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자동차 산업의 미래, 어떻게 결정 날까?
상태바
한국 자동차 산업의 미래, 어떻게 결정 날까?
  • 강희복 경제칼럼 / 시장에서 온 편지
  • 승인 2013.12.20 09: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고급화 · 차별화가 관건, 영암 F1경기장 활성화도 필요
 

자동차산업은 우리 국가경제에서 그 위상이 매우 높다. 한 해 생산액은 113조원, 종사자는 175만 명, 수출액은 718억 달러 등을 기록하고 세계 생산 5위이다

미국은 자동차산업에서 세계 1위라는 위상이 흔들리자 공격적 무역정책으로 돌아섰고, 수입을 규제하는 등 이를 지키려고 혈안이다. 하지만 미국이 어려울 때 우리는 승승장구하였다. 수출은 가파르게 늘었고 국내시장은 수입자동차에게 아주 조금만 허용하였다. 그런데 이런 시장상황이 급변하고 있다. 악화하는 쪽으로 돌아섰다. 2013년부터 부쩍이나 경고음이 높아지고 있다.

경고음에 귀를 기울이면, 언론도 관련 연구소도 이구동성으로 말하는 요지는 분명하다. ‘귀족노조가 임금을 천정부지로 올려서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 ‘환율이 고평가로 돌아서서 수출해도 이익을 구하기 어렵다’, ‘수입 자동차가 FTA와 환율의 도움으로 가격에서 경쟁력을 키우고 밀려들어온다’, 등등을 지적하고 있다. 어쩌면 그렇게도 제조원가와 가격경쟁력에 초점을 맞춘 분석에 그치고 있을까! 이를 들을 때마다 국민은 괴롭다.

이런 분석이 전적으로 틀린 것은 아니지만 전반적 경쟁상황을 보여주지 못할 뿐만 아니라 우리 경제의 번영이라는 큰 방향과 어긋나는 쪽으로 우리의 눈과 귀를 붙잡아둔다. 경쟁에는 가격과 비가격의 요소가 엄연히 있고, 소득이 높아지면 임금은 오르기 마련인데, 그런데도 가격경쟁력에 정책 중심을 고정한다는 것은 대기업의 편의에 한편을 이루는 간접 지원일 뿐이다.

선진경제로 이행할수록, 인류의 경험은 오늘도 비가격 경쟁력이 중요해진다고 말한다. 즉, 상품의 품질과 디자인 등에 의한 고급화, 차별화를 말하며, 높은 가격에도 소비자가 구매하지 않고는 못 배기는 속성을 말한다. 그런데 한쪽에 치우친 경고음, 가격 경쟁력에 눈과 귀를 집중함으로써 비가격 경쟁력을 쌓는 기회를 놓치고 허송세월로 보낸다. 즉, 국산 자동차의 비가격 경쟁력을 위협하는 일들이 아무 생각 없이 자주 일어나도록 수수방관하고 있다. 아래는 몇 가지 사례들이다.

첫째 사례는 자동차의 ‘드라이빙’이라는 즐거움에 관한 것이다.
독일 BMW(고급 수입자동차)는 고객이 운전을 즐겨볼 수 있는 주행도로(드라이빙센터)를 영종도에 건설하여 질적인 면을 확실히 경험하도록 준비 중이다. 언론의 보도(조선일보 2013. 6. 5.일자 보도 참고)에 따르면 미국과 독일에 이어 세 번째로 한국에 투자한다는 것이다. 그만큼 한국 시장에서 공격기회를 잡았다고 보는 것이 아닐까?
이에 맞대응하려는 시도인지 모르지만 최근 현대자동차는 인천 송도시와 협약을 맺고 ‘도심 레이싱 축제’를 개최하려고 준비 중이다(연합뉴스 2013. 12. 13. 일자 보도 참고).
하지만 이 둘 사이에는 즐거움을 선사하는 시간의 길이에서 큰 차이가 있다. BMW는 상설이어서 1년 내내 소비자에게 만족감을 선사하지만 현대 자동차는 1년 중 며칠(2014년의 경우 5월 16일~18일)에 그칠 것이다.

