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의 어정쩡한 사죄는 사죄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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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의 어정쩡한 사죄는 사죄가 아니다
  • 김근식 칼럼니스트
  • 승인 2015.08.15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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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는 한·중양국 국민 마음 달랜 하토야마 전 총리의 모습 본받아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14일 발표한 2차대전 종전 70년을 결산하는 담화는 과거 역사에 대한 반성과 사죄라는 용어는 그 안에 있었지만 진정성은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 한·중 양국 국민들이 공통으로 느끼는 감정이다.

국제적인 압력에 하는 수 없이 사죄와 반성을 담긴 했으나, 교묘한 방식으로 직접적인 사죄 표현을 피해나가려는 옹졸함이 그대로 드러나 보였다.

아베 총리는 담화에서 “일본 정부는 앞선 대전(大戰)에서 한 일에 대해 반복해 통절한 반성과 마음으로부터의 사죄의 심정을 표명해 왔다”고 했다.

과거부터 그렇게 해 왔으니 그만하면 된 것 아니냐는 태도이다. 그러나 진정한 사죄는 그런 것이 아니라 “피해자가 그만 사죄해도 좋다고 할 때까지 해야하는 것“이라고 그 며칠전 전임 일본 총리가 이미 지적한 바 있다.

하토야마 유키오 전 총리는 지난 13일 서울시와 경기도 주최로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2015 동아시아평화국제회의’에서 행한 ‘‘역사적 사실을 직시하며 동아시아 공동체의 구축으로’라는 제목의 기조연설에서 과거 한국에 대한 식민지배와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각각 사죄한 1995년 무라야마 담화와 2005년 고이즈미 담화를 인용하면서, “이러한 마음의 표현은 상처 입은 나라의 국민들이 ‘그만두어도 좋다’라고 하는 시기가 올 때까지 계속 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아베 총리의 태도와 관련해 “일본이 경기 침체로 자신감을 상실해가던 중 편협한 내셔널리즘이 등장해 이런 생각을 ‘사죄외교’로 치부하면서 ‘침략전쟁이 아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말하자면 일본의 자신감 상실이 이같은 역사적 왜곡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개탄하는 것이다.

아베 총리는 이번 담화에서 위안부 강제 동원에 대하여서는 ‘위안부’라는 단어는 쓰지 않은 채 “전쟁의 그늘에서 명예와 존엄에 상처를 입은 여성들이 있었다”고 두루뭉술 넘어갔다.

그는 심지어, 한국에 대해 식민지배의 전 단계로서 대한제국의 외교권을 박탈한 1905년의 을사조약의 계기가 된 러일전쟁과 관련해서는 “1905년 러일전쟁 승리가 아시아·아프리카 사람들에게 용기를 줬다”는 궤변까지 늘어 놓았다.

아베 총리는 일본내 양심세력과 국제적인 우려와 충고에도 불구하고 이런식으로 어정쩡하게 종전 담화를 마쳤다.

한·일 양국의 앞날에 참으로 우려되는 바 크다고 아니할 수 없다. 위안부 문제, 독도 문제, 일제 때의 온갖 학살과 만행 등 역사왜곡에 있어 개선의 여지가 보이지 않는다.

아베 총리와 일본 정부는 국내외 양심세력의 지적과 충고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광복절 사흘전인 지난 12일 일제 때 애국지사들이 투옥되고 처형됐던 서대문형무소 옥사(현재는 서대문 형무소 역사관) 앞에서 무릎 꿇고 사죄함으로써 한·중 양국 국민의 마음을 달랜 하토야마 전 일본 총리의 모습을 배워야 할 것이다.

“피해자가 그만 사죄해도 좋다고 할 때까지 해야하는 것”이 진정한 사죄라는 하토야마 전 총리의 말 또한 깊이 명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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