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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내 객원기자가 잡아낸 팔짱 낀 우병우와 손모은 검찰'공감능력 부족한 박근혜 대통령과 그 추종자들이 국민적 분노를 더 촉발시킨다.
민경중 대표기자(한국외대 초빙교수)  |  nocutce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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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11.07  11:4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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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칼럼] 민경중 대표기자(한국외대초빙교수)

사진 한 장이 역사를 바꿨던 일은 많았다.

 ‘4.19 혁명을 촉발한 고 김주열군의 최루탄 박힌 시신’,‘6.10항쟁의 촉매제가 된 고 이한열군의 피 흘리는 장면’ 등등 일일이 열거할 필요도 없다.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게이트에서 태블릿PC 존재를 공개한 JTBC 보도가 개헌정국으로 국면전환을 노리던 박근혜 정권을 녹다운시켰다면 7일 아침 조선일보 1면에 실린 “팔짱낀채 웃으며 조사받는 우병우”는 국민적 분노를 더욱 더 촉발시키는 트리거(방아쇠)가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인턴 기자 출신 프리랜서 사진기자가 포착한 오만한 우병우"

 이날 실린 사진을 찍은 고운호 객원기자는 분사한 조선일보 자회사에서 대학생 인턴기자를 하다가 졸업 후 사진기자 자리가 없어 객원신분으로 일하고 있다고 한다.

 사진부장 아이디어로 검찰 주변 건물에서 뻗치기를 시도했고 사진부 막내급 기자였던 고 기자가 ‘역사적’인 사진을 건져냈다.

 조선일보가 포착한 사진은 6일 밤 9시25분쯤 촬영됐다.

서울 중앙지검 11층에서 검찰 조사를 받는 우 전 수석은 점퍼의 지퍼를 반쯤 내린 채 팔짱을 끼고 여유 있는 표정을 짓고 있다.

오른쪽 창문으로는 검찰 직원으로 추정되는 두 사람이 마치 일어서서 손을 모은 채 우 전 수석의 얘기를 듣고 있어 사진만 보면 누가 조사받는 사람이고 누가 조사하는 사람인지 모를 정도다.

고 기자는  "처음에는 오른쪽에 보이는 수사관들이 앉아 있었는데 우 전 수석이 가까이 오니까 수사관들이 일어섰다. 우병우가 말을 거니까 수사관들이 답을 하는 분위기처럼 보였다. 나중에 생각해보니 그 상황은 좀 어이없었다." 고 미디어오늘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모두가 ‘우병우는 끝났다’ 고 했지만 민정수석 재직 시 무소불위 권력으로 인사검증 파일을 통해 자신과 친한'정치검사'들을 검찰, 국정원 등 사정기관에 배치한 ‘덕’과 ‘위세’를 여전히 입증하고 있는 사진이다.

출석때부터 국민앞에서 '죄송하다'말 없이 기자 째려보며 뻣뻣했던 우병우 전 수석

 무려 75일만에 검찰에 출두하면서 ‘기브스’라는 별명답게 포토라인에서 시종 일관 고개를 ‘뻣뻣’하게 들고 횡령 혐의를 묻는 여기자의 얼굴을 노려보던 우 전 수석의 태도는 고스란히 생중계 화면을 통해 전국에 전해졌다.

 휴일이었던 6일 온통 시중 여론의 대부분은 ‘우병우의 태도’였다. 대통령 보좌진 중 가장 막강한 실세인 민정수석은 대통령주변의 친인척 비리와 공직자 비리, 장차관등 고위인사 검증까지 거의 모든 분야에 안걸치는 곳이 없다.

 최소한 최순실 사태로 온 나라가 들끓고 형식적이긴 하지만 자기가 모셨던 대통령도 두 차례나 대국민사과를 한 상황에서 조사받으러온 직전 책임자가 최소한 국민들을 향해서 ‘죄송하다’라는 표현정도는 예상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런 기대는 아예 뭉개졌다.

 검찰은 오히려 수사팀장실에서 차 대접 하고, 휴식 중엔 담소를 나누는 등 황제 소환의 끝을 보여줬다.

 박근혜 대통령, 우병우, 안종범, 김기춘, 이정현새누리당 대표같은 사람들을 보면 공통점이 있다. 하나같이 ‘공감능력’이 떨어지는 사람들이다.

 ‘공감(共感·Mitgefühl)’이란 19세기 후반 독일에서 처음 나온 말로 ‘안에, 함께(Mit)’라는 말과 ‘느낀다(gefühl’라는 말이 결합되어 ‘들어가 함께 느낀다’라는 의미였다고 한다.

