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스토옙스키는 톨스토이와 함께 19세기 러시아 문학을 이끈 양대 산맥의 하나로 불리는 대문호다.

도스토옙스키의 인생과 작품에 영향을 준 작가들은 누구일까? 그가 최후의 작품을 썼던 상트페테르부르크 아래 스타라야루사에 있는 별장 박물관의 서재에 가면 그 답을 볼 수 있다.

도스토옙스키가 작품을 썼던 서재에는 작은 책상과 소파, 아담한 서랍 장 등이 놓여있고 한쪽 벽에는 네 사람의 작은 초상화가 걸려 있다. 그 초상화의 주인공들인 윌리엄 셰익스피어(영국, 1564~1616), 알렉산드르 푸시킨(러시아, 1799~1837), 오노레 드 발자크(프랑스, 1799~1850), 찰스 디킨스(영국, 1812~1870)가 그들이다.

초상화는 다이아몬드 형으로 배치되어 있는데, 맨 위에 푸시킨이 있고, 그 아래 좌우로 발자크와 디킨스, 그리고 아래에 셰익스피어가 있다. 그들이 도스토옙스키에 가장 영향을 많이 준 작가들이라는 것이다.

셰익스피어는 도스토옙스키보다도 약 250년이나 앞선 작가이고, ‘햄릿' '리어왕' '맥베스' '로미오와 줄리엣' '베니스의 상인' 등 그의 작품들은 인류의 고전이라 불릴만큼 워낙 유명하여 당시 유럽의 작가치고 누구도 셰익스피어의 영향권에서 벗어나있는 사람이 없었으리라는 것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그리고 맨 위에 푸시킨이 걸려있는 것은 그가 러시아 문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인물일 뿐만 아니라 도스토옙스키가 10대 시절부터 그의 한 살 위 형 미하일과 함께 열렬히 흠모해 온 작가이기 때문일 것이다. 푸시킨의 주요 작품인 ‘대위의 딸’ ‘예브게니 오네긴’ 그리고 그의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등의 시(詩)들은 아직도 그 생명력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발자크의 경우는 도스토옙스키가 공병학교를 졸업하고 공병국 제도실에서 근무할 때인 1843년 12월, 발자크의 작품 ‘외제니 그랑데’를 번역한 일이 있을 정도로 그에게 심취했었다. 발자크의 주요 작품으로는 그 외에 ‘고리오 영감’ ‘골짜기의 백합’ 등을 꼽는다.

디킨스는 제2의 셰익스피어로 불릴만큼 당대 최고 작가 중 한 사람이었다. 우리에게도 너무나 잘 알려진 ‘크리스마스 캐럴’ ‘올리버 트위스트’ ‘데이비드 코퍼필드’ 등이 널리 알려져있다. 이들 네 명의 작가 외에 ‘레 미제라블’을 쓴 프랑스 작가 빅토르 위고((1802~1885) 등이 추가될 법 하지만 박물관 서재 벽의 인물은 거기까지다.

도스토옙스키는 말년에 상트페테르부르크와 스타라야루사 별장을 오가며 작품을 썼다. 스타라야루사에서 쓴 마지막 작품이 ‘카라마조프 씨네 형제들’이다. 그는 3년간에 걸쳐 쓴 이 소설을 마감하고 석달 후인 1881년 1월 뇌출혈로 사망했다. 59세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