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알타이 기행 (5) - 알타이 산맥의 호수와 모기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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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 알타이 기행 (5) - 알타이 산맥의 호수와 모기떼
  • 이정식 / 언론인
  • 승인 2020.03.17 00: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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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통 호수
호통 호수 (2019. 7. 30)
알타이 산맥의 설산을 보고 서있는 산 길 옆의 어워
알타이 산맥의 설산을 보고 서있는 산 길 옆의 어워

차강골에서 호통호수로

우리는 차강골에서 두 번째 밤을 보내고 다음날인 7월 30일 새벽4시 30분 차강골을 출발해 알타이 산맥 아래의 대형호수인 호통호수로 향했다.

호통호수로 출발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가파른 경사길을 오르게 되었는데, 힘센 푸르공도 사람을 안에 실은 채로는 힘이 부쳐 오를 수 없었다.

일행은 모두 차량에서 내려 차를 먼저 올려보내고 가파른 고갯길을 한참동안 걸어서 올라갔다. 고개 정상에는 어워가 서 있었다. 몽골의 어워는 돌무덤 가운데 푸른 천 등을 두른 나무를 꽂아 놓은 것으로 길 가는 나그네들의 여행의 안전을 기원하는 민속적 표식의 하나다. 과거 우리네의 성황당 나무와 비슷하다. 고개 정상에서 잠시 휴식 후 다시 푸르공을 타고 출발했다.

차강골에서 호통호수까지는 거리상으로는 120km다. 안내서에는 6시간 소요라고 나와 있다. 시속 20km 정도로 간다는 얘기다. 산길이 험한 탓이다. 중간에 아침과 점심을 비상식량으로 해결하고 호통호수에 이르러서는 촬영을 위해 한참 머문 탓에 호통호수변의 예약된 게르숙소에 도착한 시간은 저녁 6시 무렵이었다. 새벽 4시반에 출발한 것은 중간의 그러한 지체를 감안한 것이었다.

흰 봉우리들이 연이어 있는 알타이 산맥아래의 잔잔한 호통호수변에는 말떼가 풀을 뜯고 있었고, 물위에는 어미 백조가 새끼들을 데리고 지나는 모습도 보였다. 그러나 호수변에는 모기떼가 극성이었다. 촬영한 사진에도 모기들이 희미한 점이되어 군데군데 박혀있었다.

숙소로 빌린 이곳의 게르 역시 맨바닥이었으나 바닥에 비닐 매트가 깔려있어 차강골 보다는 나아 보였다. 식사는 물론 자체 해결이다.

이곳에서 알타이에서의 세 번째 밤을 보내고 다음날 또다시 새벽 4시 30분에 호통호수를 출발했다. 이날은 울기까지 이동해 바얀울기 공항에서 5시 30분에 울란바타르로 출발하는 비행기를 타는 일정이다.

호통호수에서 울기까지의 거리는 130km다. 우리는 중간에 있는 첸겔 마을에서 아름다운 주변경관을 사진에 담았다. 울기에 도착하던 날에도 이곳을 지나 차강골로 갔었다. 이날 울기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3시였다.

알타이에서의 3박 4일은 울기로 돌아오는 날 간간히 비가 뿌린 것 말고는 비교적 날씨가 좋았다. 비행기는 울란바타르로 돌아오던 중 한 군데 공항을 들러 승객을 더 태우고 왔다.

말에서 떨어진 후 나의 왼쪽 가슴과 왼 팔꿈치에 있었던 약간의 통증도 거의 없어진 상태였다.

즐거운 유목민 가족
즐거운 유목민 가족
게르의 굴뚝에서 나오는 연기가 푸른빛으로 보인다.
게르의 굴뚝에서 나오는 연기가 푸른빛으로 보인다.

미니사막 엘승타사르해에서의 밤하늘 찍기

일행은 울라바타르 도착 다음날 서쪽으로 280km 떨어진 엘스타사르해로 출발했다. 엘승타사르해란 몽골어로 ‘초원과 사막이 갈라진’ 또는 ‘분절되어 이어진 모래’라는 뜻이라고 한다.

초원 속에 모래언덕이 길게 이어지는 매우 특이한 지역이다. 모래언덕의 폭은 약 5km, 길이는 약 80km이다. 구굴의 위성사진을 보면 길게 이어진 모래언덕의 모양이 잘 나타나있다.

이곳을 미니사막이라고도 부르고 세미고비(Semi Gobi Desert)라고도 부르는데 고비사막과는 멀리 떨어져있어 직접적인 연관성은 없다. 징기스칸 시절 몽골제국의 도읍지인 카라코롬으로 가는 길목에 위치해있다.

우리는 엘승타사르해로 가는 도중 길가 유목민의 게르에 잠시 들렀다. 말을 키우는 유목민이었다. 부부와 어린 남매가 있었다. 아들은 7~8세 정도로 보였는데 말을 제법 잘 탔다. 말에 오를 때는 아버지가 도와주었다. 부부는 넉넉해 보이는 인상이었다. 말의 젖을 발효해 만든 우리의 막걸리처럼 생긴 아이락(마유주)도 우리에게 권했다. 우리의 사진 촬영에도 잘 응해주었다.

엘승타사르해에 도착해서는 모래 언덕 안으로 들어갔다. 높고 낮은 모래 언덕에는 푸르른 나무가 드문드문 서 있어 풍경이 아름다웠다.

우리의 숙소는 역시 게르였는데, 이곳의 게르에는 깨끗한 침대와 침구, 그리고 전기시설이 잘 되어있어 알타이의 게르에 비할 바가 아니다. 세면과 샤워는 별도 시설을 이용하면 된다.

저녁을 먹은 후 완전히 어두워진 후 우리는 모두 카메라와 삼각대를 들고 게르 밖으로 나왔다.

사진 찍는 사람들이 몽골에서 빼 놓을 수 없는 것이 밤하늘 촬영이다. 맑은 날엔 그야말로 하늘에서 별이 쏟아진다고 할 만큼 밤하늘이 별천지다. 이날은 구름이 조금 있어서 그런지 그정도는 아니었다.

게르의 난로 굴뚝을 빠겨나가는 연기가 야간 촬영시에는 푸른빛으로 찍힌다. 게르의 이러한 모습이 어두운 하늘의 별만으로는 밋밋할 사진을 제법 운치있게 만들어준다. 구름이 하늘을 서서히 덮어 별을 가려버렸으므로 오래 찍지는 못했다. 다음날 아침에는 엘승타사르해 모래밭에서 일출과 낙타가 모래 언덕을 지나는 모습 등을 촬영했다. 낙타는 사전에 낙타를 키우는 유목민에게 부탁하여 해뜨기전에 끌고나온 것이다.

낙타는 몽골의 이른바 5대 보물의 하나다. 말, 소, 양, 염소, 낙타 이렇게 다섯 동물을 몽골에서는 5대 보물이라고 한다. 그중 다른 동물들은 지나는 길에 자주 목격할 수 있지만, 낙타는 일부러 찾아가지 않는한 우연히 만나기는 쉽지 않다.

엘승타사르해에서의 일출과 낙타촬영을 끝으로 7박 8일의 모든 일정을 마친 우리는 이날 밤 귀국길에 올랐다.

엘승타사르해의 낙타
엘승타사르해의 낙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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