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의 정치 아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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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의 정치 아젠다
  • 송장길 / 수필가, 전 언론인
  • 승인 2014.06.13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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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권은 보수적인 성장주의에 진보적인 분배주의를 가미한 수정적인 보수주의를 표방하고 집권에 성공했다. 진보적인 정책은 야당의 핵심노선이지만, 여권에서 노인과 아동, 학생 수혜 프로그램 등을 효과적으로 차용함으로서 야권의 예봉을 꺾고, 가까스로 정권수호를 이룬 것이다. 박근혜 후보의 개인적인 인기와 안보에 대한 국민의 불안, 야당의 식상한 정치행태 등도 작용한 측면도 물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 후 일년여 동안 야권의 끈질긴 막무가내식 견제에 시달렸다. 그후 늦게나마 경제의 활성화와 남북경색의 돌파를 시도하면서 제 구실을 찾는 듯 했으나 괄목할 성과를 내지는 못하고, 국제무대와 특이한 여성적인 행보로 유지되는 자신의 인기, 그리고 여권에 확보해둔 지지기반에 기대며 정치적 소강을 유지하고 있었다. 박 대통령의 참으면서 꾸준한 소걸음의 정치행로는 그런 환경 속에서 상당히 지속될 듯 싶었다. 그런 계제에 세월호라는 태풍을 맞은 것이다.
세월호 사태를 맞자 박 정권은 우왕좌왕 했다. 경험이 부족한 정권은 위기를 인식하고, 대처할 태세를 갖추지 못해 무엇을, 어떻게 할지 모르고 있었다. 겨우 대통령의 현지 시찰 한 번과 관계장관에 이어 총리를 파견한 뒤 사태가 수습되도록 손 놓고 기다리는 듯한 태세였다. 사태의 심각성을 미쳐 인식하지 못한 정치감각의 가수면 상태에서 깨어나지 못한 것이다. 숨이 끊어져 가는 300여명의 국민, 특히 어린 학생들의 생명을 구하기 위한 총력체제를 동원하지도 못 했고, 유족은 물론, 국민들에 대한 위로와 호소의 담화 한 마디도 주춤거렸다.
어린 생명들을 수장시킨 비리와 범죄가 줄줄이 들어났고, 정부가 홍수같은 악재에 가위눌림으로 허위적거리고 있자 국민의 슬픔과 분노는 폭발했다. 그 엄청난 정치-사회적 난맥의 쓰나미에도 대통령의 선봉장 깃발은 전투현장으로 달려오지 않았다. 지휘자는 물론, 참모들이 모두 적의 돌진 앞에서 열중쉬어를 하고 있는 격이었다.
불운의 영혼들은 국민의 오열과 기구 속에 영면의 세계로 보내졌거나 아직도 가슴 속에 초혼의 울부짖음 위로 떠돌고 있다. 혹자는 이제 일상으로 돌아가자거나, 국가개조 같은 거대 담론보다 실제적인 조치에 집중하자고 주장한다. 그러나 그런 소극적인 자세로는 세월호가 일으킨 한국사회의 엄청난 충격과 상처, 그 파장을 치유할 수 없다. 또한 세월호가 안긴 비젼, 국가 명운의 분수령이 될 ‘제3의 도약’이라는 호기를 잃을 것이다.
세월호는 한국사회에 이렇게 총체적으로 썩어서는 절대로 안되겠다는 메시지를 토해내면서 침몰하지 않았던가! 국가 장래에 대한 당위를 암시하며 국민의 통일된 강렬한 염원을 하나로 모아주지 않았던가? 희생된 영혼들을 영원히 기억하고, 그들의 희생을 값지게 하기 위해서도 나라 전체에 만연한 부패하고, 부조리하고, 후진적인 부분을 과감히 도려내서 신선하고, 합리적이고, 전향적인 선진사회를 건설하는 ‘제3의 기적’을 이룩해야 된다는 외침이 누리에 울려 퍼진다.
박근혜정부의 뉘우침과 각오에 국민들은 이제 관심을 갖게 되었고, 그 개혁의 일거수 일투족 모든 행보를 주시하고 있다. 국회도, 사법부도, 언론도, 시민단체도 개혁의 행군에 동참해야겠지만, 정부야 말로 직접 관련된 사항이 많고, 그 실행에 가장 강력한 힘과 수단이 갖춰져 있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의 개혁 드라이브야 말로 대한민국의 위상과 미래가 걸리게 된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정권의 성공여부를 가늠할 집권 초기의 어젠다로 성장과 복지를 적당히 구사한 경제계획 3개년계획과 대박논을 채색한 통일정책을 내놓았다. 매우 중요하고, 시의적절한 테마로 보인다. 그러나 경제계획은 국제경제환경과 돌발변수의 전개가 악재로 작용하지 않더라도 한국의 큰 도약으로 나타날 개연성이 그리 높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통일정책도 까탈스런 상대가 있는 만큼 성공한 대통령으로 업적을 미리 기대하기는 불확실하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제 한국사회에 큰 고통을 준 세월호 사건을, 불행하고 슬프지만, 새로운 나라를 만드는 정치 어젠다로 삼을 수 밖에 없고, 그렇게 해야 한다. 그것은 지도자 박근혜에게 주어진 국민과 국가의 명령이다. 총리를 비롯한 정부의 인사 개편과 기구 개편, 이른바 관폐 척결 정도의 쇄신으로는 나라가 업그래이드돼 선진국으로 성장할 수 없다. 그런 가시적인 조치야 기초적인 것이고, 문제는 사회 전반에 걸친 개혁이고, 국민의식의 일대 변환이다. 특히 의식혁명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세균은 탐탐히 노리고 침범한다. 건전한 규범체계가 반듯하게 서고, 병균이 번식할 수 없도록 저항력이 강할 때 사회는 건강하고, 번성한다.
한국사회는 과거 관 주도이긴 했으나 국민교육헌장도 제정해보고, 새마을 운동과정에서 진취적인 국민의식을 고취해 본 경험이 있다. 이번에는 사회의 모든 지식인, 각계의 지도자들을 망라하고, 모두가 스스로 참여하도록 하는 일대 국민운동을 일으켜야 한다. 정치가 배제된 순수한 의도로 추진하므로서, 지속적이고도 자발적으로 추진돼야 할 것이다. 거짓말 안하기, 남을 존중하기, 공중도덕 바로 지키기, 생명보호 정신 고양, 철저한 준법정신의 고취, 국가와 사회의 중요성 인식, 지구촌의 공동체 의식 제고 등 끌어올려야 할 덕목들이 즐비하다.
한국의 현대 버젼으로 설게된 피렌체의 르네상스, 영국의 빅토리아 시대, 터키의 아타 투르크, 미국의 부상, 손문의 삼민주의, 일본의 명치유신과 같이 국가의 융성을 일으키는 대역사가 불끈 일어나야 한다. 이 명제는 박근혜 정부의 성공 뿐 아니라 대한민국의 발흥을 위한 역사적인 대의이다.
송장길(6,11,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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