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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붕괴'한국 현대사 최초 언론이 不義국가권력 이겼다![신간]'박근혜 무너지다', TV조선이 시작하고 한겨레가 키우고 JTBC가 파헤친 초유의 국정 농단 사태
민경중 대표기자  |  news@sejongeconom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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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11.30  15:4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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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현대사에서 최초로 언론에 의해 불의(不義)한 국가권력이 무너지는 오늘은 한국 언론사(史)에서도 매우 상징적인 순간으로 기록될 것이다.

TV조선이 시작하고, 한겨레가 키우고, JTBC가 파헤친 초유의 국정농단 사태에서 대한민국은 박근혜에게 정치적 ‘사망선고’를 내렸다.

민주화 이후 처음으로 보수언론과 진보언론이 합세하여 현 정권에 대해 공동전선을 펼치는 이러한 광경은 이전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다시 보기 어려울 장면으로 기록될 것이다.

 “박근혜는 어떻게 퇴진하게 되었는가”

 이 책은 독선적 정부와 언론-시민 연합군 사이의 전투가 2016년 10월 7일부터 26일까지 20일에 걸쳐 진행된 숨 가쁜 ‘전투’ 현장을 담았다. 10월 7일은 한 누리꾼(SBS CNBC 김형민 PD)이 페이스북에서 모든 포스팅 끝에 ‘#그런데최순실은?’ 해시태그 붙이기 운동을 제안하여 큰 호응을 얻은 날이다.

해시태그운동은 수많은 누리꾼과 시민들을 규합하면서 언론보도에 결정적인 자극을 주었다. 시민들의 이러한 적극적인 참여로 일부 언론의 반란은 이내 혁명이 되었다.

 대통령 퇴진의 ‘전반전’이 끝난 날은 10월 26일이다. 박근혜 권력은 사실상 이날 골대가 무너져 내렸다. 전날 대통령이 대국민 사과를 발표한 데 이어, 당일인 26일에 새누리당은 최순실 특검을 수용했다. 게다가 이날은 공교롭게도 37년 전 아버지 박정희가 철권통치를 휘두르다가 사망한 날이자, 보수언론의 상징인 조선일보조차 “부끄럽다” 네 글자를 사설로 내보낸 날이기도 하다.

1987년 6월 항쟁이 대학생과 넥타이 부대가 결합해 군사독재 정권을 무너뜨렸다면, 이 책이 기록한 2016년 ‘한국의 명예혁명’은 언론과 시민이 하나가 되어 이루어낸 승리의 역사다.

한국 명예혁명을 이끈 기자와 시민들의 이야기

 이 책은 제2부 ‘최순실 국정농단 진압 난중일기 20일’에서 권력과 언론-시민 연합군이 펼친 20일간의 공방을 상세하게 다뤘다. 하지만 이 전투를 가능하게 한 전사(前史)도 놓치지 않았다.

   
사진=메디치미디어 제공

제1부 ‘전장으로 향하는 권력과 언론들’에서는 이 전투 이전에 박근혜 정부가 어떻게 보수언론(특히 조선일보)과 갈등하면서 임기 후반 공세의 빌미를 제공했는지, 조선일보는 어떤 판단에서 정권을 정조준할 생각을 했는지, 손석희의 등판 이후 JTBC는 어떤 전략을 가지고 ‘보도혁명’을 준비했는지, 진보언론의 ‘맏형’인 한겨레는 어떤 생각으로 보도를 준비했는지, 그리하여 TV조선이 ‘리시브’하고 한겨레가 ‘토스’하며 JTBC가 ‘초강력 스파이크’를 날리는 언론판 국공합작이 어떻게 성사될 수 있었는지를 상세하게 기록했다.

또 ‘보론: 2016년 10월 26일, 그 후’에서는 미디어 전문기자인 저자의 시선에서 이 역사적 사건의 비평적 함의를 서술해놓았다.

