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걸 백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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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걸 백태
  • 김종우
  • 승인 2015.08.09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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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불만 도와 주세요! 가스비가 부족해서 그래요”
고급 승용차를 몰고 온 건장한 청년이 다가와 도움을 청합니다.
주변은 어두운데 사람은 없고 덩치가 산만하고 불량해 보이는
남자가 말을 걸어온다면 누구라도 섬찟해질 겁니다.
이번 여름 미국 시애틀 공항 근처 주유소에서 겪었던 일입니다.
나중에 그 근처에 살고 있는 교포에게 들어보니
늦은 밤 한적한 주유소에서 가끔씩 볼 수 있는 광경이라고 합니다.
남에게 손을 내밀어 음식이나 돈을 달라고 하는 것을 구걸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걸인은 구걸을 업으로 하고 있는 사람을 말합니다..
벤즈를 몰고 다니는 걸인은 처음 봤습니다.
미국 일부 지역에서는 길거리에 나 앉아 도움을 청하는 하우스 푸어나 워킹 푸어가
가끔씩 눈에 띱니다.
이들은 도움의 손길만 바랄 뿐이지 직접 말을 부치지는 않습니다.
이들 가운데 어떤 이들은 자기가 기르던 개와 같이 노상에서
먹고 자고 그렇게 생활하고 있습니다.
시애틀에서 차로 3시간 정도만 북쪽으로 올라가면 캐나다 뱅쿠버에 도달합니다.
그곳은 걸인 천국인 듯 유명 커피점이나  까페 앞에는 어김없이
이들이 앉아 있습니다.
형태로 봐서 구걸을 업으로 하는 사람들 같이 보입니다.
꼭 이들이 한 짓이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지만 얼마 전 벵쿠버에서
황당한 일을 당했습니다.
공영주차장에 차를 세워놓고 가족들과 식사하고 돌아와 보니 자동차 뒷좌석 문 유리창이
산산 조각나고 그 안에 있던 여행가방이 없어진 것이었습니다.
가방 안에 여권을 안 넣었던 것을 그 나마 다행으로 생각하고 두꺼운 종이로 창을 막고 미국으로
되 돌아 왔습니다.,
국경에서 입국심사관이 상황을 듣고 웃으면서 하는 말이 미국 차 번호판을 단 차들이
종종 이런 일을 당한다고 하면서 몸 상하지 않아 그나마 다행이라고 위로 합니다.
이들은 주로 토요일과 일요일에 그 짓을 하는데 그 이유는 단기 여행을 하는 경우
대부분이 전화기 로밍을 하지 않아 신고가 쉽지 않고, 신고를 해도 신고 받은 기관에서
웬만해선 출동을 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걸인은 최소한 도둑질을 하지 않고 살기 위해 구걸을 합니다.
그래서 돕는 이들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걸인들의 구걸 형태도 다양한 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깡통 들고 가가 호호 방문해서 먹을 것을 구했는데
요즘은 깡통든 걸인은 없는 것 같습니다.
제가 다니는 교회 골목에는 주일마다 한번도 빠짐없이 구걸을 하는 분이 있습니다.
겉으로 보기에 늙지도 않고 사지육신 멀쩡해 보이는 분이 애절한 표정으로 구걸을 합니다.
몇 해 전에는 “ 만원만 주세요~ 만원만 주세요~”하더니
얼마 전 부터는 “ 천원만 주세요~ 천원만 주세요~”
최근에는 금액은 안 밝히고 “ 좀 보태 주세요~ “ 그럽니다.
아마 이분은 돈에 대한 개념이 없거나 아니면 수입을 올리기 위해
연구를 많이 한 분 같아 보였습니다.
더 깜짝 놀랄 일은 어느 주일 저녁에 현대 백화점에서 쇼핑하고 있는 그를 발견한 것입니다.
“개 같이 벌어서 정승같이 쓴다”를 몸소 실천하시는 분 같이 보였습니다.
이번주는 그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장소를 옮겼나? 아니면 혹시 몸이 아프거나 불편한 건 아닌가 하고 궁금해 집니다.
애절한 목소리의 여운이 아직도 귓가를 맴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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