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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의 시골식당과 볶음 국수:세종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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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의 시골식당과 볶음 국수

'어머니의 바다' 몽골 흡스굴 호수 (7)

이정식 / 언론인 | 기사입력 2014/07/05 [14:01]

몽골의 시골식당과 볶음 국수

'어머니의 바다' 몽골 흡스굴 호수 (7)

이정식 / 언론인 | 입력 : 2014/07/05 [14:01]

어느 시골식당의 풍경

셀렝게강을 건넌 후 잠시 휴식을 취하고는 다시 발길을 재촉했다. 어느덧 정오가 지나고 있었으나 점심 먹을 만한 곳을 찾지 못한 채 차는 계속 달렸다. 오후 3시쯤, 라샹트군(郡)의 한 마을을 지나던 중 가이드가 탄 선도차가 한 자그마한 목조 건물 앞에 멈춰 섰다. 겉으로만 봐서는 그곳이 식당인지 무엇인지 금방 알 수 없었다.
식당의 작은 간판이 가이드 바타르씨의 눈에 띄지 않았다면 우리는 또다시 땡볕 아래 초원위에서 라면 등으로 점심을 때울 참이었다.

식당에 들어간 목적은 그곳 음식을 먹으려는 것보다는 우선 따가운 한낮의 햇빛을 피해 일행이 가지고간 우리 음식을 먹기 위해서였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 식당의 음식을 얼마라도 주문해야 하는데 식당 안에서는 마침 한 젊은 부인이 딸과 함께 칼국수 같은 면발의 볶은 국수를 먹고 있었다. 그것이 그럴 듯 해보여 우리는 우선 그 음식을 6인분 시켰다.

▲ 볶음국수를 먹고 있던 몽골인 모녀

주인 가족은 우리가 들어가자 신이 났다. 온 식구가 부지런히 주문한 음식을 만들기 시작했다.
주방을 들여다보았는데 면 만드는 것이 우리네 칼국수 면 만드는 식과 비슷했다. 밀가루 반죽을 작은 나무봉으로 눌러 둥글납작하게 만든 뒤 칼로 썰어내었다.

어머니가 만든 반죽을 눌러 둥글납작하게 만드는 일은 어린 딸의 몫이었고, 아버지는 그것을 말아서 칼로 썰어냈다. 이리저리 분주한 어머니는 총 지휘자다.
사는 형편이야 넉넉할 리 없지만 단란하고 행복한 가정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 국수 가락을 만드는 모습은 우리의 칼국수 만드는 방식과 거의 같다.

▲ 국수를 만드는 마지막 공정은 아빠의 몫인가 보다

하긴, 행복이란 마음먹기 달린 것 아닌가?
우리가 이번 출사에서 가난한 유목민들(우리 눈으로 볼 때)을 많이 보았지만, 그들의 어느 구석에서도 불행의 그림자를 읽을 수 없었다. 자신들의 삶의 방식대로 자유롭게 살면서 뜻하지 않은 불운한 일을 겪지 않고 가족 구성원끼리 서로 화목하게 사랑하며 산다면 그것이 바로 행복이 아니겠는가 하는 생각을 하였다.
나뿐만 아니라 함께 갔던 다른 사람들 모두 비슷한 생각들을 하였을 것이다.

주문한 음식이 나오기 전에 한쪽 테이블에는 컵라면, 햇반 그리고 김치와 몇 가지 밑반찬 등으로 조촐한 우리식 밥상이 차려졌다. 옆 테이블에는 커다란 대야안에 삶은 양의 간, 콩팥, 염통 등 내장이 들어있었는데, 몽골 운전기사들이 작은 칼로 이 내장들을 잘라 먹기 시작하자 일행 중 몇 사람도 여기에 가담했다.
우리가 주문한 음식은 한참 후에 나왔다. 음식의 이름은 ‘초이왕’. 몽골 남자들이 좋아하는 음식이란다. 물론 여기에도 양고기가 들어있다. 우리말로 ‘양고기 볶음 국수’라고 하면 좋을 것 같았다. ‘초이왕’은 가이드 바타르씨와 세 명의 운전기사 그리고 우리 일행 중 몇 사람이 나눠 먹었다.

식당을 떠나면서 일행중 한 사람이 식당 주인 식구들의 가족사진을 폴라로이드 즉석 카메라로 찍어주었다. 폴라로이드 카메라로 찍어 그 자리에서 건네는 사진 선물은 여러 곳에서 현지인들이 초면의 우리 일행에게 친근감을 갖도록 하는데 좋은 촉매제 역할을 하였다.

▲ 머리를 맞대고 힘겨루기를 하는 송아지들

차가 떠나기 전에 보니 식당 옆 마을 초지에서 어린 소들이 머리를 맞대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었다. 머리를 맞대고 힘을 겨루는 소싸움은 어른 소나 하는 것인줄 알았는데 이번에 보니 송아지 때부터 하는 짓이었다. 근처에 이 송아지들의 어미소들이 있을까? ‘애들 싸움이 어른 싸움 될라!’하는 생각이 들어 혼자 피식 웃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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