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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A380 독도 시범비행의 회고:세종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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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A380 독도 시범비행의 회고

독도로 가는 길 (4)

이정식 / 언론인 | 기사입력 2014/05/23 [06:43]

대한항공 A380 독도 시범비행의 회고

독도로 가는 길 (4)

이정식 / 언론인 | 입력 : 2014/05/23 [06:43]
▲ 여객선을 향해 날아온 독도의 갈매기떼

12년전 독도 착륙 불발에 이은 상륙 불발

배가 천천히 독도를 한바퀴 도는 동안 부지런히 사진을 찍었다. 갈매기들이 떼를 지어 배를 향해 날라왔다. 배가 오면 손님들이 주는 새우깡 선물이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갈매기가 새우깡 유혹에 약하다는 것은 진작 알고 있었지만 여기도 마찬가지였다.
“아야!” 소리가 났다. 김병규 작가가 낸 소리다. 손가락을 새우깡으로 착각한 갈매기에게 손끝을 물렸다며 조금 아프다고 했다. 내 손가락에도 갈매기의 주둥이가 살짝 스치기는 했지만 물지는 않았다.
배가 울릉도 쪽으로 방향을 잡으면서 승무원이 갑판위의 사람들에게 ‘그만 선실로 들어가라’고 했다.

쾌속선은 배타는 재미는 없다. 승선 후 내릴 때까지 내내 선내에 갇혀있어야 하므로 비행기 속과 다름없다. 뱃전에 나와 주위경치를 감상한다든지 따라오는 돌고래나 날치들을 구경한다든지 하는 선박 여행의 흥취를 느낄 수 없는 것이 아쉬운 점이다.
선상에서 사진을 이리저리 찍기는 했지만, 독도에 오르지 못하고 되돌아가게 되어 매우 서운했다. 독도에 한번 발을 딛기가 정말 쉽지 않은 듯 하다. 사실 나의 독도 관찰과 상륙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나는 이번에는 배에서 독도를 봤지만, 3년전인 2011년에는 비행기 위에서 독도를 본 일이 있다. 그 이전 2002년에는 군용 헬기로 독도에 가려고 동해안까지 갔다가 서울로 되돌아간 일도 있었다. 1972년 여름에 홀로 울릉도에 갔다 온 이야기는 다음편에 하려고 한다.

▲ 대한항공 A380 여객기에서 내려다 본 독도(2011.6.16)

대한항공 A380 여객기의 독도 시범비행

다음은 당시의 기록:
2011년 6월 16일 목요일. 오후 3시 20분쯤 인천공항을 출발한 세계에서 가장 큰 비행기인 대한항공의 A380은 1시간쯤 후 울릉도 상공을 지나 독도 위를 날고 있었다. 갖고 있던 스마트폰을 꺼내 사진찍기를 시도했다. 카메라를 가지고 탑승하지 못하게 하여 방법이 없었다. 날씨가 좋아서 웬만한 DSLR카메라만 갖고 있었어도 비록 비행기 안에서지만 선명하고 멋진 사진을 찍을 수도 있었을텐데 아쉬웠다. 이날 독도까지의 체험비행은 대한항공의 초청에 의한 것이었다. 이 거대한 비행기는 다음날부터 서울-나리타-홍콩 노선에 정식 취항한다.

비행기는 완전한 2층 구조였다. 쉽게 말해 아래 위의 평수가 거의 같은 2층집이다. 지금까지 보아온 것 중 보잉사(미국) 기종 가운데 돌고래처럼 머리 윗 부분이 불룩 튀어나온 것이 있다. 보잉 747-400이다. 1층으로 탑승하여 계단을 타고 2층으로 올라가면 불룩 튀어나온 곳에 프레스티지 클래스가 있다. 그런데 에어버스사(프랑스)가 만든 A380은 탑승할 때도 별도의 브리지를 통해 2층으로 직접 들어갔다.

이 A380은 2층 전체가 프레스티지 클래스다. 1층엔 퍼스트 클래스와 이코노미 클래스가 있다. 1,2층을 전부 이코노미 클래스의 좌석으로 꾸밀 경우 800명까지 탑승이 가능하다고 한다. 현재는 퍼스트, 프레스티지, 이코노미 합쳐 400여석. 의자 앞의 액정 화면에 비행항로가 나와 찍어 놓았다. 이런 독도 항로의 여객기 특별 비행은 아마 다시 있기 쉽지 않을 것이다.

▲ 인천공항에서 독도까지의 운항 경로가 표시된 기내 액정 화면

나는 2002년 CBS해설위원장 시절 독도에 가기위해 육군본부에서 육군 헬기를 타고 태백산맥을 넘어 동해함대사령부까지 갔던 일이 있다. 낙하병이나 화물 수송용으로 보이는 대형 헬기였다. 국방부가 동해함대사령부와 독도를 보여주기 위해 언론사의 국방담당 논설위원들을 초청한 행사였다. 강릉에서 자고 이튿날 그 헬기를 다시 타고 독도로 가기로 되어 있었다. 그런데 다음날 아침, 독도 현지에 바람이 강하게 불고 기상상태가 나빠서 헬기가 가더라도 착륙할 수 없어 비행이 취소됐다고 했다. 하는 수 없이 모두 버스를 타고 서울로 돌아오고 말았다.

그런데 9년 후 세계에서 가장 큰 여객기를 타고 하늘에서 독도를 내려다보게 된 것이다. 독도까지 한번 가기도 쉽지 않지만, A380을 탄 이날처럼 하늘에서 독도를 선명하게 본 것은 운이 좋은 것이라고 했다. 지난 2002년 헬기로 못간 아쉬움을 다소나마 덜어준 비행이었다. 우리 땅 독도를 하늘에서 보고 왔다는 것만으로도 흐뭇했다. 대한항공이 시범비행 코스를 잘 잡았다는데 모두들 동감. 비행시간은 약 2시간.

그런데 대한항공의 이러한 독도 상공 시범비행을 두고 일본이 시비를 걸어왔다.
일본은 며칠 후 주한 일본대사관을 통해 우리정부에 항의하고, 마쓰모토 외무상이 기자회견에서 ‘일본의 다케시마 영유권 입장에서 볼 때 받아들일 수 없으며 매우 유감스럽다’고 주장했다. 또 외무성 공무원들에게 한달간 대한항공 이용을 자제할 것을 지시했다.
우리나라 네티즌들은 이러한 일본의 반응에 대해, “별 치졸한 짓을 다 한다” “지진 때 도와줬는데 배은망덕이다” “대한항공의 독도 시범비행을 강력히 지지한다”는 등 일본의 태도를 강력히 비판하고 대한항공의 독도 비행을 통쾌해 했다.
우리정부에서도 가만있지 않았다. 일본정부에 유감표명과 함께 엄중한 항의 의사를 전달했다. 일본의 시비는 참으로 뻔뻔스럽고 가소로운 일이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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