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대한 역사의 반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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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 대한 역사의 반격
  • 송장길 / 칼럼니스트, 수필가
  • 승인 2015.09.01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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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중국의 전쟁승리 70 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하려는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에게 항의한 일은 그만큼 나라가 속이 타고 있다는 속내를 들어낸 것이다. 최고의 국제기구 수반이 결정해 발표한 일은 한 나라에 의해 좌우되지 않음을 모를 리가 없음에도 굳이 남의 잔치에 재를 뿌린다는 국제적인 눈총을 무릅쓰고 비현실적인 요구를 공개적으로 내놓은 것은 심각한 국세(國勢)의 문제라고 인식하고 있음을 뜻한다. 실제로 미국과 일본, 유럽을 제외하고는 아시아권 등 주요국 정상들이 대거 참가하는 대대적인 행사에 사실상 배제되었으니 일본의 소외감은 적지 않을 것이다.

특히 한국과 러시아 등이 주빈의 예우를 받아 우호를 과시하니  동북아의 세력판도에서 국외자로 벗어나는 국가의 위상을 실감할 것이다. 메이지 유신 이래 승승장구, 제국주의를 거쳐 세계 2위의 대국에까지 올랐던 일본으로서는 자존심이 크게 상하는 일일 것이다.

일본의 소외는 스스로 부른 일이다. 과거의 몹쓸 과오에도 불구하고 진솔하고 성실한  자세로 뉘우치면서 꾸준히 이웃으로서의 신뢰를 쌓았다면 상황은 달라졌을 것이다. 기술과 경제력을 앞세워 강국이 되자 대국의 허세에 취해 과거의 잘못을 왜곡하면서 다시 오만해진다면 국제사회가 어떻게 그 방자하고 교활한 태도를 용인할 수 있겠는가.

일본은 중국의 전승행사를 계기로 단순한 일회성 행사에서의 방관자 입장 뿐 아니라 나라의 미래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음을 불안해 할 것이다. 시진핑 주석을 중심으로 박근혜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 반기문 유엔 총장 등 여러 지도자들이 함께 축포를 올리면서 동북아지역과 세계정세를  교감할 때 일본 지도층은 안방에서 앞으로 10 년, 20 년 뒤와  22 세기의 국가 운명까지도 떠올릴 것이다. 그 기상도를  맑게 예측한다면 과학과 기술의 국가 간 평준화와 스스로 부른 고립성을 무시한 일종의 망상에 불과하지 않을까?

미국과의 밀월에 매달리려 하겠지만 미국도 상황의 변화에도 주변의 복잡한 변수를 모두 제치면서까지 일본 만을 편애하지 않을 것임을 일본은 알고도 남는 나라다. 거기에 일본에 당한 동북아 뿐 아니라 아시아 등 주변과의 관계도 결코 호락호락하지 만은 않다. 일본은 그동안 풍족한 재화를 뿌려 세를 넓히는 외교전략에 집중해왔으나 그런 관계는 당사자 간의 이해가 미묘해지면서 효험의 한계가 있고, 약발이 떨어지면 서서히 시들기 마련이다.

한국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 낀 샌드위치의 입장이라는 우려가 팽배해 있지만 꼭 그리 부정적이지 만은 않다. 천혜의 지정학적 요충지의 장점을 살리면 오히려 꽃노리패를 쥐는 절묘한 형세를 누릴 수 있다. 미국도, 중국도 한반도가 전략적으로 보석과 같은 형국이니 그 잇점을 전향적으로, 그러나 성실하게 십분 활용할 수 있다. 그 징후는 양국이 최근 한국의 설득에 공을 들이는 과정에서도 포착되지 않았는가.

 한국은 선택지가 점점 줄어드는 일본에 대해서 여유로운 포석과 끌어들이는 외교력으로 현해탄의 파고를 잠재우면 된다. 어차피 일본은 물리적으로나, 전략적으로나 ‘한반도를 지나야 대륙’으로 뻗을 수 있으므로---. 북한에 대한 한국의 입장이 여유를 품을 수 있는 형세와도 같다. 오늘의 정세에서 북한도 점점 더 한국의 영향권을 벗어날 수 없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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