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최순실 농단보다 더 거대한 사유화의 위험성 그리고 ‘스포츠기본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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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최순실 농단보다 더 거대한 사유화의 위험성 그리고 ‘스포츠기본법’
  • 김헌일 청주대 교수·이학박사
  • 승인 2020.01.03 03: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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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헌일 청주대 교수·이학박사.
김헌일 청주대 교수·이학박사.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스포츠혁신위원회(이하 혁신위). 만연했던 체육계 개혁을 위해 문체부, 교육부, 여가부, 기재부, 국가인권위원회가 모여 범정부 혁신위를 지난해 2월 출범시켰다.

이후 7차에 걸친 권고안을 발표하고 추진중에 있다. 그런데 혁신위와 문체부의 이후 언론에 노출된 행보를 보면 ‘스포츠기본법’ 제정에 가장 공을 들이는 느낌이다.

혁신위는 1차 권고안과 3차 권고안에서 스포츠분야의 인권 및 성평등 관련 의제들을 분류하고 구체적으로 추진할 정책의 법적 근거로서 ‘스포츠기본법’ 제정의 필요성을 제기 한 후 4차권고안에서는 ‘스포츠기본법’ 제정을 구체적 권고안으로 제시하였다.

이를 통해 ‘모두를 위한 스포츠’ 패러다임이 법적 기반을 얻고, 차별 없는 스포츠 참여 증진에 필요한 국가 지원체계 확보, 재정투자 등 정책 추진이 수월해지고, 부처 간 협력과 거버넌스 발전 등 스포츠 정책 방향을 새롭게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이 권고안에서 위험하다고 판단되는 몇 가지가 발견된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스포츠기본법’을 체육관계법령을 총괄하는 모법 형태로 제정하고, ‘국민체육진흥법’ 등 관련 법령을 개정하여 체육관계법의 체계를 합리적으로 정비

2. (가칭) ‘스포츠 정책위원회’의 법적 설치 근거 마련

3. (가칭) ‘스포츠 정책위원회’의 역할 : 국가 스포츠 정책 및 프로그램을 전략적 관점에서 총괄, 조정, 심의

4. (가칭) ‘스포츠 정책위원회’ 지위 : 기존 정부 부처 산하 조직 아닌 ‘범정부기구’

5. (가칭) ‘스포츠 정책위원회’ 업무 : 스포츠인권, 신체활동 통한 국민건강증진, 스포츠 전문인력 양성/자격검정/배치/지원, 스포츠 진흥, 스포츠 교육, 문화교류, 환경 조성 등

6. 스포츠연구기관의 신규 설치 : 국가, 지자체의 스포츠 관련 진흥, 시설, 정보, 기록물, 산업, 프로스포츠 육성, 안전, 국제교류 등의 시책 마련

혁신위 구상은 ‘스포츠기본법’을 모법으로 정하고 ‘국민체육진흥법’ 등을 하위 체계로 개정하는 것이다.

총 6장으로 이루어진 국민체육진흥법에는 제3장에 ‘국민체육진흥기금’, 제 4장에 ‘체육진흥투표권의 발행’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조항은 ‘스포츠토토’, ‘경륜’, ‘경정’ 등에 관한 것으로 연간 수조원대 규모의 사업이다. 이와 관련하여 권고안을 정리하면, ‘스포츠기본법’을 총괄 추진할 (가칭)‘스포츠 정책위원회’는 문체부, 기재부, 교육부, 여가부 등의 지휘를 받지 않는 범정부 독립기구로 설치하며, 그동안 국민체육진흥공단, 대한체육회,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등이 해오던 대부분의 업무를 상위법의 지위에서 흡수하게 된다.

또한 문화체육관광부의 체육관련 정책을 총괄, 조정, 심의까지 하는 절대적 지위에 서게 된다. 신규 설치하는 연구기관은 (가칭)‘스포츠정책위원회’가 펴고자 하는 정책 근거자료를 만들어 떠받치는 역할을 하게 된다.

따라서 국민체육진흥기금과, 대한민국 스포츠 정책, 행정을 ‘스포츠기본법’을 근거로 범정부 신 조직인 (가칭)‘스포츠정책위원회’가 독점하게 되는 구조다.

대한민국 행정구조 체계에서 전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형태로 향후 이 기구가 어떠한 형태로 구성 될지에 대해서는 미지수다.

다만 (가칭)‘스포츠정책위원회’가 사조직화 될 경우 대단히 심각한 상황이 발생 할 수 있으며, 지난 미르, K스포츠 재단의 국정논단 사건과 유사하면서도 더 고도화된 것으로서 그 파괴력은 비교와 상상이 불가한 수준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혁신위는 과연 권고안을 만들고 발표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가능성을 고려했는지 묻고 싶다.

