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는 사람에게 아부하고 빈 털털이는 우습게 여기는 풍조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그래서 사기꾼의 대부분은 있는 척 꾸미기 위해 겉치장에 신경을
많이 쓴다고 합니다.
사기꾼들은 거의 모두가 현란한 말 솜씨로 자기를 철저하게 위장 합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어눌한 행동으로 상대가 자기를 우습게 여기도록
위장 하기도 합니다.
사기꾼들은 인간의 약점을 기가 막히게 파고 듭니다.
겉이 번지르르한 사람에게는 호감을 가지고 겉이 빈약해 보이는 사람에게는
냉정한 그런 인간의 심리를 최대한 이용합니다.
몇 년 전 걸려온 한 통의 전화 때문에 한동안 그 후유증으로 시달린
신문광고영업 전문가가 직접 겪었던 얘기입니다.
어느 봄날이었습니다.
“상가와 오피스텔을 분양 하려고 한다.  신문광고를 통해 하고 싶다, 의논하고 싶으니
지금 내 사무실로 와 줬으면 좋겠다” 라는 내용 이었습니다.
그는 통화가 끝나자 마자 전화를 걸어온 사람이 분양사기꾼은 아닌지,
현장은 확실한지 등을 확인도 할 겸 한걸음에 달려 갔다고 합니다.
전화를 걸어온 사람의 사무실을 가보니 넓고 활기에 차 있었다고 합니다.
많은 남녀 직원들이 컴퓨터와 설계도면을 보면서 분주하게 돌아 가고 
전화 벨 소리도 요란 했답니다.
전화를 건 사람은 아주 여유 있는 모습을 보이면서 분양사무실과 붙어있는
공사현장을 안내한 후 광고 대금은 분양계약금이 입금 되는대로 즉시 정산해 주는
방법으로 신문광고를 해달라고 조건을 제시 했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의심을 사지 않게 분양대금 입금구좌의 은행통장과 도장을 한꺼번에
맡기면서 매주 월요일에 정산을 하자고 하더랍니다.
그 사람은 또 유명일간지 두어 곳에 광고를 더 하고 싶으니 연결을 책임지고 해달라고
부탁까지 하더랍니다.
그는 타사 동료 두 명에게 급히 연락해 같이 분양광고를 게재 했다고 합니다.
며칠에 걸쳐 몇 차례 전면광고를 실었으니 광고비도 한 회사 당 수억 원씩 됐답니다..
광고 덕분에 문의도 많고 분양도 잘 돼가고 있는 것 같아 마음이 놓였답니다.
금요일 오후에 전화를 걸어 대금 결재를 요청했더니 월요일 오전에
해 줄 테니 사무실로 오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는 통장에 돈이 산처럼 쌓여있는 것을 확인하고 토요일 과 일요일
이틀을 가족과 외식을 하면서 즐겁게 보낸 뒤 월요일 아침 일찍 그의 사무실을
찾아 갔다고 합니다.
사무실 문을 여는 순간
그는 기절 할 것 같이 앞이 깜깜했다고 합니다.
사무실은 깨끗하게 비어있었고 그 많던 사람과 도면 그리고 책상과 컴퓨터 등
집기가 하나도 없이 깨끗하더랍니다.
영화 ‘스팅’ 과 똑 같은 방법의 사기를 당한 것 이었습니다.
사기꾼은 남의 공사현장에 사무실을 임대한 후 리스로 집기들을 들여놓고
일일 고용인들을 채용하여 그럴 듯 하게 현장 분위기를 꾸민 것이었지요.
은행에서 급히 통장을 확인해보니까 그 많던 돈이 한 푼도 없이 다 온라인을
통해 모두 인출됐답니다.
사기꾼은 분양광고를 믿을 수 있는 중앙메이저 신문 세 곳에 연속해서 내고
이를 믿고 계약한 사람들의 계약금을 챙겨 행방을 감춘 것이었습니다.
그는 며칠 동안을 수소문 한 끝에 그 사기꾼이 살고 있는
집을 찾아갔답니다.
반 지하에 살고 있는 사기범은 “돈은 지금 없다.
나중에 갚아 줄 테니 걱정 하지 말라” 그러면서 또 그 순간을 모면 하려 하더랍니다.
경찰에 신고를 하고 재판을 펼쳤지만 그 사기꾼은 넉넉한 웃음을 띠며
“이번 기회에 한 몇 년 나라 밥 좀 먹고 나오겠습니다”’ 라면서 여유를보이더랍니다. 
물론 돈은 모두 어디론가 다 빼돌린 뒤지요.
유형은 다르지만 천태만상의 사기범들이 도처에 도사리고 있습니다.
한 순간도 방심할 수 없는 것이 요즘 우리 사회 입니다.
사기를 친 사람은 사기 등 전과 17범의 전과자이고
사기를 당한 사람은 명문대학 수학과를 나온 수재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