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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영 폭력과 학익진:세종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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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영 폭력과 학익진

송장길 / 수필가, 전 언론인 | 기사입력 2014/08/22 [15:35]

병영 폭력과 학익진

송장길 / 수필가, 전 언론인 | 입력 : 2014/08/22 [15:35]

한국군 병영 실태에 대한 국민적 경악과 분노는 자칫 깊은 산 골짜기에 묻혀버릴 뻔했을까? 군 인권위가 윤 일병 폭행치사 사건을 파헤치지 않았다면 단순한 병영사고로 축소 처리되고, 국민의 아들, 딸들은 계속 피멍을 부등켜 안고 희생됐을까? 군 인권위는 용기있게 고름을 메스로 터뜨렸을 뿐이고, 곪을 대로 곪은 용종은 필연코 수술대에 오르게 돼 있었다. 건군이래 군 내부의 폭력은 병영 안에서 거침없이 자행돼 왔고, 내무반을 유령처럼 떠돌며 병사들의 영혼을 할퀴어왔음을 병사로 복무한 대한민국 국민들은 대부분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한국의 안보상황과 그에 따른 군사문화를 어쩔 수 없어 이를 악물고 견뎠던 것이다.
이제는 상황이 다르다. 사회가 민주화로 성숙의 물결을 탔고, 자유와 인권이 시민들의 기본적인 가치로 자리잡고 있어서 군사문화의 우산 아래 격리되고 밀폐된 공간에서라도 비인간적인 행위의 횡행은 국민정서가 도저히 용납할 수 없게 되었다. 더구나 잔인하고 엽기적인 폭행을 아무리 간교하게 은폐, 또는 조작하려해도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있겠는가.
군대에서의 폭력은 기강확립과 통솔의 방편으로 묵인된 측면이 있다. 만인만색의 구성원을 다스리기 위한 가장 쉬운 방법은 체벌과 기합이라는 인식에서였을 것이다. 어찌 보면 군의 기강과 병사의 인격은 충돌하는 듯하다. 그러나 전술과 병법도 시대의 변화를 따라야 한다. 민주사회의 군대는 사회의 시대정신 위에서 민주적인 방식으로 강력해져야 된다. 그렇지 않으면 사기士氣는 기대할 수 없다. 군의 사기는 강한 전력의 원천이며, 사기가 떨어진 군대는 오합지졸임은 군사학의 초보 지식이다. 충무공 이순신 장군은 솔선수범과 함께 끊임없이 장병들에게 다가가고 보살핌으로서 강한 리더쉽을 보였다. 이제는 통솔과 기강을 위해서 폭력이나 기합 대신에 정교한 규율을 개발해 자발적으로 준수하도록 유도하고, 병사들이 고달프더라도 만족스럽게 병역을 마치도록 군이 합리적으로 선진화해야 된다.
한국군의 현대화는 줄곧 장비증강에만 치우쳐 있었다. 장비와 전략.전술 못지 않게 그 그릇을 채우고 운영할 장병들의 정신무장과 사기진작 등 콘텐츠의 개선에도 박차를 가해야 했다. 65만의 상비군과 30조원의 예산을 쏟아붓는 세계 9위의 대군은 군 조직 전체를 개선하고 개혁할 고도의 관리체계와 발전 모델을 고민해 왔는지 의심스럽다. 군은 윤 일병 폭행치사 사건을 계기로 수뇌부와 관련자의 처벌, 병영문화위의 발족 등과 같은 제재적 방법의 수준을 넘어 민주화를 다져가는 사회, 고도로 정보화한 대중사회의 흐름에 맞는 현대적인 조직의 운영과 경영원리를 도입해 선진군대로 혁신돼야 된다.
한국사회의 민주적 가치와 흐름이라는 큰 울타리를 학의 날개로 펴고 기강과 사기라는 모루와 망치를 동시에 동원한 학익진鶴翼陣의 큰 전술로 군이 선진화될 때 어떤 위기와 전쟁도 승리할 전력의 우위를 이룩할 것이다. 세계의 해전사에서도 독보적인 충무공의 빼어난 전략과 덕장으로서의 용병술, 필승의 무용武勇은 오늘에까지 살아있는 귀감이 된다.

▲ 수필가 송장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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