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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칼럼]그들에게 ‘사랑’이란 무엇일까.:세종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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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칼럼]그들에게 ‘사랑’이란 무엇일까.

조희정 방송작가,"그녀의 속죄를 도와야한다. 우리 공동체의 상식과 법치국가의 원칙에 따라, 더도 덜도 말고 그녀가 저지른 만큼 꼭 그만큼의 죄 값을 치르게 하면 된다."

조희정 (방송작가·한림대 출강) | 기사입력 2016/12/22 [00:53]

[독자칼럼]그들에게 ‘사랑’이란 무엇일까.

조희정 방송작가,"그녀의 속죄를 도와야한다. 우리 공동체의 상식과 법치국가의 원칙에 따라, 더도 덜도 말고 그녀가 저지른 만큼 꼭 그만큼의 죄 값을 치르게 하면 된다."

조희정 (방송작가·한림대 출강) | 입력 : 2016/12/22 [00:53]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7일 정국 수습과 관련한 조언을 듣기 위해 기독교 원로인 김장환(오른쪽) 목사와 김삼환 목사를 청와대로 초청해 인사하고 있다.사진=청와대 제공
 

 어제(21일) 박근혜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박사모 정광용 회장이 극동방송 김장환 이사장을 만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만남은 박근혜 대통령을 옹호하는 이들이 보수 교계에 기도회를 요청했다는 의혹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구국 기도회’를 준비하는 대형교회는 강남의 '그' 교회로 추정된다. (출처 : 박사모 회장, 극동방송 김장환 목사 만났다.CBS노컷뉴스 단독보도)

 그러고 보니 기도회 제목에도, 기도회를 요청한 단체 이름에도, 구국 기도회를 준비한다고 소문난 교회에도 모두 ‘사랑’이란 단어 혹은 그 의미가 담겨 있다. 구국(救國). 나라를 구한다는 그 단어 속에도 애국심(愛國心)이 있으니 말이다.

 이들은 박근혜 대통령을 왜 그토록 ‘사랑’하는 걸까. 이런 보도가 나올 때 마다 ‘교계’ 앞에 딱지처럼 붙어 다니는 ‘보수’라는 단어 속에서 그 해답을 찾아보고자 한다.

 미국의 인지언어학자인 조지 레이코프(George Lakoff)는 보수와 진보 프레임을 개인과 정부의 관계를 한 가정으로 은유한다. 즉 국가가 가정이라면, 고국은 집이고 국민은 형제자매이며 정부는 부모다. 보수적 세계관은 엄격한 아버지 가정 모형이다. 그러기에 도덕적 권위를 가진 아버지가 정한 규칙에 자녀가 절대적으로 복종해야한다. 이 프레임을 한 국가로 대입시켜 보면 정치적 지도자 역시 절대적으로 마땅히 존중받아야 한다고 여겨지는 것이다.

 생명과 이웃사랑이 핵심 정신인 교계가 여전히 부도덕한 지도자와 권력의 편에 서는 모순에 빠지는 이유는 바로 보수와 진보로 나뉘는 낡은 프레임에서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이다. 보수라는 창(窓)을 통해 보는 권력자는 절대적으로 존중받아야 하는 대상이다. 그의 말과 행동을 절대 비판해서는 안 된다. 왜. 그는 흠집 하나 없는 도덕적 권위가 있는 엄격한 아버지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순명’해야 하고 ‘복종’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여기서 잠깐 당신에게 묻고 싶다. 당신은 보수인가 진보인가.

 조지 레이코프의 프레임 이론에 따르면 보수와 진보를 가르는 기준이 있다. 보수의 핵심 가치는 도덕적 권위, 개인의 책임, 자유시장, 자수성가다. 반면 자애로운 가정 모형으로 은유되는 진보적 세계관에서 추구하는 핵심 가치는 자유, 기회, 공평성, 평등이다.

 그렇다면 다시 묻는다. 당신은 보수인가 진보인가.

 솔직히 나는 내가 보수인지 진보인지 잘 모르겠다. 나라는 한 사람 안에도 조지 레이코프가 말하는 그 프레임을 넘나드는 다양한 가치들이 공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느 순간부터 우리는 ‘좌파’와 ‘종북’이라는 단어에 익숙해졌다. 잘 생각해보면 공산주의라는 이데올로기에 의해서가 아닌, 국가의 절대 권력에 순명하지 않는 자는 좌파이고 종북이 되었다. 따지고 보면 민주주의에서 ‘국가’는 곧 주권을 가지고 있는 ‘국민’인데도 말이다.

 모든 선악의 기준은 보수와 진보가 아닌 ‘생명’이 되어야 한다. 집단적이고 맹목적인 신앙에 빠져있는 기독교인들에게 같은 기독교인으로서 말하고 싶다. 적어도 믿는 자인 당신만큼은 보수와 진보의 프레임이 상징하는 그 경계를 넘어서야만 한다.

 오직 생명(生命), 삶을 살고, 생명을 살리라는 명(命). 예수는 오직 그것만이 세상 모든 것의 기준임을 자신의 온 생애를 통해 증명하였다. 그는 가난한 사람, 세상에서 갖은 모욕과 질시, 그리고 고통 받는 사람들과 함께 세상 가장 낮은 곳에서 함께 했다. 그것이 로마서 13장에 나와 있는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는 모든 율법의 완성 - 바로 ‘사랑’이 가진 진정한 의미 아닌가.

 박근혜를 사랑하는 기독교인들에게 말한다. 2년 전 막 피어나는 아이들이 바다 속에 수장되었고 온 국민은 그 침몰의 순간을 낱낱이 생중계로 지켜보았다. 우리는 기억의 공동체이므로 실패를 반복하기 않기 위해서는 잊지 말아야 한다. 대한민국의 어른이라면 세월호 참사 앞에서 너나 할 것 없이 직무유기를 한 죄인이다. 그리고 2년 동안 이 참사에 대한 진실을 은폐하고 심지어 촛불로 들고 일어난 시민명예혁명 앞에서도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자가 바로 당신들이 ‘사랑한다는’ 대한민국의 대통령이다. 박근혜는 우리 국민 모두의 생명을 받들어야 하는 대한민국의 수장으로서의 책무를 다하지 못한 것은 물론, 생명을 살리라 했던 예수의 준엄한 명을 어겼다. 그래도 대통령이기에, 권력자이기에 그녀를 끝까지 비호할 것인가?

 진정한 기독교인이라면 그녀 앞에서 그녀가 저지른 죄가 무엇인지에 대해 예수님의 이름으로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그녀의 속죄를 도와야한다. 우리 공동체의 상식과 법치국가의 원칙에 따라, 더도 덜도 말고 그녀가 저지른 만큼, 꼭 그만큼의 죄 값을 치르게 하면 된다. 그리고 언젠가 다시 평범한 시민으로 살아갈 날이 온다면 그 때 그녀에게 좋은 이웃이 되어 주시라. 그녀를 진짜 ‘사랑’한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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