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한ㆍ중악화 막으려는 초선 비판 참 한심한 정부"
野방중단, "사드 문제로 한중 신뢰 손상 불원"
이승호 기자 | 입력 : 2016/08/09 [01:04]
중국의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 반대에 대한 입장을 듣기 위해 8일 베이징을 찾은 더불어민주당 김영호 의원 등 6명의 의원들은 베이징대 교수들과의 좌담회에서 사드 문제로 한중 양국의 신뢰가 손상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중국 측에 강조했다.
방중 의원단은 이날 좌담회를 마친 뒤 서면브리핑을 통해 한국측 의원들은 ▲사드 문제로 한중 우호 관계가 훼손돼서는 안되고 ▲북핵 문제에서 한중 공조를 강화해야 하며 ▲중국 매체에서 보도하고 있는 반한 감정은 자제해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베이징대 교수들은 주로 사드의 한반도 배치에 따른 동북아 정세에 대한 우려와 한반도의 냉전시기로의 재진입에 대한 우려를 내놓았다.
양측은 또 사드 결정과정에서의 한중간 소통부족으로 인한 오해와 국민들의 심리적 갈등이 일어났다며,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고위층을 비롯한 다양한 소통과 교류가 있어야 한다고 제안하였다.
이와 관련, 중국측은 다음 달 항저우에서 개최되는 G20 회의 때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이 문제를 심도있게 논의하는 것이 문제 해결의 가장 좋은 방안이라고 제시했다. 한국에 가해질 다양한 제재와 관련, 배치가 된 후에는 실질적 제재내용들이 있을 것이라는 중국 측의 우려에 대해 신동근 의원은 배치가 되기도 전에 섣불리 제재에 나서는 것은 양국의 이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하였다고 방중의원단은 밝혔다.
양측은 양국언론의 과열현상에 대해 서로 함께 자제해야 한다고 건의했고, 더민주 의원들은 한중관계의 발전은 경제와 문화교류를 기반으로 이루어졌으므로 섣부른 경제제재와 교류중단은 문제를 더욱 악화시킨다고 강조하였다고 방중의원단은 설명했다.
더민주 의원들은 방중을 둘러싼 안팎의 예민한 시각을 의식한 듯 양국 간 사드 갈등에 빌미를 제공하지 않기 위해 의원 외교를 부각하려 애쓰는 모습을 보였다.
김병욱 의원은 베이징 서우두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의 비핵화를 포함한 동북아 평화 질서 구축에 관심 많은 분들이 모여 공부도 하고 상호 교류하는 목적으로 왔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날 좌담회는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 1층 C105호 강의실에서 비공개로 진행됐으며, 비공개 좌담회 후 갖기로 한 기자 간담회 역시 돌연 취소됐고 좌담회 내용은 한 장짜리 서면브리핑을 통해 간략히 공개했다.
좌담회에 참석키로 했던 베이징대 교수들도 일부 불참했으며 앞서 더민주 의원들의 방중 소식을 크게 다루던 중국 매체들은 현장에 일절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이날 예정됐던 방중의원단과 현지 진출 기업인 간담회는 참석을 꺼리는 분위기 속에 성원이 안 돼 취소됐다.
방중 의원단은 9일 오전에는 판구연구소를 찾아 이펑 이사장과 가오쭈구이 중앙당교 교수, 왕쥔성 중국사회과학원 연구원 등과 만난다.
의원들은 또 교민 간담회, 특파원 간담회 등 일정을 소화하고 중국 공산당 혁명건설촉진회 리홍린 부장이 주최하는 만찬에도 참석하며 10일 귀국할 예정이다.
야당의원들과의 면담을 취소했던 김장수 주중 대사는 8일 우다웨이(武大偉) 중국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에게 주한미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에 대한 정부의 입장을 전달했다. 중국이 관영 매체를 동원해 사드 반대 '여론몰이'를 본격화한 이후 우리 측 고위 당국자가 외교 경로를 통해 중국 측에 공식적으로 입장을 밝힌 것은 처음으로 알려졌다. 이는 사드 배치에 대한 논란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우리 측의 의지를 중국에 확실히 각인시키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김 대사와 우 대표의 면담은 중국 관영언론들의 '한국 때리기'와 이에 대한 우리 국내의 우려가 심화하는 상황에서 이뤄졌다는 점이 주목된다. 한편 문재인 전 대표는 "지금 한국 외교의 최우선 과제는 사드 배치 문제로 중국과의 관계가 훼손되는 것을 막는 것"이라고 밝혔다. 문 전 대표는 8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같이 밝히면서 "사드 배치가 현실화되더라도 정부는 최선을 다해 중국을 설득하고 관계악화를 막아야 하는데 도리어 노력하는 야당 초선의원들을 비난부터 하니 참 한심한 정부"라고 비판했다. 문 전 대표의 이같은 입장은 소속의원들의 방중 자체를 만류했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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