둘째 사례는 자동차의 ‘최고속도와 안전’ 기술에 관한 국내에서의 경험이다.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 수준의 속도와 안전을 지난 3년간 영암F1 경기에서 소개하였다. 그런데 적자 경영(지난 3년간 1,721억 원)이었다고 해서 내년에는 이를 중단한다. 막대한 투자(지금까지 들인 돈이 5천억원을 넘는다고 한다)를 들여 건설한 영암F1 경기장이 ‘최고’를 보여줄 수 없게 하였다(이상은 조선일보 2013. 12. 6.일자 보도 참고).
그리고 이런 결정에 국가는 아무 관심도 없다. 그 사이에 국내 소비자는 더 이상 최고 수준을 경험할 기회를 잃었고, 외국 전문가의 눈에 우리는 모터스포츠의 후진국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일본이 구미 선진 자동차산업을 쫓아가고자 1962년부터 F1 경기에 매달렸고 지금도 끈을 놓지 않는 것을 보면, 그리고 중국이 이 경기에 우리보다도 서둘러 2004년부터 참여하고 있다는 것을 보면, 이 경기가 자동차산업의 고급화에 얼마나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한국토요타가 영암F1 경기장을 활용하여 비교시승을 열고 토요타 자동차의 경쟁력을 뽐내고 있는 현실을 기뻐해야 할까 슬퍼해야 할까?

셋째 사례는 자동차의 튜닝산업에 관한 진행이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자동차 튜닝시장 활성화 종합대책’을 발표하였다. 그 효과에 대해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정부는 튜닝산업을 키워서 개성있는 자동차시대를 열겠다고 하지만 정작 얼마나 효과적일지 매우 의문이다. 자동차산업에 대한 두 개의 관청(산업부와 국토부)이 독점적 대기업(현대기아차) 앞에서 힘을 발휘하기 어렵다는 것이 그간의 경험이었고, 튜닝산업이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경쟁자가 생기는 것을 독점기업은 반가워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튜닝산업 정책이 규제기관으로서 전문 협회를 만들고 튜닝의 법적 허용 범위를 넓히는데 그친 점은 튜닝산업을 주도할 인재들이 활동을 넓히는데 아무 역할을 하지 못할 것이다. 이들 인재들은 지금처럼 계속해서 협회의 규제와 대기업의 비협조 아래 튜닝사업을 영위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기 때문이다. BMW,아우디, 벤츠, 등 선진 자동차기업들이 튜닝기업과 긴밀히 협조하고 있는 현실은 우리에게 아직 그림의 떡인 형국이다.

위의 사례들은 자동차산업의 본류(本流)와는 관계가 먼 것처럼 보이지만, 비가격 경쟁력으로 넘어가지 않으면 안 되는 현 시점에서는 우리에게 아주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본다. 자동차의 고급화에서 힘을 얻지 못하면 우리 미래가 어둡기 때문이다, 고급화에서 진전을 이루지 못한 체 중국의 후발 자동차산업과 가격 경쟁을 할 경우 우리는 예상보다도 빨리 몰락할 수 있다.

이런 어두운 미래를 벗어나려면 정부가 소비자 입장에서 자동차산업을 재편성하겠다는 결심으로 달려들어야 할 것이다. 대기업의 판단에만 맡기고 이들의 요구에만 귀를 기울이다가는 큰코 다치지 않을까? 정부는 자동차산업의 국민경제 위상을 살리기 위해 좀 더 대국적인 판단을 내리면 좋겠다. 예를 들자! 정부가 앞장서서 소비자가 즐길 인프라를 영암F1 경기장을 중심으로 확대하는 것이다. 현대차는 독일의 ‘뉘르부르크링’(F1경기장과 주행실험장을 겸하는 별칭 ‘the Green Hell’)에서 주행 시험한 것을 대대적으로 광고에 내보내고 있다. 그런 경주도로를 찾아 독일로 갈 것이 아니라 국내의 전남 영암으로 가도록 유인해야 한다. 영암을 확장해서 모토스포츠의 중심지가 되도록 해야 한다. 또 제3의 자동차산업을 키운다는 절박감으로 튜닝산업을 육성해야 한다. 튜닝산업을 위해 완성차 대기업의 양보를 끌어내고, 규제를 과감히 줄여야 한다. 자동차산업과 소비자의 선호가 동행하면서 발전해야 강건한 산업으로 지속할 수 있음은 물론이다.(필자: 시장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전 조폐공사 사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