혁신위는 스포츠기본법 제정의 논리적 근거로 기존 국민체육진흥법에서 다루고 있는 ’체육‘의 법적 용어 의미한계와 그로인한 문제를 우선 지적 한다.

그리고 신체활동, 운동, 체육 등을 총칭하는 개념으로서 ‘스포츠’, ‘스포츠권’의 시대적 흐름을 제시하고, 이들 용어 정의를 명시한 후 이를 근거하여 새로운 ‘스포츠기본법’ 제정의 필요로 결론을 맺는다.

그러나 이들은 혁신적이며, 자의적인 용어 정의와 그 법적 적용을 시도하고 있다. 이들이 제시하는 해외 사례는 그 용어와 법적 적용에 있어 이들의 주장과 차이가 있다.

이들의 논리가 성립되려면 국내는 물론 이들의 주장처럼 국제 학계에서 ‘스포츠’ 개념의 패러다임이 우선 안정적이어야 한다. 그들의 권고안에서 조차 ‘스포츠’라는 용어가 혼재되어 사용되는 경우를 찾아볼 수 있다.

그들이 인용한 것 같이 UNESCO에서는 왜 굳이 ‘체육교육’, ‘신체활동’, ‘스포츠’ 등을 구분하여 사용할까? 혁신위의 말처럼 지금 세상이 ‘스포츠’라는 개념을 광범위하게 사용하고 있음은 반박의 여지가 없다.

그럼에도 UNCTAD 등의 여러 국제 보고서들은 ‘스포츠’라는 개념이 지니는 ‘경쟁’, ‘훈련’, ‘제도’ 라는 개념적 특성이 유발하는 한계점과 문제를 날카롭고 명확히 지적하고 있다.

이들 보고서의 개념은, 미래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부합하는 것으로서, ‘스포츠’라는 용어적 개념은 그 가치를 담기에 가치의 확장성을 제한하는 문제가 있음을 밝히고 있다.

이들은 레크리에이션과 같은 자유로운 신체활동의 가치가 더욱 휴머니즘에 적합하고, 가치의 확장성에 부합한다고 제시하고 있다.

이는 혁신위가 지속적으로 제기한 한국 체육계의 현실 ‘승리지상주의’, 지나친 ‘경쟁’으로부터 비롯된 반인권적 폐단, 그리고 그 개혁의 필요성과도 맥락을 같이 한다.

따라서 국가차원에서 ‘스포츠’라는 제한적 개념 중심으로 정책추진을 시도할 경우 비효율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스포츠’라는 개념은 ‘승리’와 ‘패배’라는 명백한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 이 양면성은 승패를 넘어 인간의 쾌락과 욕망을 넘나들기도 한다. 승리를 위한 약물복용, 승부조작, 폭력, 불법 도박 같은 부작용을 초래한다.

이 부정적인 부분조차 돈벌이 수단이 될 수 있기에 악용의 늪은 깊고도 깊다. 따라서 이들이 한국 체육계의 인권 관련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스포츠’라는 용어의 포괄적 적용과 확장을 들어 ‘스포츠 기본법’을 제시함은 미오피아적 발상이다.

혁신위는 스포츠와 신체활동 등 인간의 활동의 본질적 특성과 각 용어의 명확한 범위, 위험성을 간과하고, 그 확장적 가치를 제대로 살피지 않은 채 무리한 접근을 하고 있다.

영어와 영미 문화권에서는 정확히 일치하는 의미를 찾기 어려운 ‘체육(體育)’이라는 한자와 한국적 사용 개념은 신체활동에 관한 ‘긍정적 측면’의 일방적 사용을 전제로 한다.

국가의 정책이라는 것이 ‘옳음’을 가야한다면, ‘스포츠’의 정의적 가치보다 오히려 ‘체육’의 정의적 가치가 더욱 국가 정책으로서 적합할 것이다. 그럼에도 혁신위의 주장처럼 ‘국민체육진흥법’의 용어사용에서 비롯된 법적 함의가 시대에 뒤쳐진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법이란 사회 안정을 위해 규범에서 최소한의 것을 규정화하되, 범위와 내용은 필요한 부분을 모두 담으면서도, 그 구조는 가능한 간결하고 명료한 것으로서 현실적이며, 실용적이어야 한다. 그렇다면 국민체육진흥법에서 법적 개념 범위의 확장과 용어의 재정립 등 그 일부를 개정하는 것이 더욱 적합하지 않을까?

그러면 혁신위의 주장처럼 새로운 ‘스포츠기본법’을 모든 관련법의 ‘모법’으로 제정하고 관련법들을 모두 개정해야 하는 비효율적 소모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아무리 개혁이라지만 혼란이 예상된다면, 혁신위는 이상적인 방안을 마련할 때까지, 서두르지 말고 사회 안정을 우선하자! 사회 혼란 중에는 상대적 약자가 먼저 피해를 본다는 것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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