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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와 데카브리스트:세종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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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와 데카브리스트

시베리아의 데카브리스트 (12)

이정식 | 기사입력 2014/02/01 [11:44]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와 데카브리스트

시베리아의 데카브리스트 (12)

이정식 | 입력 : 2014/02/01 [11:44]

데카브리스트 탐구에서 시작된 소설 <전쟁과 평화>

▲ 레프 톨스토이

러시아 뿐만 아니라 세계문학의 금자탑을 쌓은 명작인 톨스토이(1828-1910)의 <전쟁과 평화>는 데카브리스트와 깊은 관계가 있다. 톨스토이는 1856년, 전년도에 즉위한 알렉산드르 2세의 특별사면으로 시베리아에 유형갔던 데카브리스트들이 30년 만에 유럽러시아로 귀환하기 시작했을 때부터 이들에 대한 이야기를 쓰기위해 자료를 수집했다. 그의 나이 28세 때였다.

톨스토이가 데카브리스트들에 대해 각별한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작가적 감각이 뛰어났던 톨스토이가 당시 시대적 흐름 속에서 데카브리스트들의 정치사적, 역사적 역할을 중요하게 인식하기도 했겠지만, 그의 외가 쪽에 대표적인 데카브리스트들이 있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톨스토이가 두 살 때 세상을 뜬 어머니 마리아는 러시아의 유서깊은 귀족집안인 발콘스키 가 출신이다. 발콘스키 가는 톨스토이 가 보다 훨씬 유명한 가문이다. 톨스토이는 어려서부터 전쟁에서 무공을 세운 발콘스키 가의 선조들과 데카브리스트들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듣고 자랐다.

데카브리스트들의 리더중 한 사람이었던 세르게이 발콘스키는 외가의 6촌 아저씨뻘이었다. 혁명 당일 현장을 지도할 지도자였으면서도 나타나지 않았던 트루베츠코이도 톨스토이의 외가쪽 친척이다.

톨스토이는 데카브리스트에 관한 소설을 쓰기 위한 자료를 수집하면서 역사에 대해 깊이 탐구했다. 데카브리스트의 난은 1825년이지만 실패한 이 혁명의 역사적 뿌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1812년 나폴레옹 전쟁을 연구해야 했다. 데카브리스트들 대부분이 나폴레옹의 러시아 침략에 대항했던 이른바 <조국전쟁>에 참전하여 나폴레옹 군을 패퇴시키고 서유럽까지 진출했던 장교와 귀족들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는 역사적으로 1805년으로 더 거슬러 올라가지 않으면 안되었다.

자료를 수집하고 소설을 집필하는데 많은 세월이 흘렀다.

▲ 나폴레옹

수년간의 자료수집을 마치고 소설을 집필하기 시작한 것은 1860년 가을부터였다. 공식적으로는 1863년부터 1869년 사이에 <전쟁과 평화>를 썼다고 하나 구상에 들어간 1856년부터로 치면 13년의 세월이 걸린 작품이다.

톨스토이는 이 소설을 세 부분으로 나누어 집필하려고 했다. 제1부는 1805년부터 1812년까지, 제2부는 실패로 끝난 1825년의 ‘데카브리스트의 난’, 제 3부는 데카브리스트들의 귀환으로 할 구상이었다. 세월이 흐르면서 제1부는 <1805년>이란 제목으로 시작하여 <전쟁과 평화>로 제목이 바뀌면서 완성이 됐지만 2, 3부는 결국 미완에 그쳤다.

미완성으로 그친 소설 <데카브리스트

당초의 2, 3부에 해당하는 <데카브리스트>는 최종완성을 보지 못했으나 흔적은 남아있다. 미완성 <데카브리스트>는 1884년 뻬쩨르부르크에서 출판된 톨스토이 전집에 3장(Chapter3)까지만 삽입되는 형식으로 세상에 존재를 알렸다. 우리나라에서는 출판사 ‘작가정신’에서 펴낸 ‘톨스토이 중단편선1’(김성일 번역, 2010년)에 <데카브리스트들>이란 제목으로 실려있다. 이 책에 다음과 같은 간략한 소개의 글이 들어있다.

“톨스토이는 원래 이 소설을 장편으로 완성하려했다. 그는 데카브리스트들이 유형지에서 러시아로 되돌아온 1856년에 이 소설을 구상했고, 이 작품을 쓰기 위해 당시 사람들의 다양한 개인적 사건들을 알아보기도 했다. 하지만 3장까지 끝마치고 난 후 그의 관심은 나폴레옹과의 전쟁 시기로 옮아갔고, 결국 미완성으로 남게 되었다.”

톨스토이 자신은 미완성이 된 <데카브리스트들> 서두 초고에 소설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1856년(28세)에 나는 이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이 소설이 나아갈 방향은 이미 결정되어 있었다. 소설의 주인공으로 이미 처자식과 함께 러시아로 다시 귀환하게 되는 데카브리스트를 염두에 두고 있었다. 나는 내 의지와 상관없이 ‘내 주인공’이 혼란과 불행에 휩싸였던 시기였던 1825년 당시로 갔다. 그리고 바로 이 시점에서 이야기를 풀기 시작했다. ······ 데카브리스트였던 ‘나의 주인공’을 이해하기 위해서, 나는 그의 젊은 시절을 알아내야 했다. 그가 혈기 왕성한 젊은이였던 당시는 1812년의 러시아, 즉 러시아가 나폴레옹과의 조국전쟁에서 승리를 거두었던 바로 그 시점과 맞물린다. 그래서 나는 1825년을 남겨두고, 소설의 시작 무대를 1812년으로 옮겼다. 아직까지도 1812년 당시의 그 충만한 기운과 그 생생한 소리들이 분명하게 느껴진다. ······ 나는 뭐라고 한마디로 설명할 수 없는, 그러면서도 어떤 수줍음과도 비슷한 그런 기분을 느끼며 집필에 착수했다. 나폴레옹 보나파르트가 이끄는 프랑스와의 전투에서 러시아가 겪었던 실패와 치욕을 묘사해 내는 것보다는, 승리에 대해 글을 쓰는 것이 나에게 있어서는 훨씬 양심적인 일이라고 생각되었다. ······ 러시아의 승리가 우연이 아니라, 러시아 민중과 러시아 군대의 힘에 의한 것이었다고 한다면, 현재의 이 실패와 패배의 시기에 그러한 러시아의 힘을 보다 선명하게 표출해 내는 것이 더더욱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톨스토이, 175-176쪽, 인디북, 2004)

데카브리스트를 주인공으로 하려고 했던 소설이 어떻게 <전쟁과 평화>로 옮겨갔는지를 짐작하게 하는 내용이다. (13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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