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전 독도 착륙 불발에 이은 상륙 불발 배가 천천히 독도를 한바퀴 도는 동안 부지런히 사진을 찍었다. 갈매기들이 떼를 지어 배를 향해 날라왔다. 배가 오면 손님들이 주는 새우깡 선물이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갈매기가 새우깡 유혹에 약하다는 것은 진작 알고 있었지만 여기도 마찬가지였다. 쾌속선은 배타는 재미는 없다. 승선 후 내릴 때까지 내내 선내에 갇혀있어야 하므로 비행기 속과 다름없다. 뱃전에 나와 주위경치를 감상한다든지 따라오는 돌고래나 날치들을 구경한다든지 하는 선박 여행의 흥취를 느낄 수 없는 것이 아쉬운 점이다. 나는 이번에는 배에서 독도를 봤지만, 3년전인 2011년에는 비행기 위에서 독도를 본 일이 있다. 그 이전 2002년에는 군용 헬기로 독도에 가려고 동해안까지 갔다가 서울로 되돌아간 일도 있었다. 1972년 여름에 홀로 울릉도에 갔다 온 이야기는 다음편에 하려고 한다. 대한항공 A380 여객기의 독도 시범비행 다음은 당시의 기록: 이 A380은 2층 전체가 프레스티지 클래스다. 1층엔 퍼스트 클래스와 이코노미 클래스가 있다. 1,2층을 전부 이코노미 클래스의 좌석으로 꾸밀 경우 800명까지 탑승이 가능하다고 한다. 현재는 퍼스트, 프레스티지, 이코노미 합쳐 400여석. 의자 앞의 액정 화면에 비행항로가 나와 찍어 놓았다. 이런 독도 항로의 여객기 특별 비행은 아마 다시 있기 쉽지 않을 것이다. 나는 2002년 CBS해설위원장 시절 독도에 가기위해 육군본부에서 육군 헬기를 타고 태백산맥을 넘어 동해함대사령부까지 갔던 일이 있다. 낙하병이나 화물 수송용으로 보이는 대형 헬기였다. 국방부가 동해함대사령부와 독도를 보여주기 위해 언론사의 국방담당 논설위원들을 초청한 행사였다. 강릉에서 자고 이튿날 그 헬기를 다시 타고 독도로 가기로 되어 있었다. 그런데 다음날 아침, 독도 현지에 바람이 강하게 불고 기상상태가 나빠서 헬기가 가더라도 착륙할 수 없어 비행이 취소됐다고 했다. 하는 수 없이 모두 버스를 타고 서울로 돌아오고 말았다. 그런데 9년 후 세계에서 가장 큰 여객기를 타고 하늘에서 독도를 내려다보게 된 것이다. 독도까지 한번 가기도 쉽지 않지만, A380을 탄 이날처럼 하늘에서 독도를 선명하게 본 것은 운이 좋은 것이라고 했다. 지난 2002년 헬기로 못간 아쉬움을 다소나마 덜어준 비행이었다. 우리 땅 독도를 하늘에서 보고 왔다는 것만으로도 흐뭇했다. 대한항공이 시범비행 코스를 잘 잡았다는데 모두들 동감. 비행시간은 약 2시간. 그런데 대한항공의 이러한 독도 상공 시범비행을 두고 일본이 시비를 걸어왔다. <저작권자 ⓒ 세종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