캐도 캐도 끝이 없는 비선실세 국정농단과 갈수록 더해가는 청와대의 후안무치로 국민의 분노가 하늘을 찌르는 지금, 이 책은 박근혜 심판 그 이후의 세상, 더 많은 민주주의를 생각해보는 의미에서도 뜻 깊다.

◆ 도서 소개

‘언론판 국공합작’과 ‘SNS 시민’이 모여서 만든 명예혁명,

그 빛나는 승리의 기록을 담다

2016년, 한국 사회에서 언론은 국민들로부터 얼마만큼 신뢰 받고 있을까. 공영방송은 보수정권에 순치된 지 오래고, 보수언론과 진보언론은 당파적으로 분열해 있으며, 모든 언론이 뉴미디어 시대에 적응하느라 선정성 경쟁을 벌이기 바쁘다.

언론의 신뢰도는 땅에 떨어졌고, 기자를 비꼬아 일컫는 ‘기레기’라는 말이 국민들로 하여금 조롱의 대상으로 불리는 건 당연했다. 언론이 한국 사회 개혁에 도움이 될 거라고 믿는 사람은 없었다. ‘언론 냉소’ 시대였다.

2016년 가을, 한국 사회에 경악을 금치 못할 사건이 벌어졌다. 대통령을 꼭두각시로 만듦으로써 온 국민을 ‘멘붕’에 빠뜨린 초유의 ‘비선실세 국정농단’이라는 거대한 빙산이 수면 위로 드러난 것이다.

더 ‘놀라운’ 것은 보수언론, 진보언론 가리지 않고 기자들이 앞장서서 권력에 맞서 사태의 전말을 밝혀내는 데 한목소리를 낸 사실이다. 2014년 세계일보의 ‘정윤회 문건’ 보도가 탄압받고 불신받은 지 채 2년이 지나지 않아, TV조선과 한겨레와 JTBC의 연합 공세가 이룬 놀라운 성과라 할 수 있다.

 여기에 SNS를 통해 시민들의 분노와 함성이 더해졌음은 물론이다. 이 같은 기자와 시민 연합군 덕분에 박근혜-최순실의 국정농단이 세상에 드러난 지 20일도 안 되어 대통령은 국민 앞에 머리를 숙여야 했다.

 언론사를 취재하는 미디어전문지 〈미디어오늘〉 기자인 저자는 “이 책은 박근혜에게 정치적 ‘사망선고’를 내린 기자들과 시민들에게 보내는 감사 인사”라면서, “헌법을 수호하고 상식을 지키며 민주주의를 갈망한 기자와 시민이 이루어낸 승리의 역사를 누군가는 기록할 필요가 있었다”라고 이 책의 집필의도를 밝힌다.

 보수와도 권력을 나누지 않은 독선적 보수정권,

폭압에 대한 여론의 저항으로 무너지다

 이러한 일이 어떻게 가능했을까. 이를 묻기에 앞서 행위자를 구별하는 섬세한 분석이 필요하다. 보수언론이 정권에 대해 가졌던 불만의 내용이 다르고, 진보언론의 내용이 다르며, 시민의 그것이 각각 다르다. 민주화 이후 보수정부는 재벌 및 보수언론과 권력을 나누어 가지면서 협치를 했다. 이 과정에서 진보언론이나 보수정부를 지지하지 않은 야권 성향 시민들은 소외되었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는 아버지 박정희 사망 후 한국 사회에서 일어난 변화에 대해 전혀 아랑곳 않고 그러한 수준의 협치조차 거부했다. 보수정부-재벌-보수언론의 동맹이 진보언론과 시민사회를 포위하는 것이 기존 구도였는데, 보수정부가 사실상 독재를 추구하면서 그 포위망이 깨졌다.

결국 보수의 카르텔은 균열을 일으켰고, 불만을 지닌 보수언론이 진보언론 및 시민사회와 연합하고 재벌의 묵인 하에 보수정부를 규탄하는 역포위 섬멸작전이 펼쳐졌다.

