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문제 해결책은 회장 일가의 경영권 배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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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문제 해결책은 회장 일가의 경영권 배제부터
  • 김형배 언론인
  • 승인 2015.08.06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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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보도에 따르면 롯데그룹의 지배구조는 정말 ‘한심 무인지경’이라 아니 할 수 없다. 계열사만 80개인데, 이들 사이에 416개의 순환출자 고리가 만들어진 아주 취약한 기업 지배구조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한 계열사가 무너지면 그룹 전체가 연쇄적으로 휘청거릴 수도 있다는 뜻이다. 2년 전까지만 해도 무려 순환고리가 9만5033개에 이르렀으나 그나마 많이 정리됐다는 게 이 정도라니 입이 딱 벌어질 뿐이다. 총수 일가의 지분도 단 2.41%에 불과해 이쯤이면 그들을 오너라고 부르기에도 민망한 수준이다.

거기다 한국롯데를 지배하는 자본도 알고 보니 일본 자본인 광윤사와 일본롯데홀딩스 등 일본 롯데 소속의 비상장회사라는 사실마저 밝혀지면서 ‘과연 롯데가 한국기업인가’라는 의문에 휩싸여 있기까지 하다.

그런 가운데 롯데그룹 주요 계열사 37개사의 대표들이 4일 긴급회의를 열고 ‘집단 성명’이란 것을 발표했다고 한다. 이들이 밝힌 입장은 최근 형제간의 경영권 다툼과 관련해 “롯데그룹을 이끌어갈 리더로 경영능력을 검증받고 성과를 보여준 신동빈 회장이 적임자”라는 주장뿐이다.

상명하복의 우리 기업 조직 풍토에서는 오너 일가 축에도 들지 못하는 이른바 ‘바지 사장들’의 집단행동은 일절 용납되지 않는다. 그런 봉건적 풍토에서 이들이 공동 입장표명을 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어느 누구도 이들의 행동을 진정으로 그룹의 현재와 미래를 우려하는 계열사들의 자발적 의사표현으로 보지 않을 것은 뻔하다. 그럼에도 이들이 그야말로 ‘그룹의 장래를 걱정해서 입장을 밝힌다’고 하니 헛웃음이 나온다.

최근 집단적인 입장 표명이 유행을 타고 있어서인지 모르겠으나 너도나도 집단 성명이다, 뭐다 하는 통에 그 유치한 작태를 보고 있으면 고소를 금치 못하겠다. 국정원 직원들 일동으로 나온 성명은 국정원장의 재가를 받았다고 하는데 이번 롯데 계열사 사장들의 성명은 또 과연 누구한테 결재를 받았을까? 신격호? 신동주? 신동빈? 경영권이 마구 흔들리는 판국에 알 수는 없지만 그 내용을 보니 현 실세인 신동빈 회장의 지시 또는 묵인 아니고서는 애초에 불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혼란스런 난세에 파리 목숨에 불과한 이들 바지 사장들이 특정 오너일가에 대해 집단적으로 지지의사를 정말 자신의 의사대로 표현했다고 믿을 국민이 얼마나 될 것인가? 거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국정원이 자신이 저지른 해킹 사건과 관련해 아무리 ‘동료직원 임모 과장의 죽음을 헛되게 하지 말라’는 투의 비장한 성명서를 낸다 한들 국민 몇 명이나 이들의 진정성을 믿겠는가? 아무튼 롯데 바지 사장들의 행태는 상식을 갖고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고, 그래서 인정받 수도 없는 것이어서 구설수에 오를 수밖에 없다고 본다.

이들의 행위가 신동빈 회장에 대한 절대 충성 맹세 그 이상 또는 그 이하가 아니었던 것은 분명하다. 신동빈 회장에 대한 줄서기가 이미 시작됐다고 보는 것이 정확할 것이다. 그렇다면 롯데 사태는 후계구도를 정리하는 차원은 벌써 넘어선 것 같다.

이번 사태로 창업주인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동빈 회장, 신동주 전 일본롯데 회장 모두 큰 도덕적으로 치명적인 타격을 입은 상태이다. 그런 만큼 롯데기업의 지배구조 투명화와 전문경영체제 도입의 시급성이 크게 부각되고 있다. 그 첫걸음은 회장 일가의 경영 배제가 되어야 할 것이다.  고객과 주주들, 10여만명의 종업원을 위해서도 이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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