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위로와 칭찬
김종우 | 입력 : 2014/10/13 [12:23]
주일이면 교회 앞에서 어김없이 볼 수 있는 분이 있습니다. 양쪽다리가 모두 없는 분입니다. 그분은 돈 넣을 통을 앞에 놓고 찬송가 테이프를 열심히 틀면서 지나는 사람들에게 애절한 눈초리를 보냅니다. 매주일 적은 액수이지만 약간의 돈을 그에게 건네며 동정의 마음을 전합니다. 사랑의 손길을 기다리는 사람은 신체 불구인 그 뿐만이 아닙니다. 인간은 모두가 사랑의 손길을 원합니다. 누구에겐가 기대고 의지하고 사랑 받고, 칭찬 받고 싶어 하는 것은 병든 사람이거나 아니거나 모두 마찬 가지입니다. 그래서 종교가 탄생했는지도 모릅니다. 살다 보면 기쁜 일 만큼 이나 슬프고 화나는 일이 많습니다. 분노는 때로 창조적 에너지를 분출 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 에너지는 오래 가지 못합니다. 정신과 육체가 모두 지치기 때문입니다. 부끄러운 허물을 모두 내려 놓으면 분노는 사라집니다. 내 존재에 대한 확신이 있으면 분노는 생겨 나지도 않습니다. 내 존재에 대한 확신이 있는 사람은 이중적 잣대로 남을 평가 하지 않습니다. 내 존재에 대한 확신이 있으면 불의와 타협하지도 않습니다. 아직 눈곱만큼 남아있는 자존심이 생각을 복잡하게 합니다. 왜 빈 껍데기 허물에 그리도 애착을 갖는지 모르겠습니다. 주일 마다 교회 앞에 앉아 있는 그 분의 애절한 눈망울이 떠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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