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이라크 재공격, 전비가 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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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이라크 재공격, 전비가 관심이다.
  • 신현덕 / 언론인
  • 승인 2014.08.21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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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의 이라크 재공습이 열흘을 넘었다. 예견했던 대로 미군은 이라크에서 작은 승리를 거두고 있다. 미군의 공습에 힘을 얻은 이라크 정부군과 쿠르드군이 반군에게 빼앗겼던 모술댐을 탈환했고, 쿠르드 자치정부 주도인 아르빌로 진격하는 것을 막았다. 기독교를 믿는 소수민족을 구출하는 데도 성공했다.

미국은 2011년 크리스마스 때 철군을 완료했다. 그 후 2년 7개월 만에 미군의 이라크 공격이 다시 시작됐다. 미군이 전투기와 폭격기 무인공격기 드론까지 동원해 반군을 타격하고 있다. 약 70회의 공습으로 수니파 반군의 예봉을 꺾었다고 한다.

미군의 재공격 명분은 미국인과 미국 시설, 그리고 소수민족 보호다. 미군은 전투 개시 직전부터 지금까지 북부 산악지역의 기독교인과 소수민족에게 물과 식량 등 긴급구호물자를 공중에서 투하했다.

미군은 이번 공격이 제한적이라고 반복해 브리핑하고 있다. 지상군 투입이 없을 것이라고도 발표했지만 군사고문단은 늘렸다. EU가 전쟁물자를 지원하는 등 직·간접으로 관여하는 국가가 늘고 있다. 전쟁이 조금씩 복잡한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이라크 반군의 항전도 녹록지 않다. 반군은 미국 본토를 공격하겠다는 영상메시지를 띄웠다. 전쟁에서 희생된 미국인의 사진을 보여주며 공개적으로 협박하고 있다.

반군은 초기에는 바그다드를 향해 진격했다. 시아파 정부를 무너뜨리기 위한 작전이었다. 바그다드가 위협받는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반군은 그러나 이달 초부터 갑자기 주진격로를 북으로 돌렸다. 북쪽 쿠르드 자치지역에는 석유매장량이 풍부하고 기독교 등 비(非)이슬람교도들이 혼재해 있다. 반군이 이 지역을 겨냥하자 세계의 반응이 달라졌다.

미군의 공습 재개에서 크게 두 가지 숨은 뜻을 읽을 수 있다. 첫째, 반군이 목표로 하는 이슬람원리주의에 입각한 이슬람국가 설립 구상을 깨버리는 것이다. 이라크 전쟁 초기에 문명의 충돌이라고까지 경고했던 것의 반복이다. 반군은 이라크인의 지지를 얻기 위해 이번에도 타종교를 이용하고 있다. 반군은 소수의 기독교도들에게 항복을 요구했다. 이슬람으로 개종하라. 아니면 매달 250달러의 세금(非이슬람교도에게 부과하는 지즈야)을 내라. 그것도 아니면 죽음을 선택하라고 강요했다. 어느 것도 기독교도들이 받아들일 수 없는 조건이다.

둘째는 이슬람세력 연대망 구축 저지다. 반군이 공격 중인 쿠르드 자치주는 이라크인들에게 경제적인 면도 중요하지만 외교 및 종교적 상징성이 더 크다. 반군들은 쿠르드 족 문제로 고통을 받고 있는 시리아와 이란 등에서 지지와 지원을 받길 원한다. 지원 통로를 확보하자면 반드시 쿠르드 자치지역을 거쳐야 한다.

서너 차례의 이라크 전쟁 때마다 미국의 속내는 복잡했다. 최초 이라크 전 때 아버지 부시 대통령은 석유공급 시스템을 유지시켰고, 쿠웨이트 국경과 국가 회복에 성공했다. 다만 미국이 배신했다는 이라크의 반발을 잠재우지는 못했다. 아들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를 파괴하기 위해 공격했다. 이라크에서 핵무기는 물론 화학무기도 발견되지 않았다. 미군의 의도를 간파한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석유가격이 배럴당 100달러를 넘고, 전쟁이 언제 끝날지 모른다고 전망했다.

이에 머쓱해진 아들 부시 대통령은 공격이 채 한 달 반도 안 되었을 때 공군 전투기를 타고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호에 내려 종전 대신 전략적 승리를 선언했다. 전술은 관심 밖이었다. 그 순간에도 이라크에서 전투는 계속 되고 있었다.

정권을 이어받은 오바마 대통령은 전투가 종료되지 않았는데도 미군을 이라크에서 철수시켰다. 월남전처럼 패배했다는 소리를 듣고 싶지 않았다. 이라크 정부가 자체군사력으로 정부를 지킬 힘이 없었는데 미군은 돌아갔다.

이번 재공격으로도 이라크에 완전한 평화가 정착되리라고 장담할 수는 없다. 오바마 대통령은 모술댐을 탈환하고는 “장기적 전략을 계속 추구하겠다”고 말했다. 전쟁을 일찍 끝내겠다는 뜻이 아니다. 이번에도 공습을 종료하더라도 전투는 계속 될 것이다.

미군이 정말 승리할 생각이었으면 전쟁 원칙에 철저하게 따랐을 것이다. 미군은 전술보다는 전략적으로 이기겠다는 데 주안점을 두었다. 아들 부시 대통령 때 전쟁의 기본인 전장 정리를 하지 않은 채 바그다드로 몰려간 것이 그 증거다.

그 결과 무장은 별 것 아니지만 저항이 가능한 세력의 일부가 남았다. 미군은 이들을 상대로 쉽게 싸우며 주둔기간을 연장할 속셈이었다. 반군세력은 독자적인 통신체계를 가졌고 조직도 갖췄다. 미군이 시민을 보호하겠다는 명분으로 반군과 시민을 격리하지 않았고, 반군에게 이동과 통신을 허용했기에 가능했다.

전쟁을 진짜 끝내려면 이라크를 최초로 점령했던 몽골의 일칸국처럼 해야 한다. 일칸국은 모든 종교를 완벽하게 포용했고, 반군이 거부할 땐 강력한 힘으로 제압했다. 몽골의 특징인 물류를 앞세워 전보다 풍부한 생활을 보장한 것으로 최후의 승리를 이끌어 냈다. 미군은 이런 태세를 갖추지 않았다.

우리 국민은 전비에 관심이 집중되어 있다. 지난번 미국은 이라크 참전국에게 전비 분담을 요구했다. 전비에서 10~15%를 임의로 떼어 내 목적과 달리 미군과 미국 정보기관의 정보활동비로 썼다. 일방적이었다. 한국 독일 영국 EU 등 전비 공동분담국에게는 아무런 설명도 없었다. 독일 등이 반발했다. 우리가 이번 공격을 주목하는 이유다.

이라크에 평화가 정착되도록 도와야 함은 옳다. 그러나 어느 한 국가의 이익이나 정권 유지를 위한 전쟁이라면 더 이상은 안 된다. 비상식적 논리로 전비를 부담케 한다면 더더욱 지지받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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