 여 2.0%)로 지난 1년간 우울증을 경험한 사람은 61만명으로 추산됐다. 18세 이상 64세 이하 평생유병률을 비교하면, 2001년 4.0%, 2006년 5.6%, 2011년 6.7%, 2016년 5.1%로 2011년에 비해 1.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는 우울장애의 일종인 산후우울증이 처음으로 추가됐는데, 조사결과 주요 우울장애를 경험한 성인 여성 10명 중 1명(9.8%)이 산후우울증이었다. 불안장애 평생 유병률은 9.3%(남 6.7%, 여 11.7%), 1년 유병률 5.7%(남 3.8%, 여 7.5%)로, 지난 1년간 불안장애를 경험한 사람은 224만명으로 추산됐다. 2011년(남 3.7%, 여 9.8%)과 같이 여성이 남성보다 유병률이 높았으며, 18세 이상 64세 이하 평생 유병률을 비교하면, 2001년 8.8%, 2006년 6.9%, 2011년 8.7%, 2016년 9.5%로 2011년에 비해 0.8% 증가했다. 조현병 스펙트럼장애 평생유병률은 0.5%(남 0.5%, 여 0.4%), 1년 유병률은 0.2%(남 0.2%, 여 0.2%)로, 지역사회에서 1년간 조현병 스펙트럼장애를 경험한 적이 있는 사람은 6만3,000명, 입원‧입소해 있는 조현병 스펙트럼장애 환자 수는 5만명으로, 총 11만3,000명이 조현병 스펙트럼장애를 앓았거나 앓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또한 평생 한번이라도 조현병 증상(환청, 환시, 조정망상, 피해망상 등)을 경험한 적이 있는 사람은 약 1.8%, 71만명으로 추정됐다. 18세 이상 64세 이하 평생 유병률을 비교하면, 2001년 1.1%, 2006년 0.5%, 2011년 0.6%, 2016년 0.5%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알코올 의존(내성과 금단증상)과 남용(내성과 금단증상 없으나 일상생활에 부적응 발생)이 포함된 알코올 사용장애 평생 유병률은 12.2%(남 18.1%, 여 6.4%)로 남성이 여성보다 3배 이상 높았다. 1년 유병률은 3.5%(남 5.0%, 여 2.1%)로, 지난 1년간 알코올 사용장애 추정환자는 139만명으로 조사됐다. 18세 이상 64세 이하 평생 유병률을 비교하면, 2001년 15.9%, 2006년 16.2%, 2011년 14.0%, 2016년 13.4%로 감소 추세다. 니코틴 의존과 금단증상을 포함하는 니코틴 사용장애 평생 유병률은 6.0%(남 10.6%, 여 1.4%), 1년 유병률은 2.5%(남 4.5%, 여 0.6%)로, 남성이 여성에 비해 약 7배 이상 높았으며, 지난 1년간 니코틴 사용장애 추정환자는 100만명이다. 18세 이상 64세 이하 평생 유병률을 비교하면, 2001년 10.3%, 2006년 9.0%, 2011년 7.3%, 2016년 6.5%로 감소 추세로 나타났다. 자살 생각 및 시도와 관련해서는 성인의 15.4%가 평생 한번 이상 심각하게 자살을 생각한 적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3.0%는 자살을 계획하고, 2.4%는 자살을 시도한 것으로 나왔다. 또한 자살 생각자의 50.1%, 자살 계획자의 68.7%, 자살 시도자의 75.1%가 평생 한번 이상 정신장애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2011년과 2016년의 평생유병률을 비교하면 ▲자살 생각 15.6%→15.4% ▲자살 계획 3.7%→3.0% ▲자살 시도 3.2%→2.4%로 감소하고 있다. 2011년 대비 유병률 감소추세…우울증·조현병은 증가 그러나 연도별 정신질환 유병률(17개 주요 정신질환을 포함한 모든 정신질환)은 전반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로 나타났다. 정신질환 전체 평생 유병률은 2011년 대비 0.8% 감소(2011년 27.4%→2016년 26.6%)했고, 1년 유병률은 2011년 대비 2.6% 감소(2011년 15.4%→2016년 12.8%)했다. 정신건강서비스 이용 실태와 관련해서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정신건강 문제로 전문가와 상의한 적이 있는’ 경우가 전체의 9.6%로 2011년의 7.0%에 비해 약 2.6% 증가했다. 또한 평생 동안 정신질환을 경험한 국민 중 정신과의사 등에게 정신건강 문제를 의논하거나 치료받은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된 사람은 22.2%로 2011년 15.3%와 비교했을 때 6.9%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질환별로 2011년과 비교해 서비스 이용률을 살펴보면 우울증 등 기분장애는 37.7%→52.5%(+14.8%), 조현병 등 정신병적장애는 25.0%→39.3%(+14.3%)로 크게 늘었다. 한편 정부는 우울증‧조현병 등 정신건강 문제의 사전 예방과 조기관리 강화를 위해 2016년 2월 정신건강 종합대책을 수립해 추진 중이다. 정부는 이번 조사결과와 지난해 수립한 정신건강 종합대책을 바탕으로 정신건강서비스의 접근성을 높이고 조기 발견과 조기 치료를 위한 정책적 노력을 이어갈 계획이다. 아울러 18세 이하 아동‧청소년의 정신질환 실태조사는 현재 진행 중이며 올해 하반기 중 완료될 예정이다. <저작권자 ⓒ 세종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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