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은 자기 배가 부르니 자식세대의 절망을 의아해 한다. 하지만 사회초년생의 앞을 가로막는 어른들 권력 앞에 청년은 좌절할 수밖에 없다. 헬(hell)조선이라고 자조하는데, 어떤 현상인가? 청년이 미래를 불안해하고 독립하지 못하는 세상이다. 노동시장이 포화상태이고 경제 활력을 잃기에 구조적인 것이다. 취업이 막히니 미래와 희망을 포기하였다. 소위 3포(연애, 결혼, 출산의 포기)다. 최근 더 악화하여 ‘진짜 헬조선이 온다’라고 한다.(중앙일보 2020.1.15. ‘우리는 헬조선을 탈출했나’) 2015년부터 보도되었다니 이런 조짐은 그전부터 있었을 것이다. 이런 사회 병적 현상이 왜 5년이 지나고 정권이 보수에서 진보로 바뀌어도 더 악화하는가? 누가 무엇을 해야 희망찬 나라로 갈아탈 것인가? 이제 국민, 청년은 알아챘다. 대동소이한 정책으로 행정, 교육, 주택시장을 정부가 주무르면 헬조선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사실. 기득권의 저항과 안주를 극복할 어떤 희생도 없이 제자리걸음에 불과한 눈속임이 정권마다 계속된다는 사실. 경험하지 못한 나라는 이념적일뿐, ‘자유, 민주, 시장경제’를 뒤집는 조치들이어서 기득권을 더 강화했다는 사실. 결국 청년의 취업문은 더 좁혀졌고, 3포는 더 악화했고, 국민 모두는 깨달았다. 지금이야말로 청년이 앞장서서 이승만 대통령의 “독립정신”으로 정치에 나서야 한다. 최고 권력자에게만 눈치를 보는 정치세계에서 청년이 원하는 변화와 미래를 기대할 수 없다. 부패가 만연하고, 이념적 갈등으로 국론이 분열된 현실에서 실용적 방법으로 혁신을 꾀하지 않으면, 자칫 국내 혼란을 키우고 외침을 불러서 망국을 초래할 수 있다. 쓰라렸던 백 년 전을 잊어서는 안 된다. 논란을 최소화하면서 미래를 당기는 길은 이념이 아니라 기술이다. 실용적 혁신인 4차 혁명에 청년부터 올라타면 시작된다. 올해 총선거에서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다. 청년이 앞장서서 정치적 동력을 만들고 4차 혁명기술을 활용하면 미래는 밝다. 먼저 교육혁신이다. 블록체인-누구나 열람할 수 있는 장부에 거래 내역을 투명하게 기록하고, 여러 대의 컴퓨터에 이를 복제해 저장하는 분산형 데이터 저장기술-은 가상화폐에서 보듯이 공정한 경쟁과 거래를 보장한다. 여러 대의 컴퓨터가 기록을 검증하므로 조작과 왜곡이라는 해킹을 막는다. 이런 기술을 교육시장(학생과 교사 간의 지식거래)에 적용한다면 굳이 국가가 주도하는 공급자중심을 고집할 필요가 없다. 이미 학생이 줄어서 학교(교사)도 줄여야 하는 인구감소 추세이기에, 학생이 없으면 학교는 자연적 도태이다. 그러니 학교가 학생을 뽑는데 앞서서, 학생이 학교를 선택하는 시장으로 만들 수 있는 적기가 왔다. 학생(부모)은 학교(교사)가 올리는 공급자정보를 비교검토하고 자유롭게 선택하여 자기 진로를 편성한다면 사교육비를 굳이 지출하지 않아도 된다. 구세대는 불안하겠지만 가상화폐 시장이 청년층에 유행했던 사실로 볼 때, 청년들에게는 즐길 기술이다. 연간 70조원의 교육예산을 학생(부모)이 선택하는 쪽으로 지원한다면, ‘초등학교 학부모의 75%씩이나 교육에 불만족한다’는 현실은 해소될 것이다. 마찬가지로 부동산시장도 혁신할 수 있다. 이들 시장은 수십 년간 국토부가 장악하고 있다. 정부가 비밀리에 토지공급과 주택물량을 정하고, 이 정보를 자치단체와 건설업자가 먼저 알기에 공급자중심의 시장이 되었다. 정보 독점적이며 공급자위주의 주택시장인 것이다. 여기서는 경쟁적 가격을 기대할 수 없고, 주택가격인하를 얻으려면 반드시 수요자가 시장을 리드하고 공급자가 경쟁하도록 제도화해야 한다. 주택시장의 주객을 전도하는 것이다. 공산품에서 보듯이 정보공개는 공정한 경쟁을 촉진한다. 블록체인과 같은 기술로 주택시장정보를 모두에게 공개하고 경쟁을 촉진한다면 가격인하와 품질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교육과 주택은 불가분의 관계다. 자녀교육을 위해 맹모삼천(孟母三遷)하는 게 부모 마음이다. 교육과 주택 모두에서 제대로 된, 수요자에게 유리한 경쟁을 실현한다면, 그 지출은 점점 줄고 청년의 걱정은 그만큼 가벼워진다. 사실 시장이 공급자의 놀이터에서 수요자 우위로 바뀌면, 이 세상은 훨씬 자유롭고 활발해진다. 공급자의 우월적 위치와 독점적 가격이 불러오는 경직된 시장, 기득권에게 유리하고 수요자와 신규 진입자(사회초년생인 청년)에게 불리한 세상을 끝낼 수 있다. 새로운 공급자들이 자유롭게 시장에 진출하면 언제나 새로운 수요를 만들고 그만큼 혁신적인 변화를 일으킨다. 혁신을 원한다면 경쟁하게 만들면 된다. 더 자유롭게 더 선택지가 많아지면 더 효율적인 세상이 올 것이다. <저작권자 ⓒ 세종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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