과거에는 공감능력이 좋다는 말은 괜히 다른 사람의 감정을 살피느라 시간을 낭비하고 오히려 성공에 방해가 될 수 있어 별 ‘공감’을 얻지 못한 말이었다.

 공감 능력과 거리가 멀어 보이는 사람들이 돈과 권력을 쥐는 사례가 많았다. 바로 박근혜, 우병우 같은 부류들이 그들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돈과 외모 같은 외적 조건보다 타인의 고통을 진심으로 위로하려는 마음, 내 감정과 권리가 중요한 만큼 다른 사람의 인권을 함부로 침해하지 않으려는 태도를 가진 사람이 성공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공감능력 부족한 박근혜 대통령과 그 추종자들

 감정조절을 통해 자신의 의사를 지혜롭게 표현하고 내적 동기가 강하면서 인내력이 있고 주위 사람들의 마음을 잘 헤아려 신뢰받는 공감능력이 있는 훌륭한 사람으로 성장시키는 육아교육방식이 각광을 받고 있다.

 그런 점에서 ‘이럴려고 대통령이 됐나 하는 자괴감’ 같은 박근혜식 표현이나 ‘공직자로서 성실히 일했는데 (의경운전병)아들까지 거론되는 것이 고통스럽다’라는 우병우의 말은 모든 말에 자기중심적으로 상황을 보는 즉 ‘공감능력’이 매우 떨어지는 행동들이다.

 예전에 정신과 의사에게 이런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들 중에는 공감능력이 떨어지고 의외로 정신과 치료가 필요한 사람들이 많은데 한결같은 공통점은 자신들이 ‘환자’라는 사실을 절대로 인정하지 않는다. 현직에서 절대 권력을 누리다가 힘이 빠져 비난의 대상이 됐을 때야 ‘환자’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 우병우 전 수석을 비롯한 측근들은 사실 법적 처벌과 함께 꼭 정신적 치료를 병행해야 할 것이다.

 대학을 졸업하고 자리가 없어 ‘객원기자’ 타이들로 특종 사진을 건져낸 요즘 청년세대를 대표하는 고운호기자의 노력은 ‘여전히 오만불손한 우병우와 이에 굴종하는 검찰의 관계’를 사진 한 장으로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5일 광화문 촛불집회에 참석한 참가자들이 박근혜 퇴진을 외치고 있다.

12일 3차 촛불집회는 이 사진 한장으로 두배는 더 모일 듯

 그래서 이 사진은 12일로 예정된 3차 광화문 국민집회에 분노한 국민들을 더 이끌어내는 촉매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 한 장이 주는 힘은 그래서 대단하다. 박근혜 정권이 퇴진한다면 이 사진은 훗날 지금의 역사를 대변해주는 상징적 사진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나도 12일 광화문에서 작은 촛불 하나를 다시 들고자 한다. 오직 광장에 다시 나가는 이유는 바로 오늘 1면에 보도된 우병우 전 수석의 오만한 태도를 꺽기 위해서다.

 국민을 이기는 권력은 없다. 우리 대한민국은 국민으로부터 권력이 나오는 민주공화국이다.

.<미디어오늘 고운호 객원기자 인터뷰 보러가기>

http://www.mediatoday.co.kr/?mod=news&act=articleView&idxno=133124

7일 월요일 아침,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여유있는 모습으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모습을 담은 조선일보의 1면 사진이 공분을 사고 있다. 이 사진을 촬영한 조선일보 고운호 객원기자로부터 취재 당시의 상황을 들어보았다.

 -  우병우 전 수석이 조사 받는 방을 다 뒤져서 찾은 건가? 정보가 있었던 건가?

 "우병우가 수사 받는 방 번호와 대략적인 위치는 알고 갔다. 다른 층에서는 최순실, 안종범 수사 받고 있다는 정보는 알고 있었다. 사진부에서 두 명이 취재 지시를 받았고 나는 경험 많은 선배 한 명과 취재에 나섰다."

 -  취재 지시는 언제 받았나?

   
고운호 사진기자

 "오후 6시쯤. 일요일 근무 하고 야근까지 내가 하는 순서였다. 사진부 전기병 부장이 우병우가 조사 받고 나오는 모습과 검찰에서 조사받는 모습을 비교해보면 어떻겠냐는 지시가 있었다. 주완중 주말 데스크가 사회부 법조취재기자에게 우병우 수사관련 정보를 요청해서 서울중앙지검 내에 우병우 전 수석이 있을 확률이 높을 것으로 보이는 대략적인 위치를 정한 다음에 취재에 들어갔다."

