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피렌체 근교의 빈치라는 마을에 화가를 꿈꾸는 레니 알바노라는 소년이 살았다. 그는 날마다 달걀만 반복해서 그려야 했다. 그의 스승인 베로키오는 불평하는 그에게 “어느 달걀도 똑같이 생긴 건 없다. 또 같은 달걀이라도 보는 위치와 빛에 따라 달리 보이는 법이다. 너에게 달걀만 자꾸 그리라고 하는 것은 사물의 모습을 관찰하는 능력을 가르치기 위해서다”라고 설명했다. 레니는 뒤늦게 스승의 깊은 뜻을 깨달았다. 이 소년이 바로 르네상스 시대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천재 화가 레오나르도 다빈치였다. 이처럼 반복적인 훈련을 통해 그는 예리한 관찰능력과 정확한 묘사능력을 키웠고, 이것을 발전시켜 ‘모나리자’ ‘최후의 만찬’ 같은 명작에서 명암과 원근에 의한 입체감과 공간표현력을 완성했다. 레오나르도의 어린 시절 일화는 ‘메타생각’이란 제목의 책에 소개되고 있다. 이 책의 요지는 학습은 생각하는 법과 관찰, 탐구, 자기성찰 등 여러 가지로 노력해서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다중지능이론을 설명할 수 있다. 1980년대 미국 하버드대학 교육심리학과 하워드 가드너(Howard Gardner) 교수가 주창한 이론으로, 그에 따르면 인간은 ①언어 ②논리·수학 ③음악 ④시각·공간 ⑤신체운동 ⑥대인관계 ⑦자기이해 ⑧자연친화 등 여덟 가지 영역의 지능을 가지고 있다. 각 지능은 서로 유기적으로 작용해 개인마다 독특한 지능으로 발현된다고 한다. 우리가 초등학교 때 단 한 가지만으로 봤던 지능지수(IQ) 이론의 한계를 극복한 것으로 이제는 교육학에서 널리 응용되는 이론이다. 가드너 교수의 다중지능이론은 직업교육에도 활용되고 있다. 직업능력은 기초능력과 직무능력으로 나뉘는데, 기초능력은 ①의사소통 ②수리 ③문제해결 ④자기계발 ⑤자원관리 ⑥대인관계 ⑦정보 ⑧기술 ⑨조직이해 ⑩직업윤리 능력 등으로 서너 가지를 빼고는 다중지능이론과 매우 흡사하다. 이들 능력을 모두 갖춰야 하는 것은 아니고 직종별·수준별로 직무수행에 꼭 필요한 2∼10개를 요구한다. 초인이 아닌 이상 모든 기초능력을 완벽하게 소유한 사람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문호 셰익스피어, 작곡가 모차르트, 진화론자 다윈, 물리학자 아인슈타인 등은 세기적 천재성을 보였던 인물이다. 이들은 여덟 가지 지능 가운데 서로 다른 2∼3개를 가졌으나 공통점은 모두 자기이해 지능이 우수했다는 것이다. 자기성찰은 현재의 나를 되돌아보고 미래의 성공을 위해 부단하게 노력하는 자아 능력이다. 일상에서 반복과 관찰에 익숙한 독자 여러분도 여덟 가지 재능, 혹은 열 가지 능력의 의미를 반추해보는 건 어떨까. <저작권자 ⓒ 세종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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