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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神들의 故鄕' 제주..마을 마다 신당:세종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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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神들의 故鄕' 제주..마을 마다 신당

제주의 마을 당굿, 신과세제, 영등제, 마불림제, 시만국대제

민경중 대표기자 | 기사입력 2016/08/30 [12:00]

'神들의 故鄕' 제주..마을 마다 신당

제주의 마을 당굿, 신과세제, 영등제, 마불림제, 시만국대제

민경중 대표기자 | 입력 : 2016/08/30 [12:00]

 

 

오해하지 말아야 할 것은 우리가 선교를 한다고 말할 때 그것이 자칫 ‘야만’의 세계에 찾아가 ‘문명’을 심어준다는 뜻이 결코 아니라는 사실이다.

우리가 문명이라고 말하는 것들, 그러니까 철학이니 종교니 정치니 사상 같은 것들은 어떻게 보면 있는 그대로는 뭔가 불완전하거나 불완전하다고 여겨 한 겹 더 껴입은 외투 같은 것이다.

본래 인간은 벌거벗은 몸으로 살았다. 무화과 잎으로 몸을 가리는 순간부터 인간의 불행이 시작되었음을 기억해야 한다. 복음이란 오히려 인간이 껴입은 수많은 외투들을 벗겨주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아버지와 어머니의 사랑이 담긴 햇살, 그 적절한 따스함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이끄는 일이다. 복음이란 그런 것이다.

그런 의미라면 제주는 온전한 복음이어야 비로소 싹이 나고 뿌리가 내릴 수 있는 땅이다. 그만큼 척박한 땅이다.

제주의 문화와 제주의 역사를 공부해보면 제주는 온전한 복음을 받아낼 준비를 해온 과정처럼 보인다. 참 복음이 있고 거짓 복음이 있을 것이다. 거짓 복음이 뿌리를 내리는 땅이 없지 않다. 오히려 거짓 복음을 기다린 땅도 있을 게다. 그러나 제주는 다르다. 제주는 온전한 복음이 아니라면 뿌리를 뱉어낼 땅이다.

온전한 복음이 무엇인가. 하나님의 따뜻한 사랑과 관심이다. 제주는 모질게도 하나님의 사랑만을 기다려온 땅이다. 제주의 사람들은 참으로 오랜 세월을 지나며 하늘의 손길을 기다리며 목말라 하였다.

그래서였다. 제주에 온전한 복음이 단비가 되어 내릴 때 제주는 역사의 갈증을 해갈하였다. 복음이 스미고 스미어 촉촉한 옥토가 되었고 생명을 잉태하였다. 제주의 교회사는 그 복음에 대한 역사라고 해석할 수도 있다.

여기서 우리는 우리 신앙의 중심을 거울에 비추듯 들여다보아야 한다. 그리고 내 안에서 언젠가 뜨거웠던 그 첫사랑의 감격을 회복해야 한다. 제주는 그러기에 안성맞춤인 땅이다.

 제주는 어떤 땅인가?

제주역사학자 이영권 선생은 제주를 “1만 8000 신들의 고향”이라고 말한다. 풍부한 신화와 무속신앙에 대한 이야기들로 가득 찬 땅이다. 제주는 그렇게 영적인 섬이다.

제주의 사람들은 오랫동안 영적으로 살아왔다. 일상에서도 그들은 신의 도움으로 살았다. 그들은 언제나 신의 자리를 인정하고 비워주며, 그것을 당연한 사람의 삶이라 믿어왔다. 그래서 제주도 사람은 사람다운 겸손함이 배어 있다. 사람이 지녀야 할 마땅한 태도를 버리지 않고 지녀온 사람들이다. 사람이 괴물이 되는 경우는 대개 사람으로서의 처지를 망각한 채 스스로 신의 자리를 차지하거나, 신의 도움 없이 존재할 수 있다고 착각할 때이다. 우리는 역사에서 이 마땅한 가르침을 배워야 한다.

사람다움은 다분히 사람에게는 숙명적인 그 나약함에서 나오는 것인지 모른다. 그들은 오늘날에도 신당을 찾아간다고 한다. 대부분 나이 든 사람들이지만 젊은 사람들도 하루하루를 조마조마한 가슴으로 살아야 하는 이들의 경우 신당을 찾는 이들이 있다고 한다.

이영권 선생은 아직까지도 346곳의 신당이 있다고 말한다. 잘 눈에 띄지도 않는 신당들이 많은데 그만큼 제주 사람들의 삶 깊숙한 곳에 스며 있다는 의미이다. 제주에 처음 교회가 세워질 때는 섬 전체가 신당의 힘이 미쳤을 것이다.

제주의 신당은 본향당, 일뤠당, 여드레당, 해신당 등으로 분류한다. 본향당은 마을 공동체의 신을 모시는 신당이고 여기서 마을굿을 한다. 제주 전체 신당의 44%는 본향당이라고 말한다. 본향당은 드러나기 쉽지만 나머지 신당들은 잘 드러나지 않는다. 일뤠당은 매월 이레, 그러니까 7일, 17일, 27일에 제를 올리는 신당이다. 어린아이를 낳고 기르는 일, 병을 고쳐주는 일 등을 빌었다. 해신당은 해녀들과 뱃사람들의 신당이다. 여기서 풍어와 해상의 안전을 기원하였다. 여드레당은 8일, 18일, 28일에 제를 올리는 당인데 뱀신을 숭상한다. 뱀신은 재물과 부요를 관장하는 것으로 믿었다.

제주의 마을 당굿은 신과세제, 영등제, 마불림제, 시만국대제 등이 있는데 현재 약 33개소에서 해마다 많게는 네 차례나 마을 굿을 한다. 신과세제는 새해를 맞아 마을 사람들의 안녕과 사업 번창을 비는 제례다. 영등제는 바람의 신 영등신을 맞이하고 보내는 의례다. 봄을 맞는 제사이기도 한데 영등신이 나가고 나서야 본격적인 봄이 시작되고 이때부터 제주 사람들의 생업이 활기를 띤다고 한다.

마불림제는 여름제사이면서 가을수확을 앞두고 점검하고 청결하게 하려는 제의다. 마불림제의 ‘마’는 이 경우 곰팡이를 의미하지만 말(馬)을 의미하기도 해서 말의 증식 곧 ‘마를 불린다’는 의미로도 쓰인다. 시만국대제는 일종의 추수감사제다.

마을 당굿을 보면 제주 사람들이 그들의 삶을 신의 손에 맡겨 왔다는 걸 볼 수 있다. 사계절 내내 제사를 지내며 신의 보살핌을 기원했고, 그러면서 그때그때의 삶을 살았다. 계절이 바뀌는 일은 곧 신의 손길에 다시 의지하는 일과도 같았다.

하나님은 제주 사람들의 목마름을 보신 셈이었다.

그래서 20세기가 시작된 한반도에 쏟아부어주신 성령의 은혜, 곧 대부흥의 단비를 제주를 향해 내리도록 하셨는지 모른다. 대부흥이 일어난 그해 조선예수교장로회는 제주에 선교사를 보내고, 모든 교회가 제주선교를 위해 기도하게 하였으니 말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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