 -  사용했던 장비는?

 "캐논 1DX 카메라에, 600mm 망원렌즈와 2배율 텔레컨버터를 끼우고 모노포드를 사용했다. 거기에 옥상 울타리에 렌즈를 거치하고 나무에 등을 기대고 최대한 흔들리지 않게 찍으려고 노력했다. 데스크가 직접 건네줬던 고배율 망원경도 사용했다."

 -  몇 시간 동안 기다린 건가?

 "밤 8시반에 서울중앙지검이 보이는 반대편 건물 옥상에 올라갔다. 취재후에 대략적인 거리를 재보니 300m 정도 떨어져 있었다. 우병우가 조사 받고 나오기 전인 새벽  1시쯤 철수했으니 다섯 시간 정도 걸린 것 같다."

 -  우병우가 카메라 앞에 몇 번 나타났나?

 "다섯 시간 동안 총 두 번 우병우의 모습을 기록했다. 밤 8시반에 자리를 잡고 난 직후인 8시 50분쯤 처음 카메라에 모습이 포착됐다. 처음에는 우병우만 보였다. 1분 여동안 조사실 안에서 왔다갔다 스트레칭도 하는 모습이 보였다. 벽에 얼굴이 가려 더 잘 보이는 장면을 찍기 위해 기다렸다. 잠시 후 9시25분께 우병우의 모습이 다시 1분 여 동안 포착됐다. 처음에는 오른쪽에 보이는 수사관들이 앉아 있었다. 그런데 우 전 수석이 가까이 오니까 수사관들이 일어섰다. 우병우가 말을 거니까 수사관들이 답을 하는 분위기처럼 보였다. 나중에 생각해보니 그 상황은 좀 어이없었다."

 -  취재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마감시간에 맞춰서 사진을 송고해야한다는 압박감이 제일 컸다. 다섯 시간 동안 900여컷을 찍었지만 쓸만한 것은 100여장이었다. 불안한 마음에 많이 찍었다. 그 중에 두 번째 우병우 전 수석을 찍은 사진들 중 두 장만을 골라서 9시 40분쯤에 송고했다. 보통 9시 전에 한번, 11시 반에 한번은 보내줘야 1면에 사진이 들어간다. 오늘자 조선일보 서울수도권 외 지역에는 이 사진이 실리지 못했다. 취재하는 시간에 계속 신문은 인쇄되고 있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더 많은 독자들에게 사진을 보여주기 위해서 빨리 마감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제일 컸다. 시간이 오래 지나면서 추위도 점점 느껴졌고 기약 없이 기다리는 것이 어려웠다."

 -  우병우 전 수석을 처음 발견했을 당시 들었던 생각은?

 "나에게도 이런 순간이 있구나. 했다. 그간 실패했던 뻗치기 취재의 기억들이 떠올랐다. 2014년 12월부터 사진기자를 시작하면서 뻗치기 했던게 이완구 전 총리후보자 집 주차장에서 경비원들의 감시를 피해 13시간 숨어있던 적도 있었지만 취재에 실패했다. 신격호 회장을 찍기 위해 롯데호텔에서 요리사들 비상출구 통해 잠입 시도했었지만 그때도 촬영에 실패했었다. 그런데 어제 우병우 전 수석이 파인더에 들어온 순간, ‘이거구나!’ 하는 생각이 확 들었다. 고도로 집중했었던 때라 놀람보다는 빨리 마감해야 한다는 생각이 앞섰다."

 -  오늘 신문을 본 주변 사람들의 반응은?

 "축하 받을 일인지 모르겠지만 아침부터 잘봤다는 연락이 많이 오고 있다. 취재현장에서 기억에 남는 순간을 페이스북에 올리기도 하는데 거기도 반응이 상당하다. TV에 보도되는 오늘자 조선일보의 1면을 스마트폰으로 찍어서 잘봤다고 연락이 오기도 한다. 기분 좋았던 거는 오늘 아침 조선일보 사진부 뿐만 아니라 타부서 기자들이 ‘백만 꼭지 글보다도 사진 한 장이 갖는 힘이 크다’라고 덕담해 준 거였다."

 고운호 기자는 조선일보 사진부에서 2014년 12월부터 객원기자로 일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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