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칼럼]삼성 후계자의 구속은 오히려 기회이자 축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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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칼럼]삼성 후계자의 구속은 오히려 기회이자 축복
  • 민경중 한국외대 초빙교수
  • 승인 2017.02.17 10: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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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언론,"삼성의 위기가 대한민국의 위기?" 외신,"정의가 바로 서는 계기 될것" 상반된 시각차
▲ [세종경제신문 만평] 2017.2.17일자 作 이공

[세종칼럼] 민경중 대표기자, 한국외대 초빙교수

삼성그룹의 최대 상속자가 구속됐다.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 얘기다.

故 이병철 회장이 삼성을 설립한 지 79년만에 처음이라고 한다. 삼성 그룹 역사에서 고비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사카린 밀수사건으로 창업자인 이병철 회장도 구속위기에서 재산을 국가에 헌납하고 사법처리는 면했다.

아들인 이건희 회장도 조세포탈, 상속법위반 등으로 여러 차례 구속의 위기가 왔지만 그때마다 그룹 내 막강한 법률팀의 조력을 받아 구치소에 수감되는 꼴은 면했다. 법원에서 유죄가 나와도 ‘국가경제에 이바지할 기회를 기업인들에게 준다’는 명목으로 사면을 받았다.

3세경영인으로 선택된 이재용은 조부와 부친이 지켜온 ‘삼성총수는 절대 구속은 없다’는 신화를 깨버린 ‘삼성家 불명예(?)’를 안게됐다.

우리 언론은 ‘이재용구속이 곧 삼성의 위기이고 삼성의 위기는 국가의 최대 위기‘라는 식으로 보도한다. 해외언론들의 시각도 그럴까?

월스트리트저널(WSJ)은“한국 민심이 재벌에 대한 강한 응징을 요구하고 있어 법원이 이를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어“삼성 리더십의 공백은 경영의 공백으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전망했다.

AP통신은 “한국 법원이 대규모 부패 스캔들에 연루돼 뇌물 등의 혐의를 받는 삼성 후계자의 구속을 승인했다”고 타전했다. 또 “한국사법체계가 경제발전을 위해 재벌을 적절한 형량으로 처단하지 않던 관행을 깨뜨리고 새롭게 태어날 수 있을지 시험대에 올랐다”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지금까지 이재용 부회장이 재판정 뒤에서 그렇게 많은 시간을 보낸 적이 없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앞으로 이어질 재판은 한국의 사법체계가 재벌 오너들의 화이트칼라 범죄를 처단할 수 있을지를 알아보는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국내 언론과 외신의 차이는 ‘경제적 이익’이 우선이냐 ‘정의’가 우선이냐 라는 관점에서 보도의 차이가 있다. 만약 글로벌 기업이라면 부패한 재벌그룹이 자국내에서 우월적 지위를 바탕으로 사법적 체계를 피해가며 해외에서는 막대한 돈을 버는 것을 과연 바랄까? 아니면 법이 지배하고 살아있는 민주주의의 모범국가가 생산하는 제품을 더 사고 싶어할까?

단기적으로 보면 이재용씨의 구속이 삼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겠지만 ‘정의’가 살아있고 시스템이 작동하는 대한민국을 더 선호하리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과거의 프레임처럼 재벌이 해외에서 돈을 벌어 우리 국민 모두가 먹고 산다는 식의 발상은 통하지 않는다.

버핏은 “한 기업이 명성을 쌓는데는 수 십년이 걸리지만 그 명성을 잃는 데는 단 5분이면 충분하다‘는 명언을 남긴 바 있다. 삼성의 후계자인 이재용 구속이 일시적으로는 주춤할 수 있지만 ’대한민국‘이라는 명성은 결코 죽지않는다.

오히려 삼성이 죽어야 다른 기업이 살고 우리의 스타트업들이 더 성장할 수 있다. 더 이상 삼성의 위기가 마치 대한민국이 죽을 것처럼 보도하는 유치한 언론들도 자성이 필요하다. 우리는 이재용씨에게 ‘삼성전자 부회장’이라는 직함을 붙여주지만 외신들은 한결같이 ‘삼성 후계자(heir)'라고 표현한다. 본인의 노력보다는 창업자의 가족에 불과하다는 인식이 있다. 그렇다고 외신들이 ’삼성의 저력‘을 평가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글로벌 삼성의 위상은 상속자의 구속에도 불구하고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 사진=픽사베이 제공/세종경제신문

“이대로 간다면 삼성전자의 몰락은 빠르면 3년 늦어도 5년 후부터 시작될 것이다.”

이 말은 2013년 9월 미래학자인 최윤식 한국뉴욕주립대 미래연구원장이 한 말이다. 그로부터 정확하게 3년 후인 지난 2016년 9월 ‘갤럭시 노트7’의 발화라는 실패로 삼성의 위기가 왔다. 이것은 시작에 불과할 지도 모른다. 최 원장의 지적대로 2019년에는 이보다도 더 큰 위기가 올 수 있다.

삼성 최대 상속자의 구속은 오히려 이씨 패밀리는 죽더라도 삼성은 살릴 수 있는 신이내린 마지막 기회인지도 모른다. 이제는 전문경영인을 통한 삼성의 분화가 필요하다.

더 이상 의미도 감동도 없는 창업자 가족의 상속 놀음은 멈춰야 한다. 그래야 우리 경제가 살고 대한민국이 산다. 이제 겨우 구속영장이 발부된 것만 가지고 ‘대한민국이 위기인 것처럼 떠드는 추악한 죽음의 굿판은 걷어치워야 한다.

우리는 오히려 광장에서 축제의 한마당을 열어야 한다. 대한민국은 살아있다고....

▲ 사진=픽사베이 제공/세종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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