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의 한 애견용품 업체 A사는 지난해 10월 중국 시안에서 중국측 업체인 B사(Xian Bei Ao Trading Co.,Ltd)와 수출계약을 기분 좋게 맺었다.

 중국업체측은 계약 체결 시 중국관행상 공증을 해야 한다며 양측에서 각각 계약액의 0.4%씩 부담하자고 제안했다.

"선물비, 공증비 요구 중국업체의 속셈은?"

 국내기업 A사는 아무런 의심없이 B사가 제시한 금액을 현장에서 현금으로 전달했다. 또 공증처에 빠른 공증처리를 위해 선물을 구매할 것을 제안 받았다. 중국 바이어와 계약을 추진하면서 약 3백만원의 비용을 사용했다.

 한국으로 돌아온 A사는 물건을 수출할 날 만을 고대하고 있는데 중국 B사로부터 다시 국제전화가 걸려왔다. 중국 B사는 공증비가 계약의 1.6% 였다며 추가로 1000달러를 송금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의심이 들은 A사는 최초 계약 체결 및 공증비 납부를 마친 후 KOTRA 시안 무역관에 바이어 신용조사를 의뢰했다. 섬서성 공상국 등록정보와 등록 주소지 방문 결과 사기 바이어임을 확인했다.

 바이어 B사는 이후 한국 기업에 공증된 계약서를 송부하며 추가 금액 입금을 계속 요청했으나, 공증된 계약서상에 나와 있는 공증처의 명칭을 확인해보니 존재하지 않는 곳이었다.

 결국 A사는 더 큰 손해는 막았지만 중국측 업체의 사기에 놀아나 시간과 비용만 낭비했다.

 최근 이처럼 중국 시안발 무역사기가 잇따르고 있어 우리 업체들의 주의가 요망된다.

 거액 수입 오더에 현혹되지 말아야

KOTRA에 따르면 지난 2013년 하반기부터 국내기업으로부터 시안 소재 바이어에 대한 확인 서비스 요청이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부분 한국 업체로부터 송금 수수료나 계약서 공증비를 절반씩 부담하자고 제안하는 등 유사한 접근 방식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사실이 지난 2015년 언론 등을 통해 무역사기에 대한 보도가 이뤄진 후 상대적으로 감소했던 무역사기 의심사례가 최근 들어 다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고 KOTRA측은 밝혔다.

 국내의 한 중고 트럭 수출업체 K사도 지난 2015년 1월, 중국업체 L사(Xian Lanhong Import and Export Company)와의 계약을 위해 시안에 방문했다.

그러나 시안으로 출발하기 전부터 의심되는 부분이 존재해 KOTRA 시안 무역관에 바이어 정보 조사를 신청했고 시안 도착 후 L사가 사기업체라는 것을 확인한 후 다음날 계약 장소에 나가지 않고 귀국했다.

 냉각기 수출업체 B사는 지난해 11월 중국의 C사(Xian Chuangmao Import and Export Company)로부터 대량주문을 받고 계약 체결 등을 위한 출국 준비를 했다.

 B사는 만일에 대비해 사전에 시안 무역관을 통해 C사의 정보를 파악했고, 계약 진행을 중지했다.

 일반적인 무역사기 접근방법 및 특징 

 우리 업체들이 중국의 허위 업체에 속지 않기 위해서는 접근 사례와 대처 방법을 숙지할 필요가 있다.

 우선 이들 사기업체의 특징은 첫 거래임에도 불구하고 대량으로 주문해 거액을 제시하거나 계약을 서두르고, 업체 간 계약을 핑계로 중국에 방문할 것을 요구한다. 또 계약을 성사시키고 싶은 기업의 심리를 이용해 기업 대표에 선물을 준비해야 한다는 핑계로 금액을 갈취한다.

  특히 한 업체가 여러 회사명을 보유하며, B2B 전자상거래 사이트에서 무작위로 국내업체에 연락을 시도하고 회신하는 업체를 공략해 계약서 공증비와 송금수수료 절반 부담과 같은 명목으로 돈을 요구한다.

 이들 중국 업체는 중문 홈페이지 혹은 중문·영문 홈페이지를 보유한 반면, 사기업체는 영문으로만 개설돼 있는 경우가 많다.

 공상국 홈페이지에 등록한 자본금 규모에 비해 다양한 제품을 취급하거나 전문성이 없으며, 제품 사진마저도 기타 사이트에서 다운로드한 조악한 사진의 경우 일차적으로 의심해야 한다.

 또 영업집조(사업자 등록증)상의 주소지에 실제 사무실이 없고 전화번호가 국가번호(86) 지역번호(29) 뒤에 6번으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이와 관련, 섬서성 상무청의 설명에 의하면 6번으로 시작하는 번호는 사무실 주소지 등록없이 발급 가능한 번호라 의심스러운 기업일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주소지 등록 후 발급된 전화번호는 8번으로 시작한다

 이런 무역사기의 경우 사기 금액이 한화 300만 원 내외로 크지 않아, 피해기업이 현지 경찰 등에 고발을 하더라도 법적 절차 진행에 따른 출장비용 등 제반 비용이 더 소요된다.

 이에 따라 사기업체들은 한국 기업이 적절한 법적 조치를 취하지 못할 것으로 판단하고 소액위주로 돈을 요구하고 있다.

 무역사기 예방방법

 KOTRA측은 무역사기 예방방법으로 업체의 영업허가증 확인이 필수라고 강조한다. 기업의 영업집조(사업자 등록증)는 사내 기밀서류가 아니므로 제시요구는 가능하다.

 또 중국 정부 또는 지방정부 운영 홈페이지를 활용하는 방법도 있는데 시안시 공상행정관리국 홈페이지(http://www.xags.gov.cn/)의 ‘기업 정보 찾기’ 서비스를 이용, 기본정보 검색이 가능하다.

 기업 명칭만으로 등록번호, 등록자본금, 설립일 등을 알 수 있다. 기업 자체 수입수출 경영권을 보유하고 있다는 기업에 대해 중국해관 홈페이지(www.customs.gov.cn)의 정보 찾기 → 기업 기본정보 서비스를 이용해 확인 가능하다.

 가장 좋은 방법은 최근 시안시 공상국에 등록돼 있는 기업 중에도 사기업체로 추정된 기업이 많으므로, 미심쩍은 부분이 있을 시 KOTRA 해당 지역 무역관에 바이어 조사 의뢰를 하는 것이다.

 계약 체결 전, KOTRA 해외시장조사 바이어 확인 무료 서비스를 이용해 바이어 실체를 파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중국 출장 중 각종 명목의 금액 요구 시 KOTRA를 통해 현지 관행이나 제도적 규정을 확인해야 한다.

 공증 강제 필요성 없어

 국제거래에서 갑을 양반 간 사인으로 계약서는 이미 법적 효력을 가지게 되므로 추가적인 공증 절차는 불필요하다. 만약 공증을 한다고 해도 현지 시세로 보면 소요비용은 최대 1000위안(약 145달러) 내외다. 사기업체 요구처럼 1000달러 가까운 금액이 소요되지 않는만큼 요구 액수가 많으면 일단 사기업체로 의심해봐야 한다.

 중국 현지 상담에 신중해야

 진정성이 있는 바이어의 경우 먼저 한국에 방문해 생산시설, 생산규모 능력 등을 확인하는 것이 우선인데, 맹목적으로 한국 기업을 초청하는 것은 무역사기일 가능성이 높다. 외국 업체를 상대로 하는 사기행각이 늘고 있으므로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다음은 KOTRA가 밝힌 무역사기 주의 업체 리스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