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수용 쓴소리칼럼】기업이 춤추게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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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용 쓴소리칼럼】기업이 춤추게 하라
  • 신수용 대기자[대표이사. 발행인]
  • 승인 2020.01.07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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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용 대기자[대표이사. 발행인]
신수용 대기자[대표이사. 발행인]

문재인 대통령은 경자(庚子年) 신년사에서 ‘희망’을 말했다. 지난해 마지막 날, 나에게 날아온 페이스북의 글도 그 어떤 다짐처럼 보였다. 그는 "어려움 속에 틔워낸 변화의 싹을 새해에 확실한 성과로 열매 맺도록 하겠다"고 했다. 성과로 보답하겠다는 뜻이다.

문 대통령은 새해 첫날 의인들과 가진 아차산의 산행에서 언급도 비슷했다. 산행에서 문 대통령은 "정부가 앞장서 노력하고 국민들이 함께 해준다면 작년보다 희망찬, 나아진 한 해가 될 것"이라고 했다. 역시 희망의 열매를 성과로 보여 주겠다는 취지다.

경제년 새해의 화두는 주로 세 가지였다. 하나는 오는 4월15일 치르는 제 21대 총선결과가 어떻게 될 것인가가 그 하나다. 또 하나는 우리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이 두 번째였다. 그리고 새해 우리 경제가 활력을 찾을 지에 대한 관심이었다.

이 세 가지 모두 중요하지 않은게 없다. 총선은 총체적으로 우리 국정과 직결되고, 한반도를 둘러싼 평화정착은 안보에 직결된다. 우리 경제 활력여부는 우리가 먹고사는 문제의 시작이니, 무엇하나 빼놓을 수 없는 현안이다.

이 모든 것은 대통령 혼자서, 또는 국회 혼자서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경제문제 역시 기업주나 몇몇 경영진이 좌지우지 할 사안이 아니다. 대통령과 국민이, 그리고 정치인과 유권자가, 기업인과 기업구성원 모두가 집중해서 험한 길을 헤쳐 나가는 길밖에 없다.

진보매체나, 보수매체나, 지상파나 종편이나 총선과 한반도 안보에 대한 전망은 제각각이었다. 분석도 보는 시각에 따라 매체별로 다양했다. 종편 패널들이나 정치인들도 생각은 다양했다. 그들의 생각이나 분석, 그리고 전망이 다 맞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우리 경제를 보는 눈은 엇비슷했다. 기업이 동력을 잃은 지 오래라는 지적도 비슷했다. 자영업자와 지방부동산 업계의 패닉현상이라는 분석도 대동소이 했다, 무엇보다 저물가와 전통수출산업인 자동차. 조선, 전자, 철강산업에다 반도체까지 수출하락에 대한 우려 역시 똑같았다.

여기에 팍팍한 민생경제도 예사롭지 못해 심각한 수준이다. 기업의 투자가 촉진되고, 질 좋은 상품이 생산되면 소비가 는다. 소비가 느니 일자리도 새로 생긴다. 그래서 기업과 자영업자들이 활력 갖게 하는 일이 급선무다.

또, 혈세로 미취업자들에게 복지수당만 줄게 아니다. 기업이 활력을 찾으면 당연히 연구개발투자부터 생산, 유통까지 일자리가 늘게 되어 있다. 이는 노동자에게 임금을 높이면 소비도 많아 질 테니, 최저임금부터 올리는 ‘소득주도성장’과는 다르다. 기업의 투자는 미래를 만드는 일이다. 기업이 투자를 통한 활력을 살려야 일자리가 생긴다는 경제원리가 원칙이다.

그러나 우리 현실은 부익부, 빈익빈의 양극화로 치닫게 된지도 오래다. 직업에 대한 차별도 엄존하는 현실이다 보니 답답하고 개탄스럽다. 경제를 이끄는 정부마저도 정책에 씨가 먹히지 않아 이 정부 들어 18번씩이나 규제책을 내놓는데도 손을 쓰지 못하고 있다.

나라의 경제정책과 방향을 놓고 허둥대니, 불빛하나 없는 동굴을 헤매는 모습니다. 알고도 못하는 것인지, 몰라서 못하는 것인 지 우려스럽다. 문대통령과 홍남기 경제 부총리 등이 ‘경제가 활력을 찾을 것’이라든지, 거래가 아예 없는 ‘지방부동산업이 안정됐다’고 외칠 일이 아니다.

지난 주,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국회에 막혀 있는 법안을 보면 벽에다 머리를 박고 싶다”며 “정치인들의 행태에 분개한다”고 했다. 오죽하면 “20대 국회 같은 국회는 다시는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역시 “정부 정책이 기업에 부담을 준 한 해”라며 쓴 소릴 했을까.

뿐만 아니다.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장도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미래 지향적인 규제개혁을 이뤄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렇게 경제 현장의 분노는 표현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그런데도 문 대통령과 경제부처는 희망만을 말하고 있다. 그래서 문 대통령과 홍부총리의 낙관론은 ‘새해 덕담일 뿐’이라는 비아냥거림이 나오는 것이다.

연전에 미국 컨설팅회사 맥킨지가 한국을 ‘서서히 뜨거워지는 냄비 속 개구리’에 비유한 적이 있다. 그 이후 우리 정부와 국민은 어떤 노력을 했는가. 한국이 너무 일찍 샴페인을 터뜨렸다는 우스갯소리를 듣고도 우리는 무엇에 대비했을까. 석학인 미국 하버드대 로버트 배로 교수는 “한국이 과거 50년동안 쌓아온 성공을, 하루 아침에 낭비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기업들은 기력을 잃고 조로 증을 넘어 노쇠화에 접어들었다. 기업이면 응당 해야 할 책임과 의무가 실종된 민주주의는 방향마저 잃고 있는 것은 아닌 지 걱정된다. GNP 3만 달러 시대에 함몰되어 나랏돈마저 흥청망청이니, 한심스럽다.