   
 

이 과정에서 오늘날 한국 언론의 지형도가 적나라하게 노출되었다. TV조선과 JTBC가 제각각의 이유로 전쟁에 참전한 경위는 종편 승인 이후 5년간 이 방송들이 택한 생존 전략의 부침과도 연결된다.

시민들이 주도한 ‘#그런데최순실은?’ 해시태그 붙이기 운동은 언론의 당파성을 무너뜨리고, 생각 있는 기자라면 누구나 팩트 확인 경쟁에 나서도록 부추겼다. 그리하여 대한민국 모든 시민이 몸으로 겪어낸 한 독선적 보수정권의 붕괴 과정은, 우리 사회가 우여곡절 끝에 당도한 성숙한 시민 의식을 보여주는 성공 사례라 할 만하다.

 “오늘날 뉴스는 ‘공유’되지 않으면 존재하지도 않는다. 뉴스 수용자인 시민들은 온라인 공간에서 하나의 광장을 형성하며 박근혜·최순실의 국정농단에 대한 분노를 표출했다. 그리고 저마다 자신이 공감하는 기사를 공유했다. 언론이 외면 받지 않을 수 있는 단 하나의 길은 ‘#그런데퇴순실은?’에 응답하는 것이었다.”

_본문 중에서

언론 취재가 전문인 저자는 이 모든 과정을 마치 전쟁소설을 쓰듯 간결하고 힘 있는 문체 속에 담았다.

박근혜 정부가 보수의 동맹자들을 갑을관계처럼 무시하고 하대한 심리적 배경, 보수정부의 조언자를 자처한 ‘일등신문’ 조선일보사가 TV조선을 통해 ‘내부자들’에서 ‘심판자’로 변신하는 과정, 손석희의 영입을 시작으로 젊은 세대를 겨냥해 팩트 중심 보도에 나선 JTBC, 청와대가 새누리당 의원과 MBC를 동원하여 조선일보를 침묵시킨 상황, 최순실 이름을 전면에 내세운 첫 보도 이후 힘이 달린 한겨레가 조선일보에 동맹을 요청한 사건 등을 하나하나 훑어나가다 보면, 저마다 개성을 띤 등장인물들이 의도와 우연이 겹쳐지면서 정권에 대한 역포위망을 구축하는 과정이 속속 드러난다.

  후세에 남길 빛나는 승리의 기록 속에서

한국 언론의 존재 의미를 묻는다

 하지만 이 책이 재미만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언론이 힘 있게 서기 위해선 기본을 중시해야 한다는 점, 시민은 그러한 언론을 지지하고 지원하면서 언론의 권력 견제 기능을 사회적으로 함께 향유할 수 있다는 점, 그 기본을 외면한 언론은 공영방송처럼 쇠퇴할 수밖에 없다는 점 등의 교훈이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이 승리의 역사가 한국 언론에게 어떤 변곡점이 되는지 기대하게 하면서, 더 나은 언론을 만들기 위한 시민들의 바람직한 행동이 무엇인지도 반추하게 만든다.

 언론이 정권에 대해 승리한 ‘전반전’에서 시민들은 SNS를 통해 또 다른 주역의 역할을 맡았다. 그리고 광장에서 촛불을 들고 국회와 검찰과 헌법재판소를 독려하는 ‘후반전’도 어느새 끝을 향해 가고 있다. 어떤 이들은 아직도 우리가 이기고 있다는 사실을 믿지 못하고 있다. 그런 이들에게 이 책은 우리의 승리를 납득하기 위한 소중한 기록이 될 것이다.

 ◆ 저자 소개

 정철운

 〈미디어오늘〉 미디어팀장. 2010년부터 기자와 언론사를 취재하는 미디어전문지 기자로 살았다. 대학 시절 밤새웠던 교지편집실에서의 시간과 쉼 없이 찾아다녔던 집회 공간이 ‘기자질’의 자산이다. 2012년 MBC 노조의 170일 파업을 처음부터 끝까지 취재했다. 그해 대선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당선을 허탈하게 바라봤다. 고려대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저널리즘의 미래》(공저), 《뉴스가 말하지 않는 것들》(공저)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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