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미국과 중국의 이상한 전쟁.. 목적은 경제국가이익의 핵심이 이념의 시대에서 경제로 바뀐 현대미국과 중국이 으르렁거리고 있다. 남중국해에서 영유권 분쟁을 둘러싸고 한판 승부를 겨루더니, 한반도의 사드배치 문제로도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다. 타이완 해협에서도 긴장이 끊이지 않는다. 적어도 국제관계에서는 두 나라는 이제 협력은 커녕 양립할 수 없는 앙숙처럼 관계를 악화시키고 있다. 냉전시대의 미국과 소련 사이 못지 않게 점점 날세워 대치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시진핑 주석의 등장 이래 “뽑내지 말라”는 등소평의 이른바 도광양회 (韜光養晦) 가이드 라인을 버리고 대국굴기(大國屈起)를 표방하면서부터 건건이 수퍼파워 미국을 이기려고 어깃장을 놓는다. 잠수함 건조와 스텔스기 제조 등 무기개발에도 박차를 가하면서 해마다 400억불씩 쏟아부어 3년 뒤 국방비를 250%나 늘인다는 군사력 확장을 꾀하고 있다. 미국도 새로운 유화정책으로 내세운 하바드 대학 조지프 나이 교수의 소프트 파워 노선 대신, 군사.외교적 실력을 동원한 중국 억제로 아시아 정책의 방향을 선회하고 있다. 일본을 방파막이로 삼으면서 한국과 남아시아권을 잇는 아시아 태평양 전략적 벨트(Asian Pacific Stratigic Belt)로 냉전시대의 나토를 방불케 하는 포위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미.중 전쟁은 가능한 것인가, 그 결과는 어떻게 될 것인가? 미국은 국력과 군사력에서 중국보다 현격한 우세를 보인다. 명목GDP는 19조억 불 대 12조억 불이고(2015년), 더구나 1인당 GDP는 5만 3천 대 7천으로 7배 이상이다. 국방비는 6천 억 불 대 1천 백억 불로 6배의 차이를 나타낸다. 상비군은 중국이 220만 명으로 미국의 140만 명보다 많지만 장비면에서는 족탈불급이다. 미국의 대외 주력인 항공모함은 20 대 1이고, 가공할 전투기 B22를 중국은 막 모방하는 수준이다. 스텔스기도 이제 겨우 선을 보였다. 핵무기는 2100기 대 200기로서 10/1이며, 미사일 방어체계와 현대전의 총아인IT의 접목도 상대가 안될 만큼 초보적이고 미숙하다. 전쟁이 인력과 장비에만 꼭 좌우되지는 않는다고 하지만, 전력면에서 우열이 분명한 전쟁은 중국식 손자병법을 새롭게 원용한다 하더라도 승패는 뻔하다. 국제사회에서의 우호적 세력판도로 보아도 미국과 중국은 비교가 되지 않는다. 미국은 지구촌을 망라한 거대한 우호관계를 형성하고 있지만, 중국은 그렇치 못하다. 과거 사회주의 블럭으로 친밀했던 국가와, 원조나 개발에 협력하는 나라 외에는 우방세력이 빈약하다. 이 또한 중요한 승패의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이 미국에 선제적으로 도발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중국은 아편전쟁과 청일전쟁에서 장비 등의 열세로 패전해서 19~20세기 내내 잠자는 호랑이 신세를 면치 못하는 나락을 경험했지 않은가. 미국도 아직은 직접적인 위협이 되지 않는 중국을 공격해서 얻을 게 별로 없다. 세계질서를 바꿀 만큼 더 이상 팽창하지 않도록 만 견제하려 할 것이다. 미.중 전쟁의 불가함은 무엇보다 경제적 이유이다. 국가이익의 핵심이 이념의 시대에서 경제로 바뀐 현대에서 미국과 중국은 전쟁만은 기피하지 않을 수 없다. 너무 깊이 엮여 있어서 전쟁이 일어나면 양측이 다 치명적인 타격을 받기 때문이다. 중국은 미국을 발판으로 삼고 미국의 기술로 오늘을 키웠고, 미국도 중국의 값싼 저가품에 소비품의 40%나 의존하고 있다. 중국의 대미수출이 막히면 중국경제는곤두박질칠 것이며, 미국에서 중국채권이 회수되면 미국경제도 흔들릴 것이다. 미.중 관계의 악화에 따른 세계경제의 혼란과 우려는 두말할 나위도 없다. 미.중 전쟁은 일어날 수도 없고, 일어나서는 안된다. 승패의 차원을 넘어서 두 나라는 물론, 지구촌의 무서운 재앙이 되기 때문이다. 과거 미.소 간의 긴장과도 다르다. 그러나 미.중 관계가 밀월로 돌아가기는 이미 루비콘 강을 건넜다. 불신이 뿌리를 내렸고, 다방면에서 전쟁 아닌 전쟁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정치.사회 체제와 문화적인 이질성, 세력경쟁 등이 낳은 결과로서 예상수순이다. 아무리 협업이 늘어나고, 수사를 늘어놓는 외교를 펴도 기본적으로는 정면으로 맞닥뜨리지 않는, 피부로 잘 느껴지지 않는 이상한 전쟁 상태로 접어든 것이다. <저작권자 ⓒ 세종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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