지난 1990년대 말, 우리는 IMF 구제금융에 의존해야하는 수모를 겪었다. 다시는 허영과 부정부패, 나랏빚으로 이같은 수모를 당하지 말자는 다짐도 했었다. 그게 바로 20년 전일이다. 50∼60년대, 우리보다 훨씬 잘살던 남미 아르헨티나나, 그리스를 보라. 이들 나라는 ‘헝그리 정신’을 잃고, 혈세를 마구 쏟아낸 뒤 10년도 못되어 후진국으로 추락했다. 교훈을 우리는 잘 안다.

그 나라 기업인들은 더 좋은 기업에서 제품을 만드는데 힘써야하는데 그 초심을 잃었다. 정권과 유착되어 부정부패와 호화 생활을, 사회 고위층들과 지식인들은 허영과 방탕을, 언론은 광고에 빠져 잘못 가는 나라꼴을 보고 제대로 쓰지 않았다. 그래서 지금, 그들 나라는 뒤늦게 깨닫지만 일어서지 못하는 것이다.

문 대통령이 희망을 말한 새해 첫날, 정부가 낸 지난해 경제성적표는 초라했다. 경제 성장률은 2% 도달도 힘겹다. 우리 경제의 40%에 달하는 수출은 전년 대비 10.3% 줄었다. 이는 지난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후 10년 만에 두 자릿수 후퇴 기록이다.

무역수지도 697억 달러에서 392억 달러로 쪼그라들면서 성장률 2% 유지를 어렵게 했다. 정부는 수출하락 이유를 악화된 세계 경제, 유가 하락, 반도체 부진 등으로 분석했다. 이 분석이 틀린 것은 아니다.

여기에는 지난 한 해 동안 미·중 간 무역전쟁, 영국의 브렉시트, 일본의 수출규제 등 대외 환경은 악화를 부추겼다. 때문에 반도체·IT·석유화학 제품에서 555억달러 이상 수출이 줄었다. 미·중 무역분쟁으로 107억 달러, 유가 하락으로 134억달러나 각각 수출이 줄었다.

정부는 이 성적표에도 자화자찬 일색이다. 예컨대 “3년 연속 무역 1조 달러를 달성, 흔들리지 않는 무역강국의 입지를 구축했다”고 긍정 평가했다. 수출물량 증가세를 지켜냈고, 미국 등 주력시장 점유율과 신 남방·북방 지역 수출도 확대됐다고 했다.

게다가 정부는 전기·수소 차와 바이오헬스, 2차전지 등이 주력상품으로 성장했다고 했다. 하지만 바이오헬스· 2차 전지 수출은 163억 달러에 그쳤다. 증가율도 5.7%다. 신남방 수출규모는 오히려 후퇴했다. 정부가 경제를 제대로 진단하고는 있는 것인지 이래서 묻지 않을 수 없다.

소비자물가도 상승률은 0.4%다. 이는 1965년 관련 통계 집계 후 최악이다. 설상가상, 경제 성장의 버팀목인 소비마저 부진에 빠졌다. 디플레이션의 전조증세다. 디플레이션은 저성장 저물가에 빠진 이른바 ‘D의 공포’다. 경제학자들은 손을 쓰지 않으면 디플레이션으로 빠져들거나 일본식 장기 불황에 진입할 수도 있다고 보는 것이다.

정부는 이런데도 국민이 체감할 대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이런 부진을 딛고 올해 ‘2.4% 성장’을 내걸었다. 하지만 민간의 예상치는 2.0%도 버겁다고 보고 있다. 수출회복이 여전히 불투명하고, 소비 부진에다 6분기 째 감소세인 투자도 획기적 반전이 힘들어서다.

우리는 안팎의 시련을 겪고 있다. 앞서 언급했듯 기업의 투자 감소는 미래 기대를 접는 것과도 같다. G2인 미·중 무역전쟁, 일본 수출규제 등 대외 악재에도 기업들이 활력을 갖게 해야한다. 기업하는 이들이 사기가 떨어져 외국으로 탈출하는 것이 다 그래서다. 그게 진짜 문제다.

지난해 부진을 딛고 새해에는 과감한 경제 활성화 대책이 요구되는 것이다. 기업 전반에서 활력을 되찾도록 정책 방향을 설정해야한다. 성장률 목표치 2.4%를 이루고, 민간과 공공, 민자에 걸쳐 100조원의 투자를 끌어내려면 걸맞은 투자 활성화대책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우리에게는 4월 총선과 이후 정치권 변화도 중요하다. 제자리걸음인 남북 관계역시 중요현안이다. 하지만 문 대통령과 정부가 제1의 우선순위로 놓고 해결할 일은 단연 ‘경제 살리기’다. 경제가 침체에서 벗어나 그리며 반등할 분기점은 올해인 까닭이다.

경제를 살리려면 기업이 덩실덩실 춤추며 일할 수 있는 지원과 관심이 필요하다. 통계수치를 들어 말로만 언급할 게 아니다. 기업의 기를 살려 스스로가 뛰게 해야 한다. 기업인을 죄인 취급하는 사회 분위기부터 바꿔야 한다. 그리고 규제의 장벽을 과감히 헐어야한다. 그리고 ‘문재인 정부=친노동 반기업 정부’라는 일각의 주장이 나오지